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 드리는 첫 질문
예수님께 드리는 첫 질문
  • 이구영
  • 승인 2021.04.16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 날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지방에 도착하셔서 제자들에게 먹을 것을 구해오라고 하신 후 혼자 우물가에 앉아 계셨습니다. 그때 마침 한 여자가 낮 12시가 다 된 그 시간에 물을 뜨러 우물가로 왔습니다. 당시에 정상적인 가정을 가진 여자들은 아침 일찍 물을 길어서 밥을 지었습니다. 낮 12시에 물을 뜨러 오는 여자는 술집에서 밤새 일을 하는 여자들이었습니다. 가정을 이루지 못하고 돈 벌이를 위해서 이 남자 저 남자와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행실이 바르지 못하다는 비난도 많이 받았음직한 사람입니다. 우물가에서 만난 여인에게 예수님께서는 물을 달라고 정중히 부탁을 하시게 됩니다. 그러자 그 여자가 예수님을 보면서 건방지게 말을 합니다.
‘당신은 유대인으로서 어찌하여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답입니다. 유대인과 사마리아 사람들은 서로 대화를 하지 않았고, 또 남자와 여자는 길에서도 대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포기하지 않으시고 이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요 4:10] 쉬운 성경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당신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이 무엇인지, 또 '내게 마실 것을 달라'라고 말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당신이 그 사람에게 구하였을 것이고 그러면 그가 당신에게 생명의 물을 주었을 것이오."

말을 못 알아들은 여자는 예수님께 물도 주지 않으면서 계속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우리 조상 야곱이 우리에게 이 우물을 주었는데 당신은 누구시기에 우물물 보다 더 좋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준다고 하십니까? 그 때 예수님께서 여인에게 다시 한 번 대답하십니다.

[요 4:13-14] 쉬운 성경
13 예수님께서는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다시 목마를 것이오.
14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누가 되었건 간에,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계속 솟아나,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주는 우물이 될 것이오"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러자 여자는 좀 의아해한 표정을 지으면서 동시에 다른 남자들과 달리 자신에게 무엇인가 호의적으로 다가오시는 예수님에 대하여 약간 부담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한숨이라도 푹 내 쉬면서..

[요 4:15] 쉬운 성경
“사마리아 여자는 예수님께 "선생님, 저에게 그런 물을 주셔서 제가 다시는 목이 마르지 않을 뿐더러 물을 길으러 여기에 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여자가 한 발 물러서는 기색을 보이자 예수님께서는 정곡을 찌르시며 그 여자의 삶에 한 걸음 더 다가가십니다.

[요 4:16-18] 쉬운 성경
16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가서 당신 남편을 불러 이리로 데려 오시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7 그 여자는 예수님께 "저는 남편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당신이 남편이 없다고 한 말은 맞는 말이오.
18 실제로 당신은 남편이 다섯 명이나 있었고, 지금 당신과 함께 사는 남자도 당신 남편이 아니오. 당신이 방금 전에 말한 것은 틀린 말이 아니었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자가 놀라지 않았겠습니까? 처음 보는 사람인데 어떻게 자신의 과거를 모두 알고 있을까요?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을 것입니다. 여자는 꼬리를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차분한 마음으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질문을 던집니다.

[요 4:19-20] 쉬운 성경
19 그 여자는 "선생님, 제가 보기에 선생님께서는 예언자이십니다.
20 우리의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하였으나, 유대인들은 예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예루살렘에 있다고 주장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혹시 이 질문을 이해하실 수 있으십니까? 막상 이 여자를 창녀라고 몰아세운다면 우리가 이 여인에게서 배우고 닮을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또 무식하고 자기 밖에 모르고 남을 무시하는 여자라고 몰아세운 다면 우리가 이 여인에게서 배우고 닮을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요한복음 4장을 읽다가 이 질문 앞에서 저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모태신앙으로 태어나서 매년 52주 주일을 지키며 살았습니다. 기도생활도 했고, 십일조 예물도 드리고 감사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충분히 다른 사람들보다는 신앙생활 잘 하는 거 아니야? 하면서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여인의 이 질문 앞에서 초라한 저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질문으로 보아서 그녀가 평소에 신앙적 갈등, 영적인 갈증 때문에 고민하고 살았다는 분명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고개를 숙이게 되었습니다.
여인은 훌륭해 보이는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런 기회가 다시없을 수 있습니다. 여인은 내 앞에 있는 이분이 나와 다른 차원의 삶을 사시는 어떤 특별한 분임을 알게 되자 평소에 아주 많이 궁금해 하던 영적인 질문 하나를 던지게 됩니다.

예언자님! 오래 전부터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은 예루살렘에 성전을 지었고, 그 성전에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지금도 저 북쪽지방 갈릴리 사람들이나 남쪽지방 유다 사람들은 다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고 유월절을 지킵니다. 그런데 저희들 사마리아 사람들은 그곳에 갈 수가 없습니다. 그곳에 가면 그들이 싫어하고 왕따를 시키고 예배장소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예루살렘에 갈 수 없어서 그냥 이곳 그리심산에서 산당을 짓고 우리끼리의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러자 예루살렘에서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너희들의 예배를 하나님께서는 안 받으신다고 다 소용없는 짓이라고, 예배는 예루살렘에 있는 성전에서 드려야 한다고 하는데 정말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의 예배를 받지 않으실까요?

저는 이 여인의 질문 앞에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 얼마나 고민이 많았을까요? 평소에 하나님께서 받으실만한 예배를 드리고 싶은 간절함이 얼마나 컸기에 이런 질문을 처음 만나는 선생님께 드리게 되었을까요? 여러분은 만약 예수님께 딱 한 가지 질문을 드리게 된다면 무슨 질문을 하시겠습니까?
. 어느 땅을 사야 10배로 오를까요?
. 제가 언제 시집을 가게 될까요? 제 배우자는 누구인가요?
. 아파트를 언제 팔아야 할까요?
. 전업을 생각중인데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 주식이나 가상화폐는 어느 종목을? 이번 주 로또의 번호는?
. 제 병은 나을 수 있을까요? 고쳐주시고 가시면 안 될까요?

만약 여러분이 우연한 기회에 이 땅 어딘가에서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면 무슨 질문을 처음 던지시겠습니까? 그 질문은 영적인 질문일까요? 육적인 질문일까요? 저는 이 여인의 질문 앞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저는 육적인 질문을 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인은 육적인 문제의 해결도 시급할 텐데, 나아가 경제적인 문제, 관계적인 문제, 삶의 문제도 시급했을 텐데 그게 아니라 영적인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참 닮고 싶어졌습니다. 아하! 사회적 평판이나 신분이나 삶의 모양을 나보다 못할 수 있지만 영적인 수준은 나와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구나! 평소에 왕따의 삶, 힘든 삶, 외로운 삶을 살면서 그는 하나님을 찾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예배를 제대로 드리고 싶어서 고민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나를 세우고 싶었고, 사람에게는 비난을 받고 친구가 없다 하여도 하나님께만은 용서받고 싶었고 가까이 하고 싶었던 사람입니다.

나아가 그는 두 번째 질문도 역시 영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스도에 대하여 예수님께 진지하게 물었고, 답을 얻은 후 물동이를 버려두고 마을로 들어가서 예수님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삶의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은 바로 영적인 궁금증, 관심, 호기심인 듯 합니다. 여인은 삶의 문제가 아닌 영적인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참 부럽고 닮고 싶은 모습입니다.

나는 오늘 예수님을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면 무슨 질문을 첫 번째로 던질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