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판단은 나 자신을 힘들게 합니다.
그릇된 판단은 나 자신을 힘들게 합니다.
  • 이구영
  • 승인 2020.06.19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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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의 아들 야곱! 형을 속이고 형을 미워하고 형을 두려워했던 야곱!
이제 그 야곱이 어쩔 수 없이 형을 만나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볼 때는 보아야 하는데 자신이 없었습니다. 형의 폭력이! 형의 분노가 자신에게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그는 몇 사람을 보내서 형의 형편을 일단 살폈습니다. 보내었던 종들이 돌아와서 전하는 이야기는 비극이었습니다. 형이 400명의 장정들을 데리고 야곱을 만나러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야곱은 갑자기 더 두려워졌습니다. 자신이 20년 동안 밤잠 자지 못하고 먹지 못하고 힘들게, 힘들게 모은 모든 재산들과 소와 낙타와 양과 염소와 온갖 보물들까지 다 빼앗길 것 같았습니다. 아내들과 자식들의 목숨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야곱은 한 없이 두려웠습니다. 저절로 기도가 나왔습니다. 기도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일단 뇌물공세를 펼쳤습니다. 자신을 종이라 칭하고 형을 주인님이라 불렀습니다. 짐승을 두 떼로 나누었습니다. 식구들도 두 그룹, 세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혹시 400명의 장정들을 데리고 형 에서가 한 떼를 공격하면 이렇게 피해야지 하는 계획도 플랜 1, 플랜 2, 플랜 3. 다 세워 두었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드디어 형과 마주치게 되었을 때 야곱은 이렇게 인사를 하며 다가갑니다.

[창 33:3] 자기는 그들 앞에서 나아가되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그의 형 에서에게 가까이 가니

여기서 ‘일곱 번 땅에 굽히며’ 는 왕이나 정복자에게 최대의 예우를 표하는 고대근동의 인사법이었습니다. 한 번 절을 할 때마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서 절을 다 마칠 때에는 손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서게 되는 인사법!

형제가 20년 만에 만나는데 이렇게 까지 해야 됩니까? 노예와 주인처럼, 정복자와 식민지 백성처럼!! 그만큼 야곱은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아세요? 이 모든 과정에서 야곱이 했던 모든 생각은 그릇된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야곱은 에서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하는 그릇된 판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죄책감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형에 대한 그릇된 선입견 때문이었는지 야곱은 계속해서 강한 에서를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읽어보면 에서는 400명을 데리고 와서 야곱과 가족들을 죽이고 그들의 것을 빼앗을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속이고 거짓말 하고 훔쳐서 도망한 동생은 형을 보고 싶지 않을 수 있지만, 형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내답게 마음 넓은 형은 동생을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아버지의 사랑도 어머니의 사랑도 받지 못했고, 허랑방탕하게 살아서 하나님께도 미움을 받았던 에서이지만 그래도 동생 야곱을 끔찍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나보다 잘 되어야 하는 동생 야곱!” 그게 에서의 마음이었습니다. 야곱은 형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습니다. 오판에 오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내 시야만 가지고, 내 그릇의 크기만 가지고 그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야곱은 더 힘든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 오늘 우리의 한계와 문제가 있습니다. 에서는 동생 야곱이 자수성가해서 짐승도 있고 가족도 있다는데, 이 먼 길에 산적이라도 만나고 억울한 일 생기지 않도록 지켜주고 싶어서 400명의 장정들을 이끌고 지켜주려고 출발했는데 야곱은 오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속 좁은 동생 야곱은 고향에 들어가서도 걱정입니다. 혹시 형이 내 것을 다 빼앗아가지는 않을까? 그런데 형 에서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을 아버지 이삭이 야곱에게 주고 싶어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에서는 아버지의 그 유언을 그 소원을 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아버지 이삭이 돌아가신 후 형 에서는 동생 야곱을 부릅니다. 그리고는 말합니다.

이 땅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 할아버지에게, 아버지 이삭에게 주신 것이고 또 아버지는 너에게 이 땅을 주기 원하셨다. 이것의 가치가 100억일지 200억일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아버지의 뜻이고 하나님의 뜻이라면 난 이것을 너에게 다 주고 싶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집 까지도 네가 가지고 아버지의 뜻대로 잘 살아라... 그리고 에서는 깨끗하게 물러갑니다.

[창 36:6] 에서가 자기 아내들과 자기 자녀들과 자기 집의 모든 사람과 자기의 가축과 자기의 모든 짐승과 자기가 가나안 땅에서 모은 모든 재물을 이끌고 그의 동생 야곱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갔으니

형은 동생 야곱을 참 많이 생각하는데 속 좁은 동생은 스스로의 선입견과 옹졸함에 갇혀서 형을 이해하지 못하고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자신도 힘들고 남도 힘들게 하고... 야곱의 그릇된 판단은 스스로의 삶을 무척 힘들게 했고, 가족들도 힘들게 했습니다.

오늘 우리들 속에서도 이 모습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남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해하고, 오판을 하게 되면 결국 내가 제일 힘들어집니다. 오늘도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고 너그러운 마음을 위해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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