미얀마 쿠데타와 대대적인 문화예술계 인사 탄압을 규탄하는 한국 문화예술계 성명서
미얀마 쿠데타와 대대적인 문화예술계 인사 탄압을 규탄하는 한국 문화예술계 성명서
  • KMC뉴스
  • 승인 2021.05.1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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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문화예술계의 용기있는 저항을 지지하고 군부의 야만적 탄압을 규탄한다-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현재 문화예술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군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해 온 자국의 연극, 영화, 음악, 문학계 인사 등 120여 명에 대해 수배령을 내렸고, 특히 백 년의 역사를 지닌 미얀마 영화계는 절멸(絶滅)의 위기에 놓였다. 한국의 국가보안법과 유사한 미얀마의 형법 505조 위반 혐의를 받은 이들은 모두 신변의 위협으로 인해 칩거하고 있다.

군부는 쿠데타 첫날부터 유명 영화감독 민 틴 꼬꼬 기 (Min Htin Ko Ko Gyi)및 세 명의 작가 딴몌인아웅 (Than Myint Aung), 마웅따초 (Maung Thar Cho) 틴린우 (Htin Lin Oo)를 체포했고 민주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시인 몌인몌인진 (Myint Myint Zin)과 께이자 (K Za)를 3월 3일 살해했다. 오랜시간 군정을 비판해 온 코미디언 자가나 (Zarganar)도 지난 6일 체포됐다.

가장 타격이 심한 미얀마 영화계에는 총 100여 명에 대한 체포령이 내려졌는데 민 틴 꼬꼬 기 감독 이외에도, 미얀마의 인기 모델이자 배우 빠잉다콘(Paing Takhon), '미얀마 아카데미상'을 세 차례 수상한 여배우 풰풰 (Phway Phway)등 대략 9명이 체포된 상태다. 빠잉다콘은 쿠데타 이후 꾸준히 시민불복종운동 집회에서 직접 피케팅을 하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도 반 쿠데타 의사를 밝혀왔다는 이유로 4월 8일 체포되었다. 하이틴 배우를 거치며 TV 드라마 및 영화부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온 배우 에인드라 조진 (Eaindra Kyaw Zin)과 남편이자 배우 뻬이띠우( Pyay Ti Oo)도 4월 9일 체포되었다. 미얀마영화협회의 대표였고 미얀마 아카데미상을 4번 수상했던 인기 국민 배우및 감독 루민(Lu Min)역시 페이스북에서 시민불복종운동에 동참한 혐의로 2월 21일 체포되었다.

수배 리스트에는 TV및 영화 배우, 메이컵 아티스트 등 다양한 연예산업 종사자들이 포함된다. 뮤지션에는 힙합 가수 <제너레이션 웨이브>, 헤비메탈 커버로 유명한 가수 코니 (Connie), 팝 가수 아자니 (R Zar Ni), 펑크락커 짜빠욱 (Kyar Pauk), 가수 서포콰 (Saw Phoe Khwar) 아낫갓 (Anegga), 린린 (Lin Linn), 음악 프로듀서 우찌윈 (U Kyi Win)등이 있다. 현재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군부 탄압이 모두 대중에 공개되지않고 있기에 실제 피해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얀마 군정은 쿠데타이전에도 부당한 권력에 맞서 용감히 목소리를 낸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탄압을 지속해왔다. 군부쿠데타 이래 미얀마 시민들은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대의를 위해 생사를 걸고 저항해왔고 수많은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시민불복종운동에 함께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군부가 평화적 시위대를 향한 살상과 체포, 수감, 고문을 당장 멈추고, 국민이 지지하는 민간정부(NUG)에게 권력을 이양할 것을 요구하며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야만적이고 심각한 미얀마 문화예술계 탄압에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시대의 아픔과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손을 잡는 것이 문화예술인들의 사회적 책무다. 과거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기꺼이 함께 연대해온 해외 문화예술인의 연대를 기억하는 우리는 미얀마 문화예술인의 정당하고 용기있는 실천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바이다.

우리는 미얀마 군부, 한국정부와 기업, 국제사회에 아래 사항을 요구한다.

하나. 미얀마 군부는 시민들에 대한 무자비한 학살과 문화예술인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민간정부에게 권력을 이양하라.

