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허(虛)’를 극복하자
‘트리플 허(虛)’를 극복하자
  • 민돈원
  • 승인 2020.09.29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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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시대 교회가 처한 상황은 이 시점에서 부터라도 실상을 회복해야 할 때라고 본다.

왜냐하면 우리 스스로를 진솔하게 잘 들여다보노라면 ‘하나님, 주님’ 들먹이면서 알게 모르게 적지 않은 온갖 허상에 길들여져 왔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허상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생각해 보건대 대략 다음 세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허수(虛數)로 부풀려져 있다.

지방회의록, 연회록에 자기교회 규모를 자랑 하는 데는 실속 없는 허수로 과장하여 자기 존재감 드러내는데 어지간히 애쓰려 한다.

급기야 이제는 애석하게도 지금 우리 주변의 수많은 교회들이 코로나 방역예방 조치라는 외부 행정당국에 의해 맥없이 많이 모일 수 없도록 강제로 대폭 축소 조정 되어 가고 있다.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던 일들이 가상공간이 아닌 내가 속한 모든 교회 현장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다. 대형 교회일수록 더 심하여 마음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지금 상황은 많이 모인다고 대수가 아니고 자랑할 수 없는 형국을 맞고 있다.

위로부터 하나님 주시는 평안이 아닌 마치 기원후 1세기 아우구스투스 통치 시대 로마가 평화를 가져다준다고 여기게 한 ‘팍스 로마나(Pax Romana)’처럼 착각하게 하고 있다. 왜냐하면 정부의 지시대로 고분고분 따라야 교회가 당하는 폐쇄 명령의 위협이 없고 외적으로나마 평안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일이야말로 교회를 일방적으로 모독하는 처사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에 교회 내적으로는 어떤가? 부담감을 축소하고자 하면서 재적수는 부풀리려 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순으로 스스로를 속이는 일들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불리하면 줄이고 유리하면 부풀리기를 예사롭지 않게 여긴다. 이 또한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의 실상이 아니다

둘째, 허세(虛勢)로 자신을 포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목회 현장을 보자. 서리보다는 준회원이, 준회원보다는 정회원이, 정회원 중에서도 일명 꼭지 떨어진 자들이, 그리고 이후 목사보다는 감리사가, 감리사보다는 감독이, 마침내는 감독보다는 감독회장이 되어야 마치 더 능력이 있고 신분 상승되어 권세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불행한 덫에 걸려 사는 이들도 없지 않다.

이러다 보니 실속이 없고 개폼만 나온다. 한가하게 보이면 무시당할까 봐서 마치 운동선수의 ‘할리우드 액션’처럼 바쁜척하고 중요하게 보이고 싶어 한다. 이런 것들이 다 허세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걸 알면서도 비록 그때 가서 후회 할망정 그래도 이렇게 사는 것이 더 익숙해져 온 탓인지 버리기가 힘들다. 이러한 모습이 중요한 직책 맡고 있는 직분자일수록 심하고 나 같은 목회자들의 경우에도 크게 다를 바 없이 실상이 아닌 허상에 사로 잡혀 있다.

셋째, 허영(虛榮)에 젖어 자기 분수를 모른다.

허장성세가 심하고 화려한 영광을 말하거나 꿈꾸지만 현실과 괴리가 크고 과대망상에 가깝다. 허망과 허탄에 사로잡혀 있다. 선, 후배도 모르고, 위아래도 없이 행동하기 일쑤이다.

자기중심적이나 정작 자기 것이 없다. 있는 모습 그대로 보이면 초라하고 빈약하기에 자기 것이 아닌 것으로 포장하여 그 속에 숨어야 편하다고 여긴다. 그러기에 부자연스럽다. 당당하지 못하고 도리어 빈약하다.

이런 삶은 헛된 영광에 불과한 허영이다. 실상이 아니다.

이처럼 ‘허~허~허~’ 하며 실소(失笑)의 웃음을 지을지 모른다. 그러나 곰곰이 들여다보면 허수, 허세, 허영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평안과 자유가 있으리라.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실상을 표방하는 실속 있는 삶을 살자. 어둠은 스스로 물러가지 않는다. 빛이 들어가야 물러간다. 거짓은 많을수록 이기는 게 아니라 진실이 쌓일 때 물러간다.

이에 바라기는 실속 있고 내실 있는 진솔한 자들을 만나 사람 사는 담백한 세상을 살고 싶다.

목회 또한 그런 분들, 복음에 생명 건 분들을 만나 건강하고 행복한 교회, 영적전투에서 세상권세들에게 승리하여 주님이 원하시는 "내 교회"를 세워가고 싶다.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이 땅 위에서 이루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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