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예배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
온라인 예배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
  • 송근종
  • 승인 2020.03.14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주일 젊은 집사 한 분이 지나가는 말로 “요즘 코로나19로 난리지만 제가 다니는 직장은 여전히 한 사무실에 모여서 업무를 봐요. 그런데 왜 교회는 모여서 예배드리면 안 되는 거죠?”라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온라인으로 예배를 전환한 교회들이 강조하는 바대로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 주민들의 불안 요소를 감소하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기 위해서’라고 대답하기는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변명하는 거 같아 마음이 불편하였습니다.

사실 회사 사무실도 밀폐된 공간이고, 여러 사람이 모여서 업무를 보기 때문에 ‘코로나19’의 감염에 노출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왜 사무실은 문 닫지 않고 유독 교회를 비롯한 각종 종교시설에 모여서 집회 갖는 것을 금지하는 것일까요? 심지어 경기도에서는 ‘감염병예방법 49조’를 언급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강제 금지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도 공언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어느 교회연합회의 유감 표명이 있을 뿐 대부분의 교회들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위협에 아무런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처음 있는 일이고, 언론이 너무도 공격적으로 보도하기 때문에 신천지와 똑같은 집중포화를 받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지금 택한 방법이 최선이라고 스스로 자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모습이 아쉽고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그것은 교회가 너무도 성급히 정부의 정책이나 언론의 호도에 두려움을 갖고 스스로 예배당 문을 걸어 잠그고 주일 공동 예배를 포기하였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앞으로 어떻게 주일 공동 예배를 원상태대로 회복하고, 또한 젊은이들에게 공동 예배의 중요성을 가르쳐야 하는가 하는 염려가 앞서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코로나19’보다도 더한 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것은 ‘사스’나 ‘메르스’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변종인 ‘코로나’가 발생한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문제는 그런 전염성 바이러스가 발생할 때마다 교회 문을 닫아야만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때도 정부가 요청하기 때문에, 아니면 감염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예배를 온라인이나 가정 예배로 전환하겠느냐는 것입니다.

벌써부터 젊은 신앙인들 가운데서 나오는 반응은 ‘온라인으로 예배드리니 좋다’는 것입니다. 주일에 굳이 교회까지 가야하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되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신경 쓸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세상일로 인해 피곤한데, 주일까지 아침 일찍 일어나 교회 가서 예배드릴 필요가 뭐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내 시간에 맞추어 핸드폰으로 어디서나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 되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헌금도 온라인으로 하거나 아니면 헌금 하지 않아도 누구 눈치 볼일 없으니 얼마나 좋냐는 것입니다. 또한 가족끼리 모여서 예배드리니 더 은혜롭고 가족 관계도 더욱 증진되니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것입니다.

물론 현대사회가 개인주의화 되고 종교의 기능을 대체할만한 것들이 늘어나면서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도 빨리 오고 있다는 것이 두려운 것은 저만의 우려(憂慮)일까요? 혹시나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신앙생활과 예배 환경의 빠른 변화는 아직 여러모로 준비되지 못한 우리의 걱정거리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미 변화의 물꼬는 터졌습니다. 이제라도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주일 공동 예배를 이어가기 위한 신학적 재정립과 정당성을 다시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선배 신앙인들이 그 어떤 핍박과 시련 가운데서도 지켜 온 주일 성수에 대한 타당성과 자긍심을 어떻게 후배 신앙인들에게 전수 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개인 또는 가족 그리고 소규모의 예배와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입니다. 조금은 극단적인 생각이지만 어쩌면 이제 많은 교회와 목회자가 필요 없는 시대가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유명한 설교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예배 영상이 유튜브나 온라인 채널을 통해 공급되면서 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지금도 기독교 방송사들이 열심히 녹화하여 보급하고 있는 유명 목사들의 설교를 애(愛) 시청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는 가까운 미래입니다.

모쪼록 교회뿐만 아니라 교단도 이런 일이 닥치면 응급조치하듯이 설익은 정책만 내놓지 말고, 미리미리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미래목회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필자도 온라인 예배를 완전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어떻게 교회 공동체와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서로 윈윈(win-win)하는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가 숙제입니다.

또한 교회 공동체의 필요성과 중요성 그리고 주일 공동 예배 및 주일 성수에 대한 의의와 중요성 등에 대해서도 젊은 신앙인들이 납득하고 받아들일 만한 신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다시금 그들을 교회 공동체로 불러들일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탈종교화 시대에 더이상 교회가 세상의 빛이요 소망이 되지 못하고, 교회와 목회자가 필요 없는 시대가 오는 것이 다가올 우리의 미래가 아닌 필자의 기우(杞憂)이기만을 간절히 소망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