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흩어지는 교회”에서 “모이는 교회”로의 전환을 모색할 때입니다.
이제 다시 “흩어지는 교회”에서 “모이는 교회”로의 전환을 모색할 때입니다.
  • 곽일석
  • 승인 2020.04.18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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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어구십 (半於九十), 그러나 이제 됐다 싶을 때 더욱 살펴서 마무리를 잘 하여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놀라우신 은총과 사랑과 평화가 사랑하는 여러분의 가정 위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그리스도의 부활과 생명의 역사가 온 교회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온 땅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몰아내고 아픔 많은 이 땅을 회복시켜 주실 것을 믿고 기도합니다.

예배당 앞에 오래 전 심기어진 목련나무가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내고 흐드러지게 활짝 피었습니다. 시골 농부들의 손길이 어느 틈엔가 바삐 움직이면서 한 해의 농사가 새롭게 시작되었음을 알립니다. 저희 원천교회도 올 한해의 풍성한 열매 맺음을 위해 다시 씨를 뿌려봅니다.

지난 2월 중순경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일로에 있었지만, 이제는 확진자의 수가 연일 20명대로 낮아지면서 조금은 진정되어 가는구나 하여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오는 4월 19일이면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의 종료 시점도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됐다 싶을 때 더욱 살펴서 마무리를 잘 하여야 하겠습니다. 정부 당국자의 말을 빌리면 지난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를 치루는 과정에서 일상성이 확장되고 많은 사람들의 접촉이 이루어졌기에 한 두주는 지나봐야 한다면서 경계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국민일보의 기사에 따르면, 서울 시민 10명 중 6명은 4월 19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더라도 일상과 방역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방역체계’로 곧바로 전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환시기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갖추거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이하로 떨어졌을 때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여론조사에 따르면 97%는 4월 19일 이후에 일상생활을 일부 회복하여 ‘생활방역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전환 시점에 대해서는 ‘4월 19일부터 바로 생활방역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가 33.4%였고, ‘전환이 필요하지만 4월 19일은 조금 이르다’가 63.6%로, 조기 전환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교회공동체의 고민은 더욱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속한 경기연회는 오는 4월 19일 정부의 방역강화 조치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조심스럽지만 주일공동예배 재개에 대한 출구전략을 모색하면서,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에 대한 7대 방역지침을 엄격히 준수해 주실 것을 요청하기도 하였습니다.

옛말에 반어구십 (半於九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100리 길을 가는 사람은 90리를 절반으로 여긴다고 했던 것이니, 만년과 마무리의 어려움을 말한 것입니다(滿而不溢, 所以長守富也, 高而不危, 所以長守貴也. 可不儆懼乎! 書曰:爾唯不矜, 天下莫與汝爭功, 爾唯不伐, 天下莫與汝爭能. 故曰:行百里者半九十里, 言晩節末路之難也). "금세 뜻대로 잘될 것 같아도, 세상 일이 그리 만만치가 않습니다. 근거 없는 낙관과 자만에 취해 있다 보면 작은 일에서 삐끗하고 예상치 않은 데에서 발목이 붙들려 결국 큰일을 그르치고 맙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무리해야만 일을 잘 마칠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 원천교회는 오는 4월 19일 주일까지는 온라인 영상예배와 주일공동예배를 병행한다는 입장에서, 그 동안도 잘 준수하여 왔지만 정부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7대 방역지침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실천하면서 조금 더 긴장감을 가지고 한 주일 한 주일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한편 주일공동예배에 대한 성도들의 간절한 기대를 힘입어, 새벽기도회를 강조하여 성도님들의 보다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격려하면서, 수요기도회는 연합속회 형식으로 드리고, 주일공동예배는 오전 11시 예배에 국한하여 전 성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주일예배의 회복을 독려하고자 합니다.

어쩌면 “흩어지는 교회”의 모습으로 생명을 존중하고 자기를 희생함으로써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했습니다. 이제 다시 “모이는 교회”로의 전환을 모색하면서, 무엇보다도 두 달여의 긴긴 인내의 시간동안 서로를 그리워했던 까닭에, 어쩌면 이전의 어느 때보다도 더 열심히 뜨겁게 주일예배에 참여하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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