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회에 가는 이유!
내가 교회에 가는 이유!
  • 신상균
  • 승인 2021.01.14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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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내가 다니던 교회는 나의 놀이터였습니다. 그 당시 교회는 마루바닥이었습니다. 신발을 벗고 마루바닥에서 미끄럼을 타면 그보다 재미있는 놀이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풍금도 있어서 손이 가는대로 마음껏 연주를 할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생이 되어 내가 다니던 교회는 친구들과의 놀이터였습니다. 교회 마당에 모여서 놀면 아무도 방해하지 않고 마음껏 놀 수 있었습니다. 술래잡기와 다방구 뿐만 아니라 각종 놀이를 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었습니다. 학생시절 내가 다니던 교회는 친구들과의 만남의 장소였습니다.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던 시절 우리는 교회의 작은방에서 함께 모였습니다. 석유난로에 성냥으로 불을 붙이고, 둘러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하거나 을싸을싸 게임을 할 수 있는 우리들만의 장소였습니다. 가끔 사찰집사님의 눈을 피해야 했지만 가장 모이기 쉽고 가장 자유스러운 공간이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서 교회는 사역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성경공부를 하며 열띤 토론을 하기도 하고, 부르짖어 함께 기도하기도 하고, 교회학교 교사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밤을 새며 준비하던 장소였습니다.

그리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목사가 된 후 교회는 내가 돌보야 할 장소가 되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언 곳은 없는지 살펴보아야 했고, 한 밤이 되면 혹시 불을 켜 놓은 곳은 없는지 둘러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곳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어머니도 툭하면 교회에 가셨습니다. 아침에 우리들을 학교에 보내고 난 후 가시기도 하고, 저녁에 우리들을 뉘어놓고 가시기도 하셨습니다. 어떤 때는 교회 갔다가 새벽에 오신 적도 있었습니다. 교회 가는 날이 아닌데도 가셨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놀러가는 것도 아닌데, 친구 만나러 가는 것도 아닌데, 사역하러 가는 것도 아닌데, 사모님도 아닌데 교회에 가셨습니다.

어느날 저녁 우리교회 권사님께서 차를 타고 오셨습니다. 웬일로 오셨느냐고 물었더니 저녁에 집에 가는데, 자기도 모르게 교회로 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교회가는게 제일 좋아요.”

오늘도 우리교회 권사님이 교회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교회에 들어가셨습니다. 혼자서 무엇을 하는지 한참 있다가 가셨습니다.

지금도 교회에 오는 분이 있습니다. 주일이 아닌데도 오는 분이 있습니다. 집합금지 명령이라고 하니 더 자주 오는 분도 있습니다. 아무도 못 만나는데, 할 일도 없는데 교회 오는 분이 있습니다.

교회는 주일에만 가는 곳이 아닌데, 교회는 예배만 드리러 가는 곳이 아닌데, 교회는 사역만 하러 가는 곳이 아닌데...

교회는 그런 곳입니다. 어린시절 놀이터였고, 학생시절 만남의 장소였고, 대학교 때는 사역의 장소였던 것처럼 교회는 믿는 사람들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언제나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교회에 못 가셨나요? 그런데 교회에 가도 됩니다. 사역이 없어도, 예배가 없어도, 주일이 아니어도, 교회는 가도 됩니다.

오랫동안 교회를 가지 못했다면 한번 교회에 가 보시지요. 그리고 혼자서 문을 열고 들어가 보시지요. 그리고 그곳에서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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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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