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같이 되지 마세요
‘트럼프’ 같이 되지 마세요
  • 송근종
  • 승인 2020.12.05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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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회는 그동안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치지 않았던 선거 후 소송을 비롯한 각종 재판으로 인해서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극도의 피로감에 빠졌습니다. 그로 인해 ‘더이상 소송은 안 된다’는 바램은 간절함을 넘어서 소송쟁이들을 감리교회에서 추방해야 한다는 극단으로까지 치달았습니다. 그만큼 소송과 분쟁으로 인해 감리교회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은 물론이고 개체 교회 현장에까지 선교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컸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번 선거만큼은 정정당당하게, 법에 따라 선거가 치러 지기를 바랬고, 그로 인해 책임 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그렇게 노력했으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또다시 두 분의 목사님들에 의해서 소송이 시작되었고, 감리교회는 다시금 미래를 염려해야 하는 기로(岐路)에 서게 되었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그분들을 생각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얼마나 억울하시길래’, ‘또 얼마나 의분(義憤)이 차오르시기에’, ‘하나님께서 이 일을 위해서 어떤 부르심이 있었기에’ 등등.

이에 대한 일부 목사님들의 글을 보면 ‘작은 죄라도 그것이 자라기 전에 잘라내야 한다’, ‘의를 위해서 투쟁하는 사람들은 본래 외로운 법이다’, ‘혼자라도 의로운 길을 걸어가야 후대에 얼굴이라도 들 수 있다’ 등의 취지로 소송쟁이들을 격려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글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그래. 그래야지’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강하게 필자로 하여금 펜을 들어 항변하게 만드는 이유는, 그것이 ‘진정한 정의에서 시작된 일인가?’, ‘이것이 감리교회 공동체에 진정으로 유익을 가져오는 일인가?’, ‘이 소송이 정말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도움이 되는 일인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는 소송과 관련된 분들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저 지나가다 기억도 못할 인사 정도만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소송쟁이들에게 표적이 될 것을 알면서도 필자가 펜을 든 것은 정말로 감리교회의 미래가 안타깝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소송쟁이들은 분명 소송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이익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이익이 사익(私益)이지 공익(公益)은 아니라는 것이 대부분 감리교회 구성원들의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설령 그것이 공익이라 해서 소송에 이겼다 할지라도 오랜 시간 재판에 소모되는 시간과 헌금과 노력에 비하면 감리교회 공동체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소송이라는 것입니다.

이미 선거는 끝났습니다. 어느 후보이건 간에 선거 기간 동안 밥 한번 사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속을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허물들이 다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것을 빌미로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도 부정선거를 눈감아 주자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때가 때인 만큼 소송에다가 역량을 분산시키지 말고 함께 지혜를 모아 위기에 대처하자는 것입니다. 학연 지연을 떠나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 된 감독 및 감독회장에 대한 기대, 즉 감리교회가 더이상 분열되지 않고 코로나와 인공지능시대와 기후온난화로 인해서 위기를 맞을 감리교회가 이것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를 위해서 지혜와 힘을 모으자는 것입니다. 그런 감리교회 구성원들의 마음이 모아져서 이번 선거를 치렀다고 확신합니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 대선이 끝난 후 선거 결과에 불복종하면서 온갖 소송과 추태를 보이는 트럼프를 보면서 미국민은 안타까워하고 전 세계인은 비웃었습니다. 일류 선진국가라고 공인하던 미국이 트럼프로 인해서 그 명예가 추락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임기 중에 트럼프가 잘한 일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에게 그런 것들은 기억도 나지 않고 오직 추접하고 불쌍한 트럼트만 기억되는 것 같습니다. 바라기는 우리 감리교회의 소송쟁이들이 그런 트럼프와 같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성탄의 계절에 우리 감리교회에 ‘소송취하’라는 선물이 주어지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특별히 소송쟁이들의 가정과 교회에 성탄의 은총이 가득하길 축복합니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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