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갑의 후손들
레갑의 후손들
  • 이구영
  • 승인 2021.02.1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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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갑이 누구였는지, 무슨 관직에 있었는지, 어느 지역에 살았는지를 알 수는 없습니다. 단지 우리가 아는 것은 레갑의 후손들이 아버지의 말씀에 절대 순종하며 살았다는 사실입니다.
① 레갑 족속은 겐 족속의 한 부류입니다(대상 2:55).
② 모세의 장인이었던 르우엘이 겐 족속이었고, 그의 아들 호밥은 모세를 도와 가나안으로의 여정에 길잡이 노릇을 해 준 사람이기도 합니다(민 10장).
③ 이들은 가나안 정착 후에도 이스라엘 민족들과 함께 살았고(삿 1:16),
④ 사사시대에도 악한 사람 시스라를 죽인 사람이 겐 족속이었습니다(삿 4장).
⑤ 다윗 시대에는 다윗이 도망자 시절에 도움을 준 사람들 이었습니다(삼상 30장).
⑥ 남북왕조시대에 제일 유명한 레갑 족속은 장군 예후를 도와 아합 왕을 몰아낸 여호나답입니다.(왕하 10장).
⑦ 느혜미야의 성벽재건에도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느 3:14).
⑧ 이들에게는 독특한 생활 원칙이 있었습니다.

1) 포도주를 마시지 않았습니다. 당시 포도주는 그냥 음료이었습니다. 누구나 마셨습니다. 그런데 레갑의 후손들만은 포도주를 마시지 않았습니다. 왜요? 레갑이 그리고 여호나답이 당부했답니다. 우리 가문은 대대로 포도주를 마시지 말라고! 남들 다 먹는데 혼자 안 먹는게 쉽지 않았을텐데 그들은 그렇게 살았습니다.
2) 집을 짓고 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집이 없이 어떻게 삽니까? 그런데 이들은 집을 짓지 않았답니다. 집을 짓고 살면 자꾸 이 땅에 안주하고 싶어져서 하늘 소망이 줄어들게 되니까... 또 집을 짓고 살게 되면 정착해서 편하게 살고 싶어지니까 집 짓지 말고 나그네임을 잊지 말고 살아가라고... 그래서 그들은 집을 짓지 않고 장막을 세워서 텐트속에서 살았습니다.
3) 파종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경작활동이나 음주 혹은 가나안과 관련된 풍속들에 참여하기를 거부했습니다. 유목 생활양식을 종교적 의무로 믿었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유대 대부분의 지역에서 목축에 종사했습니다.

⑨ 예레미야 선지자와 레갑의 후손들과 관계된 이야기도 유명합니다.
선지자는 하나님의 명에 따라 레갑의 후손들을 성전 부속실로 초대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임에도 불구하고 불순종하는 이스라엘 사람들과 달리 조상들의 말씀을 절대 순종하는 그들을 시험하고 합격하면 복을 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선지자는 아주 조용한 곳에,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은밀한 장소에 레갑의 자손들을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예레미야 목사님이 탁자에 술잔과 안주거리를 내 놓았습니다. 예레미야 목사님이 술을 잔에 따라서 한잔을 먹고 레갑의 후손들에게도 권했습니다. 한 잔 하면서 이야기 하자고. 부탁드릴 것이 있다고... 그런데 당연히 누구나 먹는 그 포도주를 레갑의 후손들 중에 아무도 먹지 않았습니다. 깜짝 놀란 예레미야가 다시 권면합니다. ‘한잔들 하시라고. 아무도 보는 사람도 없는데 어떠냐고...’ 그때 레갑의 후손들 중 한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렘 35:6-10]
6 그들이 이르되 우리는 포도주를 마시지 아니하겠노라 레갑의 아들 우리 선조 요나답이 우리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너희와 너희 자손은 영원히 포도주를 마시지 말며
7 너희가 집도 짓지 말며 파종도 하지 말며 포도원을 소유하지도 말고 너희는 평생 동안 장막에 살아라 그리하면 너희가 머물러 사는 땅에서 너희 생명이 길리라 하였으므로
8 우리가 레갑의 아들 우리 선조 요나답이 우리에게 명령한 모든 말을 순종하여 우리와 우리 아내와 자녀가 평생 동안 포도주를 마시지 아니하며
9 살 집도 짓지 아니하며 포도원이나 밭이나 종자도 가지지 아니하고
10 장막에 살면서 우리 선조 요나답이 우리에게 명령한 대로 다 지켜 행하였노라

참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집 짓는 다고 누가 욕하는 것도 아닌데, 술 먹는다고 누가 감옥에 가두는 것도 아닌데... 아무런 강제성이 없는데도 그들은 조상의 말씀에 따라 자신을 지켜내고 있었습니다. 조상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들의 조상들을 통하여 자신들에게 주신 음성으로 알고 철저히 순종하려고 했습니다. 상과 벌의 문제가 아니라 내 정신적 가치의 문제이었습니다. 남들하고 비교할 것도 없습니다. 남이야 어찌 살던지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 운명임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았습니다. 비교하면서 불행한 사람들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행복을 그 주어진 삶 속에서 누릴 줄 알았습니다.

참 닮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내 길이 아니면 가지 않습니다. 내게 주어진 배역이 비록 가난하고 힘들다 하여도 마다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주신 것으로 알아 감사하게 감당하며 행복을 누리던 사람들입니다. 먹어도 됩니다. 먹어도 되고, 투자해도 되고, 놀아도 됩니다. 그게 크게 죄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뜻이 아니기에, 하나님의 뜻이 아니기에 냉정하게 거절할 수 있는 여기에 레갑 후손의 삶이 있습니다. 다른 윤리기준, 다른 정신적 가치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 이럴까 저럴까 고민이 될 때 더러 생각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고전 10:23-24]
23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
24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
[고전 10:23] 쉬운성경
23 "모든 것이 허용되었다"고 여러분은 말하지만, 모든 것이 다 유익한 것은 아닙니다. 또 "모든 것이 허용되었다"고들 그러지만 모든 것이 다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닙니다.

이처럼 레갑 자손들이 그 은밀한 장소에서의 포도주를 거절하는 그때, 하나님의 음성이 다시 예레미야에게 들렸습니다.
[렘 35:18-19]
18 예레미야가 레갑 사람의 가문에게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너희가 너희 선조 요나답의 명령을 순종하여 그의 모든 규율을 지키며 그가 너희에게 명령한 것을 행하였도다
19 그러므로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레갑의 아들 요나답에게서 내 앞에 설 사람이 영원히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큰 축복의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후손들 덕분에 오늘도 레갑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칭찬으로 오르내립니다. 기준이 분명하고, 신앙적인 가치를, 정신적인 가치를 존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닮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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