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정부의 영향을 초월한 연대의식의 리더십
교회와 정부의 영향을 초월한 연대의식의 리더십
  • 민돈원
  • 승인 2020.12.15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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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현 정부만이 아니라 그가 처한 어느 시대, 어떤 정부를 막론하고 복음에 저촉하고 불법을 자행할 경우 단호하게 예언적인 메시지를 선포함으로써 꾸짖어야 할 책임이 있다. 또한 복음에 저촉하지 않는 한 국가발전에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선한 일에 협력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교회가 친정부라든가 반정부라는 차원과는 그 뜻을 달리한다.

예전보다 더 심각하리만치 지금처럼 좌우로 치우칠 때 교회가 할 일은 중심과 균형감각을 잡아주어야 한다. 동시에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만이 진정으로 교회의 사명에 충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중심과 균형추를 잡기보다니는 한쪽으로 심하게 쏠려 있다는데 나타난 현상보다도 더 심각해진 상태이다. 예컨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토록 격렬하게 전면에 나서서 신랄하게 반정부 투쟁을 했던 자들이 지금에 와서는 정부의 어떤 정책에도 마치 홍보대사로 여겨질 만큼 예스맨이 되어 있다.

그뿐 아니라 그들은 도리어 현 정부를 비판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기레기 언론이니, 꼰대니, 보수꼴통이니, 처분해야 할 대상이라는 등의 극단적 용어를 서슴치 않으며 국민과 국민을 철저히 균열시키는 책동을 일삼고 있다. 결국 그들이 지지하는 세력들의 입에서 나온 국민통합의 실체가 얼마나 가증스러운가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 국민을 얼마나 분열시키고 있는가에 대한 몇 가지 단적인 증거를 제시해 본다.

첫째, 교회와 국민 사이의 단절과 불신이다. 충주에 있는 모 경로당 입구에 ‘****교회 관련자와 00교회 접촉자는 출입금지’를 붙였다가 목격한 그 지역에 사는 지인 목사님이 해당 구청과 시청에 항의하여 그다음 날 철거하는 해프닝이 실제 있었다. 이뿐 아니다. 서울 어느 식당 출입문에 ‘교회 다니는 사람은 받지 않습니다.’라는 해괴망측한 문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런 이간질하는 문구들의 등장은 정부가 연일 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집중적으로 보도하던 그 시기였다.

둘째, 관공서와 교회와의 불필요한 긴장과 대립각 또한 예외가 아니다. 주일예배 때마다 엄숙함과 함께 기쁨과 감사함으로 드려져야 할 거룩한 예배가 감시하러 나온 감시요원들에 의해 예배 집중력을 잃게 했다. 성도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조장함으로써 평안을 깨트려 버렸다. 이런 공무원, 언론 기자들의 무단 사찰은 예배에 대한 도전행위에 해당된다. 이로 인해 서로의 위화감을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셋째, 국민들 사이 즉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시설들에 대한 거리 두기로 서로 상호 불신과 경계의 눈초리이다. 마스크 착용 유무로 서로 옥신각신 하기까지 한다. 그러자 임시법까지 만들어 위반자들에게는 과태료까지 부과한다는 등 온통 나라가 바이러스 자체보다도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의 분위기도 이에 못지않을 만큼 크다.

이럴 때 교회에서 모이는 예배를 통해서라든가 모임을 통해 우리 안에 위로와 희망을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아도 그리 달갑지가 않다. 성도 가운데도 정부방침에 전적으로 따라야 한다. 이곳저곳에서 방송만 듣다보니 불안하여 집에 머물러 교회 못 나온 사람도 있을 수가 있다. 반대로 예배신학이 잘 정립이 된 분들의 경우 정부의 압박 공세에 무 비판적으로 굴복하는 것은 교회가 취할 자세가 아니다. 는 등 교회 내부에서도 두 갈래로 갈리는 양상에 이르렀다.

그러자 이런 코로나 사태로 인한 예배 정립에 관해 각 교단이나, 우리 감리회 연회 또는 자방 차원에서 세미나를 여는 경우를 보았다. 나는 코로나가 성행하던 초기에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즉시 간파하여 ‘포스트 코로나 19 시대 목회와 신학 세미나’라는 주제로 지난 금년 5. 26 김진두 목사(감신대 석좌교수)와 임성모 목사(웨슬리안 조직신학연구소장)을 강사로 신학적인 조명을 하고 실천적인 목회현장에 대처할 세미나를 계획하여 주관한 바 있다.

그 이후 ‘동성애와 포괄적 차별 금지법 대응’의 절실함을 공유하여 나와 몇 사람의 뜻있는 분들이 모여 방안을 논의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지난 7월에 창립된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협의회’(감거협)가 발족 되어 지난 11월까지 5차례 매월 꾸준히 기도회와 지난 11월 24일에는 포럼을 전개하는 등 주변 목회자들에게 필요성을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렇게 활동해야 하는 절실함을 갖게 된 동기는 내가 느끼는 다름 아닌 현 시국에 대해 지나칠 수 없는 복음을 가진 목회자로서의 이 시대적 양심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목회자는 이럴 때일수록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목회자끼리 생존경쟁 survival의 울안에 갇혀 서로 미묘한 경쟁을 지속하는 것을 그쳐야 한다. 대신 자신들과 백성의 생명을 다시 살릴만한 진정한 영적 부흥 revival 모드로 속히 전환해야 할 때라고 본다. 그리고 세상 따라잡는 일에 여념하지 말고 복음에 집중하고 복음으로 철저히 무장하여 목회 본연의 임무에 배전(倍前)의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이 어지러운 난국을 헤쳐 나가는 일에 목회자가 마지막 희망임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이 일을 위해서 그저 막연히 교단에 기대할 수만은 없다. 한국교회 안에 어딘가 움츠리지 않고 좀 더 현실의 문제에 대한 영적 통찰력과 복음에 입각한 목회자, 신학자들을 발굴해야만 한다. 이런 시대를 이끌고 갈만한 분들의 연대의식이 우선 필요하다. 지금처럼 혼란한 목회현장에 분명한 방향을 제시할 신학적 자리매김을 위해 누군가는 함께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교계와 정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희생하고 책임질만한 지도자들의 출현이 지금이야말로 절실히 요청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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