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 독식하면 공멸 협의 통해 상생하는 감리교회
감독회장, 독식하면 공멸 협의 통해 상생하는 감리교회
  • 송양현
  • 승인 2020.11.01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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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한감리회 제29대 감독회장 이철 목사는 10월 30일 공식 업무를 시작하고 첫 행보로 양화진선교사묘원 방문과 은퇴여교역자를 위한 여선교회 안식관 ‘엘가온’ 방문 후 감독회장실에서 향후 4년간 감리교회를 이끌 방향에 대해 인터뷰했다.

제29대 감독회장 이철 목사 인터뷰
제29대 감독회장 이철 목사 인터뷰

먼저 이철 감독회장은 지난 동부연회 감독과 감독회장 직무대행시절을 경험으로 향후 4년 전임감독회장으로써의 청사진에 대해 밝혔다.

감독회장:
현재의 감리회 현실 그 자체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지금 목회 현장은 옛날 생각만하고 부흥과 경제성장의 과거 호황기를 누릴 생각만 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목회현장에서 목회자들과 교인들은 현장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있는데 감리교단 지도자들이 그런 엄중한 현실을 모른다면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그것은 대책이 아니라 재앙이 될 것입니다.

우선 남은 2020년 11월과 12월 두 달간 짧지만 감리교회 현장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것부터 할 것입니다. 취임했으니까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현재의 모습을 진단할 것이며,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워진 목회현장이 결국 연회본부와 감리회본부에 그대로 영향이 미쳐질 것이기에 부담금 문제나 입교인 수의 파악 등 처음 겪는 코로나 19 상황으로 인한 영향이 목회현장에 어디까지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악하는데 중점을 둘 것입니다.

현장에 대한 평가가 정리되면 그 자료를 기초로 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감리회본부의 역할이고 그것을 각 연회 감독님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공감대가 각 연회와 지방 그리고 현장 개체교회에까지 연결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공감대가 형성되면 그때서야 비로소 뭔가 새로운 정책을 시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정책은 누구나 공감하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하며, 지금과는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를 위해 합의과정을 거쳐 상생과 협의를 통해 ‘흩어진 감리교회’가 아닌 뭔가 새로운 구심점으로 ‘모아져서 하나’가 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물론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현실이기에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예배가 이제 일상이 됐고 목회영역에 대한 다양화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감독회장:
우리 모두가 새롭게 겪고 있는 상황이고 현재 진행형입니다. 코로나19는 ‘코로나19 이전’과 ‘코로나19 이후’로 말해야 할 만큼 우리의 삶을 가르는 기준점이 되어 버렸습니다. 처음에는 온라인 예배가 낯설었지만 이전과 같은 대면예배가 일부 허용되었음에도 온라인예배를 버릴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은둔의 땅’ 조선에 와서 근대교육과 발전된 서양식 의료활동을 통해 이 나라를 신앙과 경제적으로 부흥케 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초기선교사들, 그들의 헌신 그리고 그들의 앞선 교육과 문화는 당시 구한말에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문화였습니다. 즉, 교회는 앞서갔습니다. 그리고 사회를 이끌었습니다. 그 영향은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과 민족계몽운동으로, 해방 후에는 민족자주운동, 그리고 1970년 이후에는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는 힘으로, 인권문제에도 앞장서며 사회를 깨우는 모범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교회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위기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온라인예배도 이제는 하나의 문화가 됐고, 젊은 세대들에게 온라인은 생활입니다. 이제 우리도 그들을 ‘교회’로 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개척해서 다가가야 하는 것이 선교사들이 한국을 찾아와 선교했던 의미와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뭔가 다양하고 새롭고 기성세대가 따라가지 못하는 문화와 경제,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기독교교육의 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절실하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중차대한 정책을 개체교회에 맡기기만 한다면 감리회본부의 무책임한 행동일 것입니다. 감리회본부가 먼저 앞장서서 개체교회가 고민하는 부분들에 나침반 역할을 분명히 할 것입니다.

기자: 인구의 자연감소로 인해 목회 현장은 교회학교를 비롯해 청년들의 수가 많이 줄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코로나19로 온라인 예배가 자리 잡히고 기독교에 대한 혐오감과 불신이 팽배해졌습니다. 앞선 기독교교육과 온라인 예배, 그리고 젊은 세대들을 향한 다양성 등 새롭고 다양한 정책은 좋으나 현실적으로 인구가 줄면 교인도 줄고 교회도 줄어들 것입니다. 이제 작은교회간 통폐합 논의나 재정이 열악한 지방간 통폐합, 장기적으로 보면 연회간 통폐합까지 걱정하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감독회장:
교인숫자 감소와 재정적 부족! 이제 피해갈 수 없는 현실입니다. 미래 후손들에게 빚만 남기고 떠날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이로 인한 교회 통폐합, 지방, 연회 통폐합 논의는 언젠가는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다만 그 시간이 언제인가?라는 것이 문제고 우리는 그것을 최대한 늦추고 싶은 것이 당연한 마음일 것입니다.
당장 미래를 걱정한다고 지금부터 통폐합 얘기를 한다면 논란만 있을 것입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현실에 대한 문제 진단과 그 조사 결과에 대한 저변 인식이 먼저 필요합니다. 그래서 서로 인식을 공감하고 합의가 되어야 진행 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감리교회의 미래가 달린 문제입니다.
가령 전면적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있는데 각 진료파트 전문의들이 합의해야 성공적인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정확한 근거 자료가 있어야 하고 정확하고 냉철하게 분석을 해서 최선의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합니다. 상황인식에 대한 소통이 가장 먼저 필요합니다. 그리고 같이 살려면 서로 이해하고 가야됩니다. 이제는 양보하지 않으면 다 죽는다는 것을 모두가 공감해야 할 위기의 시대입니다.

