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어 서야 되는데...
멈추어 서야 되는데...
  • 이구영
  • 승인 2020.04.03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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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토끼가 야자나무 아래서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어디선가 “우르릉 꽝” 하는 소리가 들리자 토끼는 소스라치게 놀라 깨어나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무르익은 야자열매가 나무에서 떨어진 것인데 토끼는 무슨 영문인지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세상의 종말이 왔다 보다 생각하고 도망을 친 것입니다.

토끼가 달리는 것을 보고 여우도 달리고, 그 뒤를 사슴이 그리고 원숭이가 따랐습니다. 결국은 산짐승들 모두가 토끼를 뒤따라 죽을힘을 다해 달렸습니다. 그 중 한 짐승이 무슨 일로 달리느냐고 물었습니다. 원숭이는 사슴이 달리니까 달린다고, 사슴은 여우가 달리니까 달린다고, 여우는 토끼가 달리니까 달린다고... 토끼에게 물었습니다. 왜 달리느냐고? 토끼는 말했습니다. 세상의 종말을 고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이상하게 여긴 짐승들이 다시 돌아서서 토끼가 낮잠을 자던 곳으로 함께 가 보았더니 야자열매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미쳐 돌아가는 세상을 삽니다. 여기서 이랬다더라 하면 우--- 하고 따라가고, 저기서 저랬다더라 하면 우---하고 따라가는 시대를 삽니다. 우리교회 건물은 유치원과 교회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주로 지하층과 4층은 교회가 사용하고, 1,2,3 층은 유치원 아이들이 사용합니다. 보통 때는 160여명의 아이들과 25명 정도의 교사들이 근무를 합니다. 아이들을 데려다 주는 부모들까지 합쳐보면 작게 보아도 3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매일 왕래를 합니다.

전염병이 발생한 후로는, 유치원 수업이 없는 것 같이 방송은 되지만 사실은 정상수업에 가까운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돌봄 교실이라는 이름으로 매일 아이들 40여명, 교사 15명 정도, 부모 40여명 총 100여명 정도가 왕래를 합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500명이 왕래를 합니다. 바로 앞에 있는 아파트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교육청에 수업을 못하겠다고, 위험하다고 건의를 했는데 거절당했습니다. 왜 아이들을 못 오게 하느냐고!
부모들도 난리입니다. 아이들을 왜 안 보아 주느냐고...
같은 건물인데 돌봄 교실은 매일 해야 하고, 교회의 예배나 모임은 중지해야 합니다. 만약 전염병이 생기면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제 좁은 머리로는 아직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돌봄 교실 교사나 매일 방문하는 부모님 중에 확진자가 있으면 어떻게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요? 왜 같은 건물에서 유치원은 피해자가 되고, 교회는 가해자로 인식을 시켜 놓았을까요?
누가 이런 프레임을 짰을까요? 사람들은 아무런 생각도하지 않고, 한번만 더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는 문제를 토끼가 뛴다고 같이 뛰면서 와-- 하고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줄어드는 것처럼 착각을 하도록 자꾸 보도를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서울을 포함한 경기 인천 지역의 확진자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개학연기설이 언제 멈출지도 모릅니다. 같은 경기도에서 예배는 그렇게 중지하는데 왜 용인민속촌에서 4주 연속으로 코로나 19 바이러스 종식을 위한 무속인 들의 기원제는 허락을 했을까요?

언제까지 이 우왕좌왕, 갈팡질팡의 무능한 이끌림에 따라다녀야 할까요? 그렇다고 더 능력 있는 사람도 마땅치 않습니다. 대안 없이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미래를 향하여 우리는 끌려가듯 따라가고 있습니다. 혼란의 시대에 천국백성인 우리들은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매일 접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또 생각하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우상숭배의 죄, 음행의 죄, 불순종의 죄, 원망의 죄를 지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을 탈출했음에도 가나안에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혼란의 시대에 내 안에 있는 죄를 돌아보며 시대의 흐름에 끌려가듯 자원하여 따라나서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번 쯤 멈추어 서서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조차도 상실하고,

부화뇌동하며 선동당하는 시대에 정신을 똑 바로 차리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나를 다시 조명해 보는 기간이 꼭 필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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