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 초상과 복음의 골든타임
겹 초상과 복음의 골든타임
  • 민돈원
  • 승인 2020.07.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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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되신 권사님이 2년 전 혀에 이상이 생겼다. 수술을 한 후 고생을 하다 2주전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에 자녀들이 있는 서울목동 병원에 입원해 계시다 별세했다는 소식을 지난달인 6.27일(토요일)오후 2시경 받았다.

모든 목사님들이 그러듯이 토요일은 주일준비로 여유를 가지면서도 책상에 앉아 생각을 깊이 또 많이 해야 마음이 평안하고 영적 포만감에 젖는 시간이다.

하지만 교인이 세상을 떠나면 교회장으로 부탁 받는 한 목사는 무엇보다 유족들을 위해 비록 주일을 준비하다가도 장례제반 준비에 들어가기 마련이다.

토요일이지만 당연히 조문을 다녀왔다. 그리고 다음날 6.28 주일에는 오후 예배가 끝나자마자 예식서를 만들어 교우들과 함께 다시 입관예식 장소인 서울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서울로 귀경하는 차량으로 인해 도로가 주차장이 되어 있었다. 강화문산에서 초지대교를 넘기 전 15분이면 갈 거리가 거의1시간 이상 지체되었다.

흔히 3일장과는 달리 4일장으로 치러졌다. 근데 결정적인 착오가 생겼다.

6.30(화) 장례예식을 위해 새벽기도회가 끝나자마자 시간보다 빨리 도착했는데 상주측의 시간 착오로 장례식장에서 일반 사람들이 흔히 발인예식이라고 말하는 장례예식(감리회 예문)을 드리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곧 바로 인천 가족공원으로 향했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그 곳에서는 화장예식을 예정된 순서대로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유족들의 잠시 오열이 있었지만 진정된 후 주님의 복음을 위로의 말씀으로 전했다.

그리고 납골(봉안)예식도 별도로 마련해준 방에서 마지막 예식을 은혜롭게 다 마쳤다.

6시에 교우들과 떠난 후 집에 오니 2시쯤 되었다. 주일이 낀 장례예식, 게다가 거리가 가깝지 않은 서울과 부평, 4일장 등은 강행군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같은 주간인 지난 7.3(금) 새벽 기도회를 마치고 개인 기도중이던 아침 7시쯤 한 권사님이 찾아왔다. 원로장로님(84세)이 또 별세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를 일컬어 이른바 겹초상이라고 부르던가?

결국 기도하다 말고 서둘러 다시 조문 갈 채비를 해야만 했다. 지난 번 서울에 비하면 교회와 가까운 강화이기에 거리상 마음은 덜 부담스러웠지만 주일이 낀 장례예식이 또 되리라는 생각에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다.

장례예식 절차를 상주측과 조율하는 가운데 2일장으로 하게 되어 당일 입관예식을 마치고 다음 날인 지난 7.4(토) 장례예식을 몇 일전 세상 떠난 권사님과 같은 장소에서 화장예식과 납골 예식을 마쳤다.

지난번 때는 1-20호 되는 호실중에 찬송소리가 들리지 않았는데 이번 원로장로님 장례식 때는 바로 옆에(2호실) 다른 교회에서 예식을 진행하기에 잠시 기다렸다 준비해온 예식순서를 정상적으로 그대로 진행하였다. 아마도 현 시국의 코로나사태로 인해 기도정도만 하고 예식 순서를 생략하는 교회도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비록 유족들이 슬픔에 처해 있지만 동시에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지되 잠시 후 한 줌의 재로 눈에 보여지는 허망한 죽음 앞에 위로와 소망 그리고 결단의 메시지는 어떤 시간보다도 가장 고귀한 시간이 아닐까? 이에 믿지 않는 가족들 중에 주님께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드려지는 엄숙한 장례식은 그 어느 때보다 천국복음을 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즉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언제나 그러듯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중 이번 겹 초상을 집례 하느라 피곤한 몸의 긴장이 풀리자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가 되고 입술까지 터졌으나 마음만은 뿌듯한 한 주간이 아니었나 싶다.

오늘까지의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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