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데라!
아쉬운 데라!
  • 이구영
  • 승인 2020.05.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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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의 아버지 이름은 데라 입니다. 그는 달 신을 섬기던 우르라는 땅에 살고 있었습니다. 데라라는 이름은 달 (moon)을 뜻하는 히브리어 ‘야레아흐’와 연결되는 단어입니다. 며느리 사래(Sarai)는 아카드어에서 여왕을 뜻하는 ‘살라투’와 연관시킬 수 있는데 이 살라투는 수메르어에서 달신인 신(Sin)의 여성 파트너인 닌갈(Ningal)을 아카드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사래도 달신과 관계가 있는 이름입니다. 손녀 밀가는 달신인 신(Sin)의 딸이자 여신인 말카투(Malkatu)와 연결되는 단어입니다.

데라는 어느 날 큰 결심을 하고 우상숭배 하는 사람들이 사는 그 땅을 떠났습니다. 그의 목적지는 가나안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다보니 하란이라는 장소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하란은 교차로라는 뜻의 도시입니다. 교통의 중심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왕래가 있던 곳이고 상업도시이었습니다. 살기에 편리한 곳이었습니다. 데라는 식구들을 이끌고 이곳에서 잠시 머물려고 했습니다.

[창 11:31] “데라가 그 아들 아브람과 하란의 아들인 그의 손자 롯과 그의 며느리 아브람의 아내 사래를 데리고 갈대아인의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하더니 하란에 이르러 거기 거류하였으며”

거류라는 말은 잠깐 머물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목적지인 가나안을 향하여 갈 때 피곤하니까 힘드니까 잠깐 머물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귀는 그를 그곳에 주저 앉혀버리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데라의 불행이 있었습니다. 머물러서는 안 되는 곳에서 떠나지 못하고 정착해 버렸습니다.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삼일이 되고, 그렇게 한 달 두 달 일 년 이년 지나다보니 데라는 그곳에서 죽게 되었습니다.

[창 11:32] 데라는 나이가 이백오 세가 되어 하란에서 죽었더라

데라는 아브라함 보다 먼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있었던 사람입니다. 믿음의 조상 데라! 그런데 참 아쉽습니다. 떠나야 할 곳에서는 떠났는데 머물면 안 되는 곳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가나안이라는 분명한 목적지가 있는데 하란에서 며칠을 머물려 하다가 그곳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반면, 옷니엘이라는 사사가 있었습니다. 그 이름의 뜻은 하나님이 나의 힘이시다는 의미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그의 이름을 지을 때 하나님만이 나의 힘이 되신다고 고백하며 옷니엘이라고 지었습니다. 옷니엘이 살던 때는 자기들의 눈에 좋은 것을 선택하던 시대이었습니다. 대부분이 다신의 문화에 휩쓸려 살던 시대입니다. 그 우상 앞에, 그 음란 문화 앞에, 그 욕심껏 살던 곳에 머물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때에 철저한 가정교육을 받은 사람이 옷니엘입니다. 많은 지도자들이 가나안땅의 문화와 종교를 받아들이며 부를 누리며 살려고 할 때 돈을 포기하고 신앙을 선택하며 가난을 선택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런 옷니엘을 하나님께서 바라보시고 주목하시다가 사용하십니다. 옷니엘은 여호수아 장군이 죽은 후 혼란 속에 빠졌던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첫 번째 사사가 됩니다. 여호수아와 쌍벽을 이루던 지도자 갈렙의 사위가 됩니다.

머물고 싶은 곳에서 머물지 않고 떠났던 옷니엘과 떠나지 못하고 주저앉았던 데라가 비교되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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