하나. 한국정부는 강력한 국제 항의 행동에 나서고 한국기업들은 미얀마 쿠테타 군부 세력과의 모든 협력 관계를 중단하라.

하나. 유엔등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테타와 학살을 중지시키는 행동에 즉각 나서라.

2021년 5월 12일

총 392 단위 (단체 연명 37 단위 + 개인 355명)

<영화계 단체연명>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광주영화영상인연대. 독립영화협의회. 제비꽃 필름. 캐나다한국영화제. 5.18 3분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연극계 단체연명>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 무용인희망연대 오롯. 문예창작단 들꽃. 극단 고래. 극단 제비꽃. 극단산디. 아프리칸댄스컴퍼니 따그. 연극집단 공외

<기타 단체연명>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문화인천네트워크. 비평그룹 시각. 전북작가회의.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사)전주민예총. 수원민예총. 공공운수노조 문화예술협의회. 공주시충남교향악단. 국악문화 마루. (사)사대문예술문화원. 영남풍물연구소. 원도심예술가협동조합창. 익천문화재단 길동무. 인문학당 달리. 추계예술대. 콜렉티브 뒹굴. 풍물굿놀이 연구소. 스튜디오 다솔. (사)터울림. 재이탈리아 한인미술가협회 ARCOI

*미얀마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의 정당한 저항을 지지하는 한국 문화예술계 개인및 단체 연명 리스트 링크: https://docs.google.com/document/d/1iIO4KfTMQjhcWL-r1bVaQlaBNF1Z1E9762-cSw5WNjo/edit?usp=sharing

*한국 문화예술인의 미얀마 응원 메세지 모음: https://docs.google.com/document/d/1O90fnRwGL3bTHy33HTzblNCbLgRUPsCs8Fd8ENy8CWo/edit?usp=sharing

*성명서 링크: https://forms.gle/UiZ3YpGSt59eLjDk7

*성명서 영문버전: Korean artists condemn the Myanmar military coup and the persecution of cultural figures
: https://docs.google.com/document/d/1mQS2FJL6eeM34ecCeF5oqZ3SavtAeBA9BBqVqEhQUak/edit?usp=sharing

*기타 인용가능 참고 자료

*영화 <삼거리극장>, <러브픽션> 등을 만든 전계수 감독의 미얀마 연대 메시지: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 국민들의 아름다운 언어를 더럽히는 일을 즉각 멈추라. 삭막한 군홧발 소리와 신음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탄식과 오열로 스스로의 문화를 부끄럽게 만들지 말라. 미얀마 군부의 이와같은 만행은 후대를 이어갈 미얀마 예술인들에 의해 가차없는 치욕의 증거로 기록될 것이다"

송경동 시인 연대 메세지:

며칠 후면 올해로 41년째가 되는 5.18광주민중항쟁의 상처와 아픔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런 전근대적인 학살이 미얀마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인들에게만 총구를 겨누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인의 양심과 상식, 그리고 모든 이들의 미래에 총구를 들이대고 있다. 이런 야만을 멈추게 해야 한다. 오늘도 미얀마의 비명소리에 깨어 잠 못 들고 있는 세계의 양심있는 시민들이 가능한 모든 일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5.18 3분영화제’ 임순혜 공동집행위원장 연대 메세지:

미얀마 군부에 저항하는 시민들과 문화예술인에 대한 탄압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 이 탄압의 실체를 알리려하는 문화예술인들을 계속 색출하고 구금하고 있다고 들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의 5.18민주항쟁과 맥이 같기에 이 서명에 동참했다.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하고 계승하기위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시작한 ‘5.18 3분 영화제’에서도 미얀마 특별섹션 상영 등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몇가지 실천을 기획하고 있다.

이 연명에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연출한 김용훈 감독, <산다>의 박정범 감독, <줄탁동시>의 김경묵 감독, <아버지의 이메일>의 홍재희 감독, <고갈>의 김곡 감독, <찡찡 막막>의 박제욱 감독 등도 함께 했고, 영화계 단체로는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광주영화영상인연대, 독립영화협의회, 전주국제영화제, 캐나다한국영화제 등이 동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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