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재난 지원금을 기부하면서
긴급 재난 지원금을 기부하면서
  • 민돈원
  • 승인 2020.05.1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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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몇 개월간 국가적 재난을 겪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소비촉진 일환으로 전 국민(가구별) 모두에게 정부에서 1회성으로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제도가 난데없이 도입되었다.

전체 14조원의 예산중 5.18현재 약63%에 해당하는 약9조원이 지급 완료됐다고 행정안전부는 밝혔다. 별도 신청 없이 이미 지급 완료된 일부 최극빈층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상으로 지난 5.11일부터 온라인 신청을 받은 신용·체크카드 충전 방식으로 지금도 신청을 받고 있다.

정부가 맨 처음 이 지원금을 확정하기 전에는 소득 하위 70%에 4인 가구 기준으로 100만 원을 지급한다는 초안을 제시했으나 4.15 총선 공약사항에서 전 국민 대상으로 바뀌면서 현재 확정된 지급 안으로 시행되고 있다. 현금이 아니라서 아무 곳에서나, 어떤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주민등록 주소지 안에서만, 그리고 제한된 품목에서만 카드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기간도 2020년 8월 31일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유효기간이고, 이 기간에 사용하지 못한 긴급재난지원금은 자동 소멸 되어 국고에 귀속되고 3개월 안에 직접 신청하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다만 신청 시 기부의사를 표시하거나 수령 후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지원금 전액 또는 일부, 그 이상의 액수를 기부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지급 금액은 한 가구 가족 수에 따라 다르게 4인 가족의 경우 100만 원이고 3인 가족 80만 원이며 2인 가족 60만 원이고 1인 가족 40만 원이다.

우리가족의 경우 4인이라 100만원에 해당되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문자가 왔다. 그러나 마음에 썩 내키지 않는 점이 있었다. 국가 재정 적자의 손실로 방출되는 지원금이어서이다. 처음에는 신청을 할까 말까 망설였다. 그러다 신청을 하면서 이제 이 100만원 지원금을 기부하느냐 우리가족이 생활에 필요한 것을 쓰느냐 갈등이 있었다. 그것은 혼자 100만원을 기부한다고 국가에 공헌하는 티가 나랴? 그걸 소비한다고 상권이 되살아나는 표시라도 나겠는가? 하는 생각과 그래도 필요한 것을 사서 쓰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갈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마음에 부담으로 남아 지급 신청을 해 놓고 다시 100% 기부금으로 다시 재신청했다. 기부를 실천하고 나니 이제는 마음의 갈등이 해소되어 홀가분하다. 어느 몇몇 의원들처럼 언론에 떠들썩하게 과시할 필요도 없이 조용히 절차를 거쳐 내게 보장된 지원금이 국고로 귀속되는 보람 하나로 만족하면 될 것 같다.

이런 지원금은 이후라도 혹여 반복되어서는 안 되는 사태이다. 국가 재정이 마이너스인데 그런 정부 돈이 이렇게 방출되는 건 국가도 개인도 자랑스럽고 유쾌하지가 않다. 불가피한 방편으로 이렇게라도 할 수 밖에 없는 극단 처방이긴 하지만 이번 한번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어디 이것이 나만의 바램이겠는가? 그러면서 오늘날 이 땅의 교회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정부가 적자예산으로 지원한 돈을 국민들에게 나눠주어 그 돈으로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은 제로섬 게임과 다를 바 없는 그 돈이 그 돈이다. 진정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려면 스스로 땀 흘리고 생산한 내수경제 또는 외화소득으로 소비가 이루어져야 국가경제가 사는 바람직한 길이듯이 이 땅의 모든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예컨대 이 교회에서 믿던 교인이 저 교회로 이동하면 어떤 교회는 그 수가 더해져 기쁠지 모르나 그 다른 편의 교회는 상대적으로 모든 면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어 그 수가 그 수에 불과한 제로섬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방식보다는 불신자를 전도하고 낙심된 영혼이 다시 주님 품으로 돌아오는 이런 생산적인 부흥이 일어나도록 내적으로 건강한 성도로 훈련하고 세워져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교회 안에 힘은 있는데 잘못 가면 생산적인 외부 활동, 즉 국내전도, 해외선교, 봉사, 구제 등으로 발산하지 못하는 교회는 그 힘을 가지고 자체 안에서 쓸데없이 서로 힘겨루기 하듯 티격태격하는 소모적이고 파괴적인 논쟁을 일삼게 됨으로써 교회 내부를 쇠약하고 병들게 만든다.

따라서 이미 지나온 교회 역사가 이런 사실을 증명하고 있음을 유념하여 내적인 영적 역량을 키워 외적으로 나가서 복음을 전하는 성도가 될 때 주님이 말씀하신 “내 교회”(마16:18)로서의 바람직한 건강한 교회를 세울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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