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사를 따를 것인가 하나님을 따를 것인가?
가이사를 따를 것인가 하나님을 따를 것인가?
  • 송근종
  • 승인 2021.01.17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오늘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신앙의 혼란과 더불어 정체성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면 예배를 고수하느냐 아니면 영상 예배로 대체하느냐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정부의 지침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영적 지도자의 지침을 따를 것이냐는 문제 속에서 성도들은 신앙인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어제 저녁(2021.01.15.) 부산의 한 교회가 구청이 내린 폐쇄 명령에 불복하여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서 기각되었기 때문입니다. 기각의 이유는 “예배의 방식을 제한하는 것이 종교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결정에도 불구하고 교회측은 계속해서 대면 예배를 고수하겠다는 것이고, 담임 목사는 예배당을 폐쇄시키면 교회 잔디밭이나 야외에서라도 하나님께 예배드리겠다고 말합니다.

2. 필자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처음부터 그 교회가 그렇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세상에서의 백성과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는 두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어느 세상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줄다리기 속에서 균형을 잡으며, 궁극적으로는 이 세상에서부터 온전하게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무조건 세상에 반대만 하지 말고,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마가복음12:17)고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3. 필자도 온라인 영상 예배보다는 대면 예배가 좋습니다.

성도들과 함께 예배당에 모여서 마음껏 찬양 부르며 하나님을 예배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사모합니다. 그런데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세상의 법이 예배당에 모이는 것을 금지하면 그것을 따르는 것이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백성으로서의 도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이 세상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세상의 법이 실내에서 모이는 것을 금지하면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거나 아니면 야외에 모여서라도 예배하는 방법을 택하면 되는 것입니다. 장소와 방법이 조금 변하더라도 하나님을 예배하는 본질은 변함이 없으니까 말입니다.

4. 그런데 그것을 굳이 세상 법정으로까지 가지고 가서 판단을 받고, 그 판단에 따라서 행동하겠다고 하는 것은 영적 지도자로서의 지도력과 결정권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만일 정부가 어떠한 형태의 예배든 모든 것을 금지한다고 한다면 이에 대한 필자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그것은 감옥에 가더라도 예배를 드릴 것입니다. 그것이 설령 정부의 지침과 법을 어기는 일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을 예배하는 신앙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형국은 예배의 형태를 조금 달리할뿐이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영적 지도자가 지혜롭게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영적 지도자는 성도들이 처한 악한 현실과 위기 속에서 신앙을 잃지 않도록 위로하며 이끌어 가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입니다.

5. 또한 영적 지도자와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교회법보다는 세상법을 너무 의존하는 것은 불신앙적인 행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말씀의 원리에 입각하지 않거나 또는 영적지도자와 교회법의 판단과 결정에 불복하고 세상의 지도자와 세상법의 판단에 따라서 행동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요즘 같은 분위기는 아예 교회법의 치리는 불신하고 사회법의 치리만 받겠다는 분위기도 일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 감리교회가 그렇습니다.

아마도 그동안 어떤 문제에 대해서 정치적인 판단을 하거나 혹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가금씩 오판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회와 신앙의 일을 자꾸만 세상 법정으로 가지고 가다보면 결국에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기보다는 여전히 세상의 백성으로 남아 있게 되는 것입니다.

6. 따라서 교회법을 가지고 치리하는 영적 지도자들은 사심을 버리고 최선을 다해서 맡은 직임을 잘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설령 교회법의 치리에 있어서 완벽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신앙공동체 구성원이 그것을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세상이 교회를 지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법보다는 사랑과 긍휼로 사람을 치리하는 것이 세상을 이기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 영적 지도자라면 지도자답게 그리고 신앙인이라면 신앙인답게 말씀으로 승부를 거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