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성명서를 발표하기까지
비대위 성명서를 발표하기까지
  • 민돈원
  • 승인 2020.08.04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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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광화문 본부교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란 이름으로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기도회를 가졌다. 이 기도회가 있기까지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지난 6.23 감리회 본부 선교국 정의 평화위원장 이란 이름으로 난데없는 성명서 하나를 접하게 되었다.

그 내용의 요지는 지난 2019년 동성애자들이 모인 인천 퀴어집회에서 감리회 목사 가운을 입고 축복기도를 한 이 모 목사를 지지하는 글이었다. 그 목사는 동성애 옹호나 찬동을 금한 교단법을 어겨 현재 기소 된 상태에 있다. 결국 이 사건을 다루게 될 해당 연회 재판위원회에 대한 압력 행사였다.

이를 접한 후 즉시 감리회 본부 선교국위원장인 현 서울연회 원성웅 감독님에게 이 기사를 알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이미 전날 이 정보를 입수하고 선교국 총무에게 책임을 묻고 시정 조치하라고 지시했다는 답변이었다. 그래서 실무책임자인 오일영 총무에게 역시 어떻게 이런 성명서가 기사화 될 수 있는지를 되물었다. 그랬더니 자신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결재하지도 않은 내용을 기사로 보낸 것 같다는 답변이었다. 왜냐하면 선교국 안에 정의 평화위원이라는 소수가 모이는 임의 단체가 그의 부임 전부터 존재하고 있는데 자신의 동의 없이 발표했기 때문에 발표가 된 이후 뒤늦게 알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이후 감리회안에서 계속 일부 동성애를 주장하는 일부 옹호론자들이 이에 유사한 지지성명을 내는 등 도리어 감리교회 안에 이런 목소리가 더 드세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게 되었다.

따라서 더 이상 개체교회에만 머물러 숨죽이고 있는 목회, 시대가 그러니까 나 혼자 용쓴다고 될 일도 아니다. 라는 부정적인 자아상, 그런가하면 세상의 눈치 주위의 눈치에 재빠르게 반응하여 어정쩡하게 줏대없이 살아가는 편리한 삶의 방식, 일부 어쩔 수 없다는 체념적인 멘탈 등으로 묵과하거나 좌시할 수 없었다.

이런 문제가 터질 때마다 복음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일을 접하는 최일선에서 다루어야 할 목회자들이 그리 적극적이지 못하는 현실에 나도 크게 예외일수 없었지만 이번 이 사건만큼은 더 이상 주저앉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번 일이 내가 속한 감리회 안에서 일어난 일인지라 뜻을 정하고 주위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연대해 가야 할 필요성을 하루하루 묵상중에 마음에 무겁게 다가옴을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런 방면에 뜻을 가진 분들에게 취지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주로 일대일 개인적으로 통화 하는 방법으로 연대할 것을 권면했다. 또한 공식기구인 감리회 이단 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동성애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건구 목사님과 이에 공동 대처하기로 기본적인 틀에 의견을 같이했다. 그리고 신학적인 조언이 필요하기에 복음적인 신학자와도 의견을 교환하며 구체적인 방안들을 수시로 전화로 또는 직접 만나 논의하여 왔다.

무엇보다 이 동성애 반대에 현직감독으로서 아주 선명하게 서 있을 뿐 아니라 이에 대처하는데 있어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계신 현 서울연회 원성웅 감독님과 통화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1차 회합을 약속하게 되었다.

이에 동성애 반대를 위한 논의를 위해 7. 2(화) 11시 서울연회 감독실에서 1차 회동을 하게 되었다. 나를 포함 5분이 모여 이후 실천적인 방안을 모색하였다. 우선 7. 7광화문 광장에서 동성애 주장한 목사에 대한 아웃 촉구 기자회견장에 참석하여 의지를 다졌다. 이후 7. 28(화) 오후3시 2차 회동을 서울연회 사무실에 3명이 모여 31일 행사에 대한 최종 점검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황 목사님과 내가 개인적으로 전화 연락하여 40여명 정도 참석할 명단을 확보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7.31(금)오전 11시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기도회’를 “가칭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이름으로 개최하게 되었다. 전국에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공감한 목회자, 장로, 청년 등 40명이 참석한 기도회는 5가지 공동 기도제목으로 뜨겁게 간절히 기도함으로써 매우 은혜롭고 하나가 된 기도회였다. 마지막 남은 과제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무게감 있는 성명서 문구 작성과 발표를 어떻게 하느냐? 였다.

이 행사 있기 전 이 방면 서식 작성에 조예가 있는 분들과 의견 교환을 나눈 이후 행사 당일 참석한 변호사 장로님의 몇 군데 수정 자문을 거쳐 발표할 최종 성명서 작성도 마쳤다. 그런데 문제는 서명이었다.

몇 가지 제안들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5명을 간추렸다. 현직 감리사 두 분, 이 일을 처음부터 관여해 온, 나와 호남쪽에 대표할 분, 그리고 신학자 한 분 등 총 5명 외 33인으로 최종 기사화 되었다. 그 시간이 행사 당일 밤 10시반 이었다. 사실 늦어진 것은 성명서에 들어갈 이름 때문이었다. 전체 참석자 이름을 다 기록하여 기사화 하려다 한 사람 때문에 급선회 하였다.

흔히 말하는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하면 이렇다. 어떤 참석한 목회자에게 서명 의사를 물었더니 난색을 표명했다. 그의 거부 이유는 ‘문서로 자기 이름을 남기면 세간에 타겟이 된단다.’ 동성애 반대하는 모임은 참석하지만 서명은 반대한다. 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음을 보면서 복음을 말하는 것 같지만 지극히 현실적이고 합리적이고 몸보신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겠구나! 를 이 행사를 통해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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