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자 야곱!
예배자 야곱!
  • 이구영
  • 승인 2021.02.1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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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자 야곱!

창세기 46장에는 야곱과 관계된 이야기 하나가 있습니다.
[창 46:1-4]
1 이스라엘이 모든 소유를 이끌고 떠나 브엘세바에 이르러 그의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께 희생제사를 드리니
2 그 밤에 하나님이 이상 중에 이스라엘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야곱아 야곱아 하시는지라 야곱이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매
3 하나님이 이르시되 나는 하나님이라 네 아버지의 하나님이니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거기서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4 내가 너와 함께 애굽으로 내려가겠고 반드시 너를 인도하여 다시 올라올 것이며 요셉이 그의 손으로 네 눈을 감기리라 하셨더라

성경은 야곱이 아들 요셉을 만나러 이제 애굽으로 막 출발하려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땅은 가나안입니다. 할아버지 아브라함, 아버지 이삭이 살았고, 얼마 전까지는 형 에서가 살던 땅입니다. 이곳을 떠나 살 것이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는 야곱입니다.
형의 보복을 피해서 도망해서 저 북쪽 하란 땅에 살 때도 이곳 가나안을 늘 그리워했던 야곱입니다. 형과 마주치기 싫어서 세겜성 근처에서 살 때도 이곳 가나안을 늘 그리워하며 살았습니다. 죽었다고는 하지만 혹시 살아 있다면 다시 찾아올 것 같은 아들 요셉이 알고 있는 유일한 집이 바로 이 가나안입니다.
야곱은 이곳에 정착한 이후로 이곳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살아 이제 130의 나이에 이곳을 떠나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죽은 줄 알았던 아들 요셉이 애굽에 살아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요셉이 그곳에서 국무총리가 되었고, 아버지를 모시겠다고 수레를 보냈습니다. 야곱 할아버지는 아주 감격스럽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하고 어쨌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다급한 마음에 11명의 아들들은 짐을 싸기 바쁩니다. 먹을 것도 없고 흉년이 들어서 다 무너져가는 논과 밭, 목축에 사용하던 초지들을 바라보면 정이 떨어집니다. 가물어도 너무 가물어서 양도 사람도 소도 낙타도 다 죽게 되었습니다. 이제 살 곳이라고는 애굽에 쌓여 있는 양식을 사 먹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그곳의 책임자가 요셉이라 그들은 그곳에만 가면 얼마든지 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서두르고 있습니다. 또 서두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굶느니 그곳에서 살아야 합니다. 당연히 야곱도 출발을 서둘러야 했습니다. 죽은 줄 알았던 아들 요셉도 만나야 됩니다. 배고픔도 면해야 됩니다.

그런데 하루라도 빨리 서둘러야 할 그 시간에 야곱은 왠지 가만히 사라졌습니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그는 바로 자기만의 예배 처소에 들어갔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아무리 좋아도, 아무리 사람들이 다 좋다고 해도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싶었습니다. 여기에 천국백성의 길이 있습니다. 조용히 하나님 앞에 나를 세워봅니다. 이곳을 떠나 애굽으로 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궁금했습니다.
과거 애굽으로 갔던 아브라함 할아버지나 아버지 이삭의 삶이 좋지 않았음을 알고 있습니다. 애굽이 비록 물질적으로는 풍부하지만 신앙적으로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기 딱 좋은 땅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나이 든 야곱에게는 경제적인 문제 보다는 믿음이 더 중요했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 중요했습니다. 아브라함과 이삭이 물려준 이 땅을 두고 우상 숭배하는 사람이 많이 사는 그 곳 애굽을 향하여 떠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만약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면 야곱은 떠나지 않을 요량으로 그렇게 하나님 앞에 자신을 내어 놓고 엎드려 있습니다.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들었던 말씀을 묵상해봅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지도 기도해봅니다. 작은 소리로 흥얼거리며 하나님께 찬양을 올립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서두르는 아들들의 원망소리도 들려옵니다. 손자 손녀들이 뛰는 소리, 며느리들이 짐을 싸는 소리도 들립니다.
그런데도 야곱은 쉽게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습니다. 이곳을 떠나도 될까? 하나님께 자신을 내어 놓는 그 고요한 시간, 그 침묵의 시간, 그 예배의 시간, 나를 쳐서 하나님께 복종시키는 그 예배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이 마음속으로부터 울려 퍼집니다.
- 야곱아! 야곱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립니다.
- 야곱은 대답합니다. 예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 하나님의 음성이 이어집니다. 그게 창세기 46장 3절로 4절입니다.
[창 46:3-4]
3 하나님이 이르시되 나는 하나님이라 네 아버지의 하나님이니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거기서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4 내가 너와 함께 애굽으로 내려가겠고 반드시 너를 인도하여 다시 올라올 것이며 요셉이 그의 손으로 네 눈을 감기리라 하셨더라

응답의 확신이 생기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믿음이 예배를 통하여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는 일어서 출발합니다. 참 멋있는 야곱입니다. 그 긴박한 순간에 그는 예배를 생각합니다. 그 흥분되는 순간에 그는 이 모든 일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생각합니다. 여기에 믿음의 사람 야곱의 삶이, 우리가 닮아야 하는 천국백성 야곱의 삶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야곱은 위기의 순간마다 하나님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긴 예배의 사람이었습니다.
① 형이 던지는 복수의 칼을 피해 도망하던 때 그는 캄캄한 밤 어딘지 모를 광야의 낮선 잠자리에서 하나님께 삶 전체를 맡기는 예배를 드리던 사람이었습니다.
② 야곱의 두 번째 예배는 가나안으로 도망하던 밧단아람에서 이어집니다. 외삼촌 라반과 사촌들을 피해서 도망할 때 그는 그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③ 야곱의 세 번째 예배는 형 에서에게 죽을 것 같은 불안함속에 드려지던 얍복강의 예배입니다.
④ 창 35장 세겜성에서 나올 때 벧엘로 가자! 이야기 하며 자녀들과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이방신상을 버리고 정결케 하고 옷을 갈아입자!! 고 강조합니다.
야곱의 예배에는 결단이 있었습니다.
⑤ 그렇게 중요한 순간마다 하나님 앞에 나아와 하나님 앞에 나를 세우던 그 야곱은 마지막 운명 전에도 하나님 앞에 자신을 세웁니다.
그리고는 그분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창 47:31] 야곱이 또 이르되 내게 맹세하라 하매 그가 맹세하니 이스라엘이 침상 머리에서 하나님께 경배하니라

야곱은 우리가 아는 대로 참 얌체같이 산 사람입니다. 야곱에 대하여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부정적인 평가도 많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그의 삶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큰 승리의 비결이 있습니다. 예배자로서의 야곱입니다.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묻고, 회개하고, 감사하고, 결단하며 살았던 야곱입니다. 천국 백성이기에 예배자로서의 삶을 살았던 야곱을 닮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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