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6, 9, 12, 15, 18
3, 6, 9, 12, 15, 18
  • 신상균
  • 승인 2021.03.11 0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3년 3월 11일, 제가 백운교회에 부임한 날입니다.
새로운 임지에 도착, 낯선 성도님들과의 만남. 그리고 목회 시작.
어느덧 18년이 지난 오늘,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 봅니다. 정신 없이 목회에 전념하던 3년, 서서히 교회의 본질을 알면서 주춤하던 6년, 새로운 도전을 위하여 공부에 매달리던 9년, 목회에 지쳐서 힘이 들던 12년, 하나님께서 주신 돌파구로 감리사가 되어 좀 더 넓은 시각을 갖게 된 15년, 이제는 여기가 참 좋다라고 느끼던 18년, 그리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19년.|

지금 생각해 보면 다 감사한 날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지금 내가 여기에 행복하게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 내가 여기에 고민과 아픔으로 있다면 지나온 세월도 속상할 뿐이겠지요. 그러나 지금 내가 여기에 행복하기에 그동안의 세월이 감사할 뿐입니다. 어떻게 지금 내가 여기에 행복하게 있을 수 있었을까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리고 변함없이 교회를 지키는 성도님들 때문이었습니다.
열정 하나로 철없이 행동할 때도, 나의 목회 역량이 약해졌을 때에도, 공부한다고 교회를 비웠을 때에도, 지치고 힘들어 하던 때에도, 감리사 한다고 돌아다니던 시절에도 교회를 떠나지 않고 지켜준 성도님들 때문이었습니다.

목사가 잘하던 못하던 교회를 지키는 성도님들!
설교가 은혜스럽던 꾸지람이든 설교를 듣는 성도님들!
목사가 있건 없건 제단에서 기도하는 성도님들!
이거했다 저것했다 할 때에도 순종하며 실천하는 성도님들!
18년 목회하는 동안 열심히 했던 성도님도 있습니다.
18년 목회하는 동안 힘들게 했던 성도님도 있습니다.
18년 목회하는 동안 떠났던 성도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18년동안 함께 했던 성도님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행복한 날이 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함께 있다는 것이 소중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지방 목사님들 4분에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먹자고 했습니다. 뜬금없는 전화에 이유를 묻는 목사님들에게 ‘그냥’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밥을 먹으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지난 18년동안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어제 저녁 아내와 함께 떡을 맞추었습니다. 오늘 새벽에 성도님들에게 나누어 드릴 떡이었습니다. 그리고 성도님들에게 말합니다.
“지금까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새벽, 하나님께 감사 예물을 드립니다.
“지금까지 임마누엘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3년이 좋았던 목사님, 6년이 좋았던 목사님, 9년이 좋았던 목사님, 그 목사님들은 늘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평생 목회할 거예요.”
어떤 분은 3년만에, 어떤 분은 6년만에, 어떤 분은 9년만에 교회를 떠났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평생 목회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좋을 때는 웃고, 힘들 때는 속상해하고, 나도 언젠가는 떠나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성도님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좋을 때도 함께, 힘들 때도 함께, 나는 평생 이곳을 지켜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평생 한 교회만 다녔기에 교회는 한 교회만 다니는 줄 알아요.”
바람 부는 언덕의 망부석처럼 어떤 상황속에서도 교회를 지키는 성도님들!

오늘 하나님께서 제사장들에게 주신 말씀을 읽어봅니다.
“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할지니라 하라 그들은 이같이 내 이름으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축복할지니 내가 그들에게 복을 주리라 (민수기 6장 24~27절)

오늘도 함께 하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는 날 되시기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