기자: 그래서 일부에서는 그 기초작업으로 통합신학대학원을 추진했는데 차일피일 미뤄지고 결국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 없이 3개 신학교와 대학원은 인원모집에 힘겨워 하고 있습니다.

감독회장:
통합신학대학원 문제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감리교회가 학연, 지연으로 뭉쳐서 계파가 생기고 계파간의 협력이나 상생이 아니라 양보 없이 계파주의만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통합신학대학원은 그런 의미에서 학연과 지연의 고리를 그나마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해당사자들간의 양보가 쉽게 되지 않고 있는 현실입니다. 통합신대학원 문제가 목회 현장에 까지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고, 각 학교별 대표들에게 절실하게 와 닿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논의하는 사람들끼리 논의하고 마친 것이 문제라는 겁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논의 했으면 그것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절박한 심정으로 함께 협의하고 양보함으로써 미래를 준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목회 현장뿐 아니라 선교지, 각 신학교에 대한 실태파악이 급선무이고 현실 문제를 전국에 있는 감리교회와 모든 감리교인들이 공유하는 것이 어찌 보면 4년간의 감독회장 임기 중에 1차적인 목표이고 4년간 지속되어야 할 과제라고 봅니다.

기자: 이번 선거에서도 드러났듯 지금 당장 학연과 계파 갈등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감독회장: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특히 3개 학교가 공존하는 한 없애는 것은 불가능할 겁니다. 그러나 저는 생각을 달리합니다. 계파를 없애는 것이 불가능 하다면 계파간의 색깔을 희석시키면 된다고 봅니다. 즉, 협의를 통해 계파간 합의 할 수 있는 모습을 만들어 낼 생각입니다.
옛날 호헌과 정동으로 나뉘었을 때는 적어도 서로 협의를 통해 신사적으로 해결했습니다. 당시에 적어도 감리교회는 계파의 벽을 넘을 수 없다가 아니라 계파간 협의할 수 있다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승자독식이 아닙니다. 협의를 통해 나눠가면서 합의해야 감리교회 미래가 보입니다. 서로 간에 믿고 감리교회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만들어진다면 계파가 있더라도 아름다운 협치의 모습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옛날 정치가 다 옳은 것은 아니지만 협의를 하기 위해서는 나도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독식은 다같이 죽는 것입니다. 숫자가 많다고, 힘이 있다고 독식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계파간의 갈등을 없애기 위해 지금 당장 3개 신학교를 통합하거나 어느 하나를 없앤다고 하면 또 다른 갈등을 초래할 것입니다. 오히려 서로의 신뢰로 상생과 협치가 형성된다면 자연스럽게 통합신학대학원 문제는 해결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의논할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물론 위험도 따르지만, 그래도 시도를 해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기자: 선거와 관련한 소송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감독회장: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송을 줄여가는 방법으로 가야만 감리교회가 정상화 될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이 부분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아마 선거가 있을 때마다 그 결과에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선거는 찬성도 있고 반대도 있는 것이 선거입니다. 만장일치는 민주주의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에 이 제도 자체가 주는 것은 당선된 사람들이 독선하지 말아야하고 떨어진 사람이 상처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특히 이번에 선거를 함께 한 박인환, 김영진 두 후보도 훌륭한 분들입니다. 평생을 목회하면서 현장 목회에 대한 경험과 감리교회를 위하고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은 같은 것입니다. 다만 그것을 현실화 하려는 방법이 다르기에 선거를 통해 감리교회 지도자를 뽑을 뿐입니다. 조만간 초대해 그 분들이 갖고 있는 감리교회에 대한 걱정과 대안을 귀담아 들을 것입니다. 앞서 말한 것들을 저부터 실천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기자: 마지막으로 감리교회 전체에 부탁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감독회장:
위기를 만났다고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위기를 통해 기회를 주시니 힘을 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코로나 19로 목회자들도 어렵고 교인들도 함께 고생합니다. 그러나 그 중에 특별히 위로받지 못하고 있거나 주변보다 더 막연하고 답답한 상황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을 위해서 함께 기도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살려야할 대책을 마련해야할 입장에 서있기에 ‘나’만, ‘내교회’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감리교회 모두가 하나 되어 함께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잠시라도 조금이라도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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