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스 교회 J목사의 PD수첩을 보면서
로고스 교회 J목사의 PD수첩을 보면서
  • 조성종
  • 승인 2020.05.15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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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능력을 잃어버리면 밟히는 일만 남았다

PD수첩의 서울남연회 로고스 교회 J모 목사의 섹스스캔들은 기존의 신문 뿐 아니라, 모든 포털사이트와 모든 인터넷신문을 도배하다시피 하였다.

그런데 공소시효 문제나, 교회 안정 문제를 말하기 전에 이 프로그램 뒤에 몰려올 성도들의 충격을 이해하려면 새 인류의 등장을 이해해야 한다. 문화학자들과 과학자들에 의하면, 새로운 인류,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가 지구상에 등장하였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몸의 일부로 생각하는 현대인은 과거와는 다른 급격한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기존의 ‘호모 사피엔스’들에게 새로운 정보획득 능력과 판단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리쳐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밈(Meme) 이론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인간은 정보를 획득하고 이를 복제해 학습하고 생각을 만든다. 그래서 신문, TV, 라디오 등 대중매체 기반의 정보전달 시스템은 현대 사회형성의 중요한 기반으로써 30년 이상 그 위상을 지켜온 것이다. 2010년 이후 인류가 스마트폰에 정보를 의존하면서 견고하던 대중매체의 역할에 급격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보기 시작한 인류는 정형화된 매체에서 벗어나 인터넷상의 많은 연결점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함으로써 경로를 변경했을 뿐 아니라, 분명한 자기 선택권을 갖게 되어 원하는 정보만을 보기 시작했다. 어떤 자료에 의하면 2010년 이후 불과 5년 사이 무려 50배의 개인당 정보검색량 증가를 기록했다고 한다. 현대인은 과거 대중매체를 통해 다량의 정보를 공유하던 시대와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갖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전혀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시작했다. 바로 새로운 인류,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가 지구상에 등장한 것이다. 이제 언론과 정보의 통제가 불가능한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PD수첩의 사건은 이미 10년도 더 된 일이다. 지난 번 방송에서는 새롭게 발견된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으로 인하여 감리교는 이제 성인지, 성감수성이 전혀 없는 교단과 목회자로 낙인찍히게 되었다. 로고스교회 J목사의 성추문 문제는 이미 완료되었어야 하는 사건이 다시 재발한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된 것은 서울남연회를 지배하는 기득권 세력들과 로고스교회 장로들의 합작품이다. 아마 이들은 그 당시 시간이 지나면, 묻히게 될 사건이고, 이 때만 잘 넘기면 끝날 사건일 것으로 판단하였을 것이다. 그들은 새로운 시대의 포노 사피엔스의 정보획득과 그들의 판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더불어, 나를 포함한 50대 이상의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은 이 시대 사람들의 성인지 수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공소시효가 지났으니 공소권 없습니다.” “간음과 성추행과 성추문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습니다.” 는 말은 법적으로는 맞는 말일 수 있지만, 성직자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적 기준으로 보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공허한 선언이다. 법은 최소한의 기준이고, 그 위에 도덕이 있고, 그 위에 신앙이 있는 것이 아닌가? 성도들은 목회자가 교회에서는 하나님 앞에서 “코람데오”를 외치면서, 정작 자신들은 가장 최소한 기준인 법으로 따지려고 하는지, 그 이중성을 묻고 있는 것이다.

로고스 교회 J목사의 문제는 단순한 성적 일탈이나, 실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세계적인 저명한 신학자도, 목회자도 실수를 한 적이 있고, 수 년을 그 문제로 참회하고 회개하고 다시 강단에 서기도 하였다. 그리고 회개하고 돌아온 목회자를 회중들은 다 받아주었다. 그런데 로고스교회 J목사는 언론에 보도된 것만 보아도 취임하는 교회마다 문제를 일으키고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도 공소시효가 지났으니 협의가 없다고 교단에서 정리를 하지 못하였다.

이렇게 한 사람 때문에 감리교단과 교회들이 치유할 수 없는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는데, 본인이 회개하지 않고, 아직도 목회하려 한다면, 교단과 서울남연회에서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방송후 수요기도회 때도 아무 일도 없던 듯 설교를 했다고 한다) 제발 로고스 교회 개교회 문제니까 그 교회 장로님들이 원한다고, 교회가 부흥을 했다고 넘어가지 말기를 바란다. 제발 다음 연회감독 순서는 누구인데, 이 문제가 누구에게 불리하고 유리한지 따지면서 우물쭈물하지 말기 바란다. 또한 우리학교 출신인데, 우리가 덮어주어야지 하며 감싸지 않기 바란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 이다. 이미 로고스교회 개교회의 문제를 떠나 전세계에 퍼진 문제이고, 회복될 수 없는 부정적인 악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 기회에 목회자들 전체가 성감수성과 성인지를 배울 수 있는 강제적인 세미나나 특강을 열어서 변한 시대의 성수준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 교회 청년들은 괜찮아요”, “문제 없어요!” 하며 외치는 목회자나 장로님들은 아직도 ‘호모 사피엔스’에 머물러 계신 분들이다. 새 시대 ‘포노 사피엔스’시대이다.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 스스로 자정능력을 발휘하여 바로 세울 때이다. 우리 스스로 자정하지 않으면, 땅에 떨어져 밟힐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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