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관의 감옥에서 벗어나면
선입관의 감옥에서 벗어나면
  • 송근종
  • 승인 2020.11.07 2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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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을 풍성하게 만들지 못하는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선입관(先入觀)입니다. 선입관은 ‘어떤 사람에 대하여 직접 경험하기 전에 이미 마음속에 형성된 고정 관념이나 견해’(다음 사전)를 말합니다. 우리가 그런 견해를 가지고 사람을 만나거나 일을 하면 더 깊은 만남이나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결국에는 내가 만든 선입관의 감옥에 갇혀서 자기만족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해(害)를 준다는 것입니다. 나의 선입관으로 인해 만들어진 타인의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선입관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가운데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들은 소문만 가지고 그 사람을 평가하게 됩니다. 그로인해 그 사람의 실체와는 달리 어느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나쁜 이미지로 인해서 그 사람이 피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선입관으로 인해서 나의 삶이 피폐해지지 않고 또한 타인의 삶도 존중하는 좋은 풍토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시간을 투자해서 만나야하고 삶을 나누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그리고 어떤 비전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를 나누면서 그 사람에 대해서 평가하는 문화가 형성될 때 비로소 우리의 삶과 공동체가 더욱 풍요로워 지는 것입니다.

만일 시간이 없어 만나지 못하면 그 사람의 글이나 언론에 보도된 기사 그리고 전기(傳記) 또는 대담(인터뷰)을 통해서 알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글과 말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인격이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간혹 강렬한 인상으로 인해 또 다른 선입관을 가지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더 많은 자료들을 통해서 알아가는 과정을 가지면 우리는 선입관과 편견을 극복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선출된 신임 감독님들에 대한 여러 언론의 기사와 인터뷰 영상 등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필자에게도 알게 모르게 형성되어 있던 그 분들에 대한 선입관들이 조금씩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서울남연회 감독님을 인터뷰한 기자도 고백하였듯이 감독님이 가지신 선교 비전과 더불어 교회를 살리기 위한 정책들이 선거 이전에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누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것입니다. 선입관의 감옥에 갇혀서 변화를 가져 올 역동적인 커다란 생각을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정현종 시인은 그의 시 <방문객>에서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머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고 노래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도 한 사람과의 깊은 교제를 통해서 더 풍성한 삶을 경험하기를 소원합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과의 깊은 만남을 통해서 우리 영혼이 더욱 살찌워 지는 계절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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