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정만리(鵬程萬里)와 같은 사람
붕정만리(鵬程萬里)와 같은 사람
  • 송근종
  • 승인 2021.03.13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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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3/13.토) 광림교회에서 있은 ‘제16대 남선교회 서울남연회연합회 총회’에서 필자가 시무하는 교회의 김영관 장로가 신임회장으로 추대 되었습니다.
그동안 세 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다가 두 명의 후보가 개인 신상의 변을 이유로 후보 사퇴하고 단독 후보가 되어서 신임회장으로 추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총회가 있기 전까지 일부 사람들은 자신들의 계파가 아니고 지지하는 후보가 아니라고 해서 지속적으로 회장 추대를 반대해 왔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 나름대로 개인 사정이 있었겠지만, 올바른 과정을 통해서 단독 후보가 되고, 총회를 개최하여 신임회장으로 추대하였으면, 그것을 존중하고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것이 마땅한 신앙인의 모습이요 평신도 지도자가 가져야 할 자세일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은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여 준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필자가 그동안 지켜 본 신임회장은 오랫동안 연합회 활동을 하여도 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겸손하며, 교회에서도 충성 봉사하는 일군입니다. 무엇보다도 잠시 의견이 달라서 다른 입장에 있어도 하나님 나라 건설을 위해서 하나 되기를 힘쓰는 지도자입니다. 그래서 금번 연합회 표어도 ‘하나되어 함께 나아가는 남선교회’로 정한 것입니다.
모쪼록 모든 남선교회 지도자들이 결과에 승복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 더욱 성숙되고 발전하는 연합회를 만들어 가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장로님의 헌신과 수고로 연합회 회원들이 더욱 하나되고, 한마음으로 협력하여 더 큰 하나님 나라의 일을 감당하실 수 있기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2. 안타깝게도 이와 비근한 일들이 우리 주변에 많은 것 같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아예 대화의 문을 열지 않고, 여러 이유를 대며 결과에 승복하지 않습니다. 특히 선거 패배 후 여전히 상대편 후보와 지지자들에 대한 원망의 마음을 갖고 일을 그르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리 크지 않은 공적을 앞세워 무리하게 중요한 지위나 자리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적재적소의 인재라 하면 한번쯤 고려해 볼 문제이겠지만, 인정을 앞세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일들이 한 개인의 일에만 국한되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것을 자신이 속한 공동체로 확대 적용하면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하여 공동체를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상한 마음으로 인해 일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반대를 하거나 엉뚱한 도발을 하는 것입니다. 이성과 합리성에 기초하기보다는 상한 감정을 앞세워 그릇된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내 맘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매사를 그렇게 대하다 보니 결국에는 자신도 초라해지고 공동체의 하나됨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3. 장자의 ‘소요유’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 ‘붕정만리’가 있습니다. 간단히 소개하면 ‘북쪽 바다에 사는 엄청 큰 <곤>이라는 물고기가 <붕>이라는 큰 새가 되어 구만리의 먼 남쪽 바다를 향해 날아간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남쪽 바다는 이데아 또는 큰 뜻을 말합니다. 그래서 붕정만리가 상징하는 바는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지 말고 큰 뜻을 향해 마음열고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마치 향유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장례를 준비한 마리아의 큰 뜻을 알지 못한 가롯 유다가 눈앞의 욕심과 이익에만 눈이 멀어 그를 꾸짖는 사람과 같은 이가 되지 말라는 것입니다(마태복음26:6~13).

4. 벌써 봄이 왔습니다. 우리 삶과 공동체에도 봄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이제 우물을 박차고 나와서 너른 세상에서 하나님의 크신 뜻을 바라보면서 함께 어우러져 봄나들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합니다. 큰 뜻을 품고 함께 힘을 모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붕정만리와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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