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선택할 수 있나?
십자가를 선택할 수 있나?
  • 이구영
  • 승인 2021.04.02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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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십자가모양의 형틀에 메달아 죽이는 십자가형은 페르시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알렉산더 대왕시대에도 사용되다가 로마로 이어졌고, 신실한 신앙인이었던 로마의 콘스탄틴 황제 때 폐지된 사형법입니다. 십자가 처형은 죄수에게 최대한의 고통을 주면서 서서히 죽게 만드는 아주 잔인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로마시대에 로마인들에게는 이 사형법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 반란을 일으킨 노예들이나 역적들, 혹은 극악무도한 죄수들이 아니면 이 사형법을 적용하지 않았을 만큼 비인간적인 사형법 이었습니다.
. 가로 세로 십자가의 전체 무게는 대략 135 키로그램 정도였습니다.
. 긴 나무는 형장에 있고, 죄수는 횡목을 어깨에 짊어지고 스스로 운송해야 했습니다.
. 횡목만 하여도 그 무게가 34-57 kg 정도였으니까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 십자가 처형 장소에 도착하면 죄수는 횡목을 내려 놓고, 군사들은 가로목과 횡목을 이어서 십자가 틀을 만들어 땅에 뉘어 놓습니다. 그리고 죄수를 십자가위에 눕힙니다. 양 팔을 십자가 횡목에 뻗게 한 다음 양 손목에 못을 박습니다.
. 철못의 길이는 대략 13-18 cm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밧줄을 이용해서 여러 사람이 끌어 올려 십자가를 땅 위에 세웁니다.
. 두 팔과 다리에 못이 박힌 상태에서 숨을 쉬게 되면 그 숨을 쉴 때마다 몸이 늘어 났다 줄어들었다 하기 때문에 극심한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게 되어 있습니다.
. 때로는 벌레들이 땅에서 피 냄새를 맡고 기어 올라와 눈이나 귀, 콧구멍으로 들어가기도하고 새들이 몰려와 살점을 뜯어 먹기도 하였습니다.
. 처형하는 군사들이 보통 칼이나 창으로 몸을 찌르게 되는데 주로 1.5-1.8m 되는 창으로 심장을 찌르게 됩니다. 그러면 출혈은 과다하여지고 혈압은 급격히 떨어져 쇼크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형수의 가족들은 처형자들에게 뇌물을 주어 빨리 죽게 하는 방법을 쓰기도 할 정도로 잔인한 사형법 이었습니다.
. 죽지 않고 숨이 오래 붙어 있으면 다리를 잘라서 빨리 죽게 했고, 실제로 예수님 옆에서 같이 십자가에 못 박혔던 두 강도는 오랫동안 십자가에서 죽지 않자 다리를 잘라서억지로 죽였습니다.

별로 입에 올리고 싶지 않은 십자가!
저주 중에 저주스러운 단어인 십자가!

예수님 당시에 십자가라는 단어는 그래서 아주 혐오스러운 단어 이었고, 그 누구도 쉽게 꺼내지 않는 저주 받은 단어이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 보면 예수님께서 십자가라는 흉악한 단어를 사용하신 적이 있으십니다. 제자들을 교육하시면서 그 단어를 사용하십니다. 마태복음에서만 찾아보면 10장과 16장입니다.
[마 10:38-39]
38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니라
39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

이 본문은 제자들에게 주시는 음성이셨습니다. 제자들에게 특별교육을 하시면서 이제 너희가 참 신앙인이 되려고 하면 방해하는 사람, 무시하는 사람, 박해하는 사람이 생길 것이고 가족에게서도 친구들에게서도 왕따를 당하기도 할 것인데 그때에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십자가를 지고 죽는 사형수들 보다는 덜한 것이니 차라리 내가 십자가를 졌다고 생각하면서 이겨야 함을 말씀하셨습니다. 제자 - 십자가 - 목숨 - 영생으로 이어집니다. 죄인들의 십자가는 남이 지워준 것이라면 제자들의 십자가는 스스로 선택한 것 이어야 함을 강조하십니다.

[마 16:24-25]
24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25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

여기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십자가를 말씀하시면서 영생을 말씀하십니다. 제자들 - 십자가 - 목숨 - 영생으로 이어집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이라는 표현은 ‘누구든지 사랑하며 살려거든’이라는 뜻으로 이해하셔도 됩니다. 누구든지 나처럼 사랑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면 십자가를! 그 희생, 헌신, 손해봄, 억울함, 힘듬 이런 것들을 기쁘게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십자가와 동시에 사용되는 단어가 바로 자기 부인이라는 단어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여기서 자기를 부인하라는 의미는 ‘나의 뜻대로 되고 싶어 하는 것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기를 바라라’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자기를 부인한다는 말은 영어 성경에서 ‘deny’로 표현합니다. ‘deny’는 ‘거절하다’라는 뜻보다는 ‘허락하지 않는다’라는 뜻이 강합니다. 외부에 의해 거절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의적으로, 내 스스로의 결단에 의해 거절하는 것이 ‘부인하다’란 뜻입니다.
신약성경에 쓰인 희랍어를 봐도 이 ‘부인하다’란 말은 ‘내 스스로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란 뜻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자기를 부인한다는 건 ‘내 스스로 나의 의지를 꺾는다, 내 욕심을 포기한다’ 라는 뜻입니다. 사랑하며 살기로 결심했기에 이제는 내 스스로 사랑 받으려고 하는 나의 의지, 내가 좀 더 편하고, 내게 좀 더 이익이 되는 삶을 스스로의 의지로 꺽어 버린다는 말입니다.

자신 있으신가요? 예수님 자신이 바로 그런 삶을 사셨습니다. 그분은 하늘에서 사셔야 하는 분인데 이 땅에 오셨습니다.
스스로의 결단으로!
그분은 모든 것을 누려야 하는 분인데 스스로 결단하시고 말구유와 십자가를 선택하셨습니다. 그분은 권능과 힘을 충분히 가지셨으면서도 불구하고 당신을 체포하러 온 군사들에게 힘을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자기를 부인하시고 스스로 잡히셔서 묵묵히 십자가를 참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사랑 때문에! 우리들을 사랑하시기에 우리를 지옥에서 천국으로 옮겨주시려고, 절망에서 소망으로, 미움에서 사랑으로 옮겨 주시려고.. 스스로 십자가를 선택하십니다. 여기에 그리스도인의 길이 있습니다. 사랑 때문에 십자가를 선택하는 것!!

사랑은 아픈 것이지만 낫고 싶지 않은 병입니다. 십자가는 때로는 억울하고 아픈 것이지만 내려놓기 싫은 축복의 통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십자가를 담당하십니다. 사랑 때문에 그 저주받은 십자가를 선택하는 사람들!

여기에 우리의 나아갈 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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