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보다 중요한 것
여행보다 중요한 것
  • 신상균
  • 승인 2021.02.25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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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 성도님들에게 물었습니다.
가장 즐거운 일이 무엇입니까? 그러자 성도님들중 많은 분들이 대답합니다.
“여행이요.”
여행, 그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말입니다. 대한민국 사람만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모이면 여행 이야기를 하고, 페북이나 블로거에는 여행사진을 올려 놓습니다. 목회자의 계획에도, 평신도의 계획에도 여행은 언제나 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멈추어졌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행을 갑니다. 캠핑카를 구입해서 들로 산으로 여행을 갑니다. 해외 여행 못가는 대신 우리나라의 명소를 찾아갑니다. 여행을 좋아하던 우리 권사님. 은퇴후에 삶을 시골에서 살면서 여행을 낙으로 삼던 권사님.
오늘 그 집에 멋진 캠핑카가 들어왔습니다. 남편의 선배가 타고 온 차였습니다. 그리고 권사님부부에게 말합니다.
‘날씨도 좋아졌으니 이 차 타고 제주도 여행갑시다. 배편에 싣고 가면 70만원이면 갈 수 있습니다. 한 2주일 돌아다니면서 제주에서 살아봅시다.’
이제 교회 갓 다니기 시작한 남편의 얼굴이 환해집니다. 금년에 신천권사가 된 아내도 귀가 솔깃해 집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답답했는데 멋진 캠핑카 타고 제주도의 바닷가에서 차박할 생각하니 너무 좋았습니다. 파도치는 바다에 그동안의 답답함을 다 날려버리고 싶었습니다. 노을지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진한 커피향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남편의 섹소폰 연주를 들으며 밤바다에 떠 있는 별빛의 노래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권사님 대답합니다.
‘노 땡큐!’
권사님은 그 말을 하고 깜짝 놀랍니다. 왜냐하면 전혀 생각지 못했던 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여행을 좋아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했을까요? 이유는 단 한가지...

사순절!!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이 시작되는 사순절 기간이라서 고난과 묵상을 하며 죄를 고백하며 회개하여 주님을 닮아가야 하는데 어떻게 놀러갑니까!”
차마 그 말은 하지 못했습니다. 말한들 이해하겠습니까? 그러나 권사님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행의 유혹을 가뿐히 물릴 수 있는 믿음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특별새벽기도를 하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결단하여 사순절 새벽기도를 하면서 주님을 닮아가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 졌습니다. 꽃피는 봄에 하루라도 쉬었으면 하던 내 마음이 미안해졌습니다.

성도님들은 스스로 좋아하던 여행도, 놀이도 멈추고, 날마다 특별한 마음으로 새벽기도를 하고, 성경을 읽고, 성경을 쓰고, 사순절 새벽 헌금을 합니다. 그 이유는 성도님들은 여행보다, 놀이보다, 사순절의 주님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찬송이 생각납니다.
“주 예수 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이 세상 부귀와 바꿀 수 없네 ~ 세상 즐거움 다 버리고 세상 자랑 다 버렸네, 주 예수 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오늘도 천등산 박달재에 있는 시골교회에는 ‘세상 즐거움 다 버리고’ 사순절을 지키는 성도님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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