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의 허수아비
땅속의 허수아비
  • 김욱동
  • 승인 2020.06.18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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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흡입구를 여닫는
퇴근 무렵 지하 갱도
지친 사람들을 토하고선
흩어져 웅성거리던 소란을
퍼 담고 지나간 분진 속에서
천천히 드러나는 공간

격리된 파란 하늘과
빨간 가을을 꿈꾸며
주머니에 손을 깊게 접고
고개 숙이는 노을 속에서
이마에 걸린 해 질 녘은
언제나 고요하고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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