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는 목사가 제일 잘 압니다
목사는 목사가 제일 잘 압니다
  • 송근종
  • 승인 2019.11.30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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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기저기서 교회 후임자나 사역자를 소개해 달라는 요청들을 받습니다. 그 이유는 요즘 신앙과 인격에 문제가 있는 목사 하나가 교회에 잘못 들어 왔다가 낭패를 경험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랜 기간 지켜 본 후배 목사들 중에 정말 인격과 신앙을 갖춘 목사를 소개해 달라는 것입니다. 잠깐의 인터뷰와 한 번의 설교로는 그 목사가 어떤 목사인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암튼 여기저기서 좋은 목사님, 멋진 사역자를 구하기 위해서 이런 저런 조건들을 제시합니다. 교인들이 목사를 잘 모르다보니 여러 가지 검증 시스템을 나름대로 구비해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최소한 과정이 이력서 검토, 설교 동영상 시청, 인터뷰 정도인 거 같습니다. 물론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서류 요청과 과정을 거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례로 고등학교부터의 성적증명서를 요청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성적으로 그 사람의 학업 성실성과 명민함을 보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요즘 사회에서는 그 부정적인 폐해 때문에 블라인드 채용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력서에 기재된 학력과 성적 그리고 스펙을 보지 않고 인터뷰를 통해서 그 사람의 창의성과 위기 대처법 그리고 말에서 풍기는 인품 등을 보고 채용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교회는 사회와는 달리 거꾸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인사에 있어서 이해관계가 그 무엇보다도 우선시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교회에 꼭 필요한 좋은 목사님을 모시는 것이 우선순위가 아니라 물질적으로 교회에 기여한다거나 아니면 교회 중직자들의 입맛에 맞는다거나 아니면 그들에게 순응하는 목사이거나 아니면 교차세습의 조건 등이 맞는 것이 우선순위가 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은퇴하는 목사님의 은퇴비까지 우선시 되면 그야말로 제대로 된 청빙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선배 목사님이 다른 지역의 교회로 옮기게 되자 남은 교인들이 떠나는 목사에게 어떤 목사님을 후임으로 청빙하면 좋겠냐는 의견을 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배 목사님은 교인들과 교회를 위해서 두 가지 조건을 이야기 하였다고 합니다.

하나는 ‘목회자를 청빙하는데 있어서 공정한 조건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력서야 기본적으로 받지만 학연, 지연, 가방끈, 낙하산을 앞세우지 말고 동일한 설교 본문과 시간을 주고 설교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물론 한 번의 설교로 그의 모든 설교 세계를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그 가운데 교회의 정서와 맞는 이를 청빙하라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객관적인 평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목회는 설교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목사가 예수님의 성품과 인격을 닮은 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도들의 시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목사의 시각으로 보면 좀 더 객관적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지내 온 목사들 세계에서 인정받는 목사라면 성도들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요즘 중대형 교회의 목사님들이 은퇴하거나 자리를 이동하면서 교회가 큰 혼란에 빠지고 있습니다. 그 틈을 타서 이단이 침투하기도 하고 신앙생활 잘하던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기도 합니다. 떠난 교인들이 감리교회가 아닌 다른 교단의 교회라도 출석하면 다행이지만 많은 경우 가나안 교인들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랑곳 하지 않고 이해관계를 우선시하여 후임자를 물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교회를 위해서라면 한번쯤은 목사들에게 물어봐 주면 어떨까 합니다. 어짜피 어떤 목사이건 간에 담임목사로 청빙해야 한다면 정말 목사가 인정하는 좋은 목사가 담임이 되어 개교회는 물론 감리교회를 살리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 서울에서 건축 빚으로 허덕이는 큰 교회가 ‘우리는 좋은 목사 필요 없다. 교회가 좀 더 어려워지면, 교회 팔아 빚 갚고 작은 데로 옮기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제발 헛소문이기를 바라며 좋은 목사들에 의해서 다시 한번 교회가 부흥하는 역사가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아직도 좋은 목사가 우리 곁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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