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찾으시는 주님
마지막까지 찾으시는 주님
  • 서정남
  • 승인 2021.03.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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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신대원을 졸업하고 개척을 하기 전입니다. 친구가 아는 한 어르신 소유의 연립주택이 있는데 무상으로 살수 있다고 했습니다. 가서 보니 재 개발을 앞두어 보수가 절실하지만 조금 투자하면 몇년 느끈히 살겠다고 생각되어 돈을 빌려서 제가 손수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완성된 작품을 본 친구들이 잡지사에 취재 나오라고 해야겠다고 수다를 떨던 아름다운 집은 그룹으로 성경공부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집 주인은 구순이신데 영어 일어가 능통하셨고 자아가 무척 강한 분이었습니다. 제가 식사 자리에 초청하여 복음을 전할라치면 탁 오른손을 들어 제지하시며 되려 그분의 진리 강론을 길게 들어야 했습니다.
일년 정도가 지나 제가 동작구에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지하교회서 기도하느라 자주 집을 비웠더니 주인은 딴 사람을 넣겠다고 하십니다. 그건 경우가 아니지만 을'이 갑"을 이길 방도는 없었습니다. 돈 들여 수리하고는 얼마 살지못해 쫒겨난 거나 다름 없었습니다. 그 쓰린 마음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그분의 경우없는 처사에 대해 주님께 고자질 하기도 했습니다.


몇년 후...
친구가 기도가 필요한 분이 있다고 전화를 합니다. 그런 콜링이라면 목사는 한걸음에 달려 가야지요. 가보니 바로 그 주인 할아버지 댁이었습니다. 노부부가 모두 휠체어에 앉아 계시더군요. 자녀들은 해외에 있어 적적하니 방문자를 무척 반기셨습니다.
'참ᆢ 주님의 시나리오가 늘 이러했지' 하고 속으로 웃으며 찬송을 시작하니 예상뱎으로 강팍하셨던 분이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십니다. 메들리 찬송에 성령님이 임재하셨습니다. 할머님도 편치않은 손을 들어 박수치고, 간병인은 뜨겁게 찬송하고, 즉석 부흥회가 열렸습니다. 옛날에는 자기 앞에서 성경의 씨옷 자도 못 꺼냈는데 오늘은 너무 기쁘고 일생 중 가장 행복한 날이라며 눈물은 흘리십니다. 이 땅을 떠날 시간이 가까와지니 죄의 문제와 구원이 본능적으로 감각되셨나 봅니다. 손 얹어 기도하니 아멘으로 반응하십니다. 말씀을 전하고 이어 영접기도를 하는데 불편한 언어로 또박 또박 죄인임을 고백하며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하셨습니다.

주기도문의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에서
{아버지} 하며 목이 메이십니다.
{이름이 거룩ᆢ히} 하며 또 우십니다.
마친 뒤, 예수님이 어디계시냐고 물으니 큰 손바닥으로 본인 가슴을 탕탕 치며 이 안에 있다고 하십니다. 모두가 울어 눈이 부을 정도로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하직하고 문을 나서는데 휠체어에 앉으셨던 분이 맨발로 엘리베이터까지 나와서 배웅해 주십니다. 하나님께는 이 땅에서 선했나 악했나가 중요하지 않고 당신이 예정한 영혼은 반드시 찾으심을 그날 보았습니다.
6개월이 지났습니다.
낯선 전화가 걸려옵니다. 계속 울려서 받았더니 발신자는 자신은 최할아버지의 아들이라고 소개하며 부친이 어제 세상을 뜨셨다고 합니다. 내일이 발인인데 하관예배를 제게 부탁하였습니다.
마음으로 원망도 하였던 분인데 그분이 가시는 마지막 길을 주님은 그렇게 제게 맡기셨습니다.
다음날 일산의 한 하늘공원에는 말쑥한 유족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저는 설교 도중에 고인이 인생의 가장 끝자락에서 주님을 뜨겁게 영접한 사실을 전하자 유족들은 모두 놀라와 입을 다물질 못합니다. 그분이 주님을 받아 들이신게 대단한 사건인 것은 분명했습니다. 주님이 예정하신 영혼인데 그 길을 누가 막으리요?
주님께서는
제게 노인들을 자주 붙여 주십니다. 가장 끝에라도 천국행 열차로 환승할 수 있는 신비와 그 한 영혼위해 십자가로 다가 가시는 사순절의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며 저도 태신자인 한 할머님을 뵈러 갈 준비를 서두르게 됩니다.

"내가 저희를 위하여 비옵나니 내가 비옵는 것은 세상을 위함이 아니요 내게 주신 자들을 위함이니이다 저희는 아버지의 것이로소이다(요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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