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존 밀러’ 대위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존 밀러’ 대위가 필요합니다
  • 송근종
  • 승인 2020.08.01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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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래전에 개봉된 영화 중에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년)란 영화가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영화로 4형제 중에서 3형제를 전쟁터에서 모두 잃은 어머니가 막내 ‘라이언’ 일병만큼은 살리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 밀러 대위를 비롯한 군인들의 희생을 기린 영화입니다.

관객의 시점에 따라 서로 다른 생각과 비평들이 있지만, 마지막 남은 아들을 전쟁터에서 살리고자 하는 처절한 어머니의 울부짖음, 그리고 그것을 외면하지 않은 군 당국, 더 나아가 죽음의 두려움 가운데서도 이 모든 것을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몸소 전쟁터로 뛰어드는 존 밀러 대위와 8명의 병사들, 그들이 있었기에 22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숭고한 생명의 가치가 존중되고 깊은 감동과 잔잔한 교훈을 남겨주고 있습니다.

2. 오늘 우리 감리교회가 처한 현실도 이런 전쟁터와 비슷합니다.

개체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라이언 일병과 같이 지금 영적 전쟁터의 최전방에서 목숨을 걸고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감리교회 본부와 지도자들도 이런 전쟁터에서 고통당하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을 돕고 살리기 위해서 미군 당국과 같이 애쓰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노력들이 왜 개체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지를 않는 것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밀러 대위와 같이 자신의 생명을 걸고 교회를 살리고자 하는 영적 지도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반면에 우리 주변에 넘쳐나는 지도자들은 대부분이 현실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이상만 좇거나 아니면 자신의 것은 내놓지 않고 남의 것 가지고 생색만 내거나, 혹은 학연, 지연 등 여전히 줄 세우기를 하면서 일치를 말하거나, 정책은 없고 돈만 있거나, 도덕적으로 흠이 있거나, 앞의 말과 뒤의 생각들이 다르거나, 또는 자질과 능력도 구비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감리교회가 교인들로부터도 존경받지 못하고 사회로부터도 외면당하는 것입니다.

3. 이러한 상황에서 감리교회를 구할 사람은 역시 ‘존 밀러’ 대위와 같은 영적 지도자입니다.

사명감에 투철하고, 자신이 맡은 일에 온 힘을 다해 헌신하며, 개인의 이익보다도 공공의 유익을 앞세우고, 무엇보다도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드높이는 일에 앞장서는 그런 영적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라는 것입니다.

4. 그런 영적 지도자는 먼저 정책을 중히 여깁니다.

이유는 정책이 없으면 이 사람 저 사람의 생각에 휘둘려 공동체가 방향을 잃고 산으로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선거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정책이 뭐 중요하냐 인간관계와 선거자금이 중요하지’라는 말을 합니다.

이는 아마도 오랫동안 정책이 무시되는 경험을 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2년, 4년의 임기 동안 영적 지도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며, 무엇보다도 제도, 재정, 인적 자원의 문제로 인해서 정책이 실현되지 않아 아예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적 지도자에게는 더더욱 정책이 있어야 하고, 오늘날은 그것을 실행할 분명한 의지를 가진 지도자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정책 실현을 위해서 필요한 인재가 적재적소에 등용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학연 및 인정에 얽매여 인사처리가 되다 보면 결국 감리교회라는 공동체는 서서히 자멸하게 되는 것입니다.

5. 따라서 이런 정책 실현과 더불어 감리교회 개혁을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영적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위기의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강력한 리더십이 가장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감리교회가 ‘코로나19’를 맞으면서 타 교단보다도 대응이 늦고 뒤처진 이유도 바로 이런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여기저기서 서로 잘났다고 하는 사람들의 소리만 무성할 뿐 내외적으로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만 받게 된 것입니다.

강력한 리더십은 지도자가 비전을 제시하고 원칙에 충실하며, 다른 이보다 앞서서 헌신하고, 능력과 자질을 구비 하고서도 겸손한 자세를 가졌을 때 발휘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명예욕과 사리사욕에 빠진 이들은 절대로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절대로 영적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감리교회 전체의 수명을 더욱 단축시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6. 끝으로 이 모든 위기의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가 정체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이요 두 번째는 감리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분명 우리는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 살아가는 이들이 되어야 하고, 존 웨슬리 목사님이 남겨 준 훌륭한 신학과 사상과 운동들을 존중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런 것들은 제쳐놓고 서로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이들이 난무하다 보니 오늘의 암울한 감리교회 현실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얼마 후면 감리교회 영적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철이 다가옵니다. 매번 반복되는 문제가 돈 선거 풍토입니다. 어느 일부 목사 그룹과 평신도 그룹에서는 대 놓고 선거 운영 자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냥 헛소문이길 바라고 이제는 이런 돈 선거 풍토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정책이 부재한 지도자는 더이상 세워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진정 감리교회 공동체를 염려한다면 이제는 교회 사이즈가 크고 작고를 떠나서 영적 지도자가 사명감과 원칙과 공동체를 위한 헌신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히 여겨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주변 사람들이 진정 교회를 위하는 사람인지, 불의와 부정과 타협하지 않을 사람인지, 그리고 정책을 실현할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번 회기에는 이런 영적 지도자들이 세워져 감리교회가 웃을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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