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살인 독재자를 초청한 아세안 정상회의를 규탄한다
쿠데타 살인 독재자를 초청한 아세안 정상회의를 규탄한다
  • KMC뉴스
  • 승인 2021.04.2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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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서 합법적으로 선출한 권력을 무력으로 찬탈하고 그에 저항하는 미얀마 시민들을 학살한 살인마 민 아웅 라잉(MAH)이,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24일 아세안 정상회의 참가를 기어코 강행할 태세다. 학살자가 아세안 정상회의에 미얀마를 대표하여 참석하는 것을 우리 이주민들은 결코 눈뜨고 지켜볼 수 없다.

미얀마 시민들이 언론과 인터넷의 삼엄한 봉쇄를 뚫고 전해주는 시민의 민주항쟁과, 군부의 천인공노할 범죄를 피 토하는 심정으로 세계에 알려온 우리 이주민들은, 미얀마와 이웃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연합체인 아세안이 미얀마의 진정한 친구이고 동지인지 묻고 싶다. 아세안은 군부 쿠데타에 맞서 불복종운동을 전개한 시민들이 군경의 표적 사격에 무참하게 목숨을 빼앗기고, 시신이 강탈당하고, 장기가 적출되고, 무덤이 파헤쳐지는 반인류 범죄 행위를 외면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자행한 자들을 묵인하거나 지지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단 하루라도 시민들이 살해당하지 않는 날이 없고 단 하루라도 민주인사가 투옥이나 구금당하지 않는 날이 없다. 그러나 하늘의 해만큼이나 찬란한 진실을 군부는 부정하고 있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 민주화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자가 벌써 750명이 넘었음에도 군부는 그 절반도 되지 않는 숫자로 축소하여 발표하는 데 급급하다. 민주인사에 대한 구금이나 체포도 부정하고 있다.

88혁명을 잇는 민주혁명으로 역사에 자리매김할 이번 ‘봄 혁명 항쟁’에서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에 반대하는 불복종운동을 전개하는 데만 그치지 않았다. 미얀마 시민들은 쿠데타 정권 너머의 새로운 세상을 구상해 왔으며 다민족다종족 국가로서 미얀마의 정체성을 반영하고 분열과 갈등을 치유할 국가 체제를 마련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군부 독재의 회귀에서 미얀마 민주주의의 섬약한 토대를 확인하고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 미얀마를 일구는 일에 매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국민통합정부(NUG)의 출범은 그런 고민에서 나온 산물 중 하나이다. 아세안이 미얀마를 초청하고자 한다면 쿠데타와 학살 주범이 아니라 미얀마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대안정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미얀마 시민의 목숨이야 어떻게 되든 자국에 피해만 가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거나 자국의 정치적 이해관계만 중요한 아세안은 지금이라도 학살자 초청을 취소하고 아세안 국가 시민들에게 사과하라. 미얀마 민주회복이 순조로워지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라. 그것만이 군부의 광란을 멈추게 할 수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군경에게 목숨을 잃을 위험뿐 아니라 불법적인 통치 상황이 야기한 경제적 파탄으로 생계 위협에도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이 피 말리는 상황이 지속될수록 미얀마 시민들은 길거리에서 군부의 손아귀에 의해서가 아니더라도 굶주리다 죽는 길밖에 없다.

아세안이 미얀마 시민의 절박한 생존에 계속 무심하다면 우리는 아시아 각국 시민들과 더불어 아세안 거부 운동에 나설 것이다. 회원국 국민의 생존권을 외면하는 국제 조직이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떤 존재 가치가 있는가. 아세안이 아시아 시민들에게 부정당하고 물갈이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미얀마 시민의 존엄을 지키는 데 나서라. 아세안은 미얀마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자존과 긍지를 더 이상 욕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1. 4. 22

[우리의 요구]

-아세안은 민 아웅 라잉 등 학살 주범들의 정상회의 참석 추진을 중단하라.
-아세안 정상회의는 미얀마 군부 세력 거부와 민주 정부 구성 지지를 표명하라.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정권의 인권유린을 진상조사하라.
-아세안과 긴밀히 교류하는 대한민국 정부는 인도네시아 아세안 정상회의 개최를 반대하라.
-아시아 시민들은 미얀마 시민들과 함께 아세안 개혁을 위한 행동을 조직하자.

[참여단체]

경남이주민연대, 경남이주민센터, 한국·미얀마연대, 재한미얀마유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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