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길
골목 길
  • 김욱동
  • 승인 2020.08.20 0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이 오실
소중한 길
낮은 마음으로 준비합니다

정갈한 비질로
아무렇게나 짓밟히고
더러워진 바닥을 닦습니다

밤새도록 번뇌를 담았던
일회용 커피잔이
억지로 일으켜 세우는
등때기를 흔들며 투정을 부립니다

깊은 입맞춤 뒤 버림받아
외진 구석에서 눈치를 보던
타다 만 꽁초 담배가
떼굴떼굴 달아나며 앙탈합니다

이윽고 말끔해진 골목
환한 얼굴의 이웃들이
도란도란 동무하며 지나갑니다

오늘의 기도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