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나눔의 기쁨과 지방회가 할 일
순수한 나눔의 기쁨과 지방회가 할 일
  • 민돈원
  • 승인 2019.11.26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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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픔은 나눌수록 줄어든다.’는 말이 있다. 사실 받는 자의 기쁨도 크겠지만 어떤 점에서는 주는 자의 기쁨이 이보다 더 크지 않는가 싶다. 대부분의 교회가 그리하겠지만 11월 셋째 주 추수감사절이면 늘 그렇듯이 성도들이 가지고 온 각종 과일과 식품, 농산물 등 다양한 종류의 추수 예물들을 강단 앞에 장식하곤 한다. 그리고 난 이후 받쳐진 각종 예물들을 해마다 누구와 나눌까를 임원들이나 여 선교회원들과 상의하게 된다. 금년에는 내가 속한 중앙연회 동문들 중 어려운 교회와 나누기로 하고 동문 카톡방에 게시를 하였다.

드려진 각종 품목들을 살펴보니 1개 교회보다는 2개 교회정도 분량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어 제시한 결과 우선 신청한 경기도 광주와 동두천에서 목회하는 두 동문들이 필요하다는 응답을 보내왔다. 우리 성도들이 직접 전달할 수 없기에 흔쾌히 직접 찾아온 분들과 함께 만나 식사도 하고 또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가졌다. 우리교회는 지금까지 이렇게 강단에 받쳐진 추수감사절 열매들을 어느 해에는 지방 교회와 나누기도 하고, 또 어느 해에는 지역 주민경로당에 전달하기도 하면서 추수감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편 금년 추수감사절 헌금 또한 그 중 일부를 뜻 깊은 나눔의 기회를 가졌다. 이미 교인들에게 주보를 통해 광고하기를 이번 추수감사 헌금 일부는 지방 내 세 개 교회에 일정한 금액을 보내겠다고 공지를 했다. 그렇게 한 이유는 특별히 금년 들어 우리 지방 내 3개 처 교회가 새로이 건축 내지는 리 모델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다소라도 그들 교회에 힘을 실어주고자 직접 방문하여 전달하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지방을 위해 협조하는 마음을 우리 교회가 가지듯이 또 다른 면에서 모든 교회가 진정한 연합을 이루어 갔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다.

예컨대 지난주일 밤 우리 교회에서는 2000년대 초반 감독회장 역임하신 목사님을 초청하여 교회의 중요성을 교육하는 일일성회를 열었다. 특별히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돕고 홀사모 자녀들 장학금을 지급하는 일을 맡고 계시기에 다소라도 참여하기 위해 매년 모셔서 말씀을 듣고 장학헌금을 드리곤 한다. 이에 지방 감리사와 교육부 총무에게 공지하여 이 성회에 참여하도록 요청했다. 더욱이 지방 사경회가 없는 우리 지방의 실정을 고려하여 적어도 감리회에 검증된 전 감독회장 정도라면 평신도 임원들 교육의 강사로 손색없을 뿐 아니라 유익한 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강사를 초청하여 교육하려면 강사비 식사비 숙박비 등을 지출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교회가 일체의 경비를 전담하는 것은 물론 여기에 참석자들에게 제공할 기념떡까지 준비해서 참석을 기대했다. 감리사 역시 좋은 시간이라 여겨 2회에 걸쳐 자신이 직접 메시지를 각 교회 담임자들에게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가히 기적적이라 할 만큼 지방 내 단 한 교회 목회자도, 성도도 참석하지를 않았다. 이것이 감리회의 현실이고 지방 내 이기주의 성향의 현주소로 굳어져 가는 추세다. 이번 추수감사 헌금을 지방 내 세 교회에 전달한 것도 우리 교회가 이런 부정적인 면을 탈피하고자 하는데 있어 작은 본을 보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우리지방의 경우 최근 부담금이 해외여행부담금까지 합쳐 무려 경상비의 3%나 된다. 이런 부담금이 겨우 감리사나 각 총무 활동비 내지는 해외 연수비용에 충당되고 지방내 행사 위주의 경비로만 지출되고 있으니 엄밀히 말해 개체 교회에는 사실상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년 수 백 만원을 지방 부담금으로 의무납부하고도 개체 교회가 필요로 할 때 서로 협력하지 않을 바에야 굳이 지방회란 말이 필요할까 생각해 본다.

적어도 지방에 소속되어 부담금을 내며 의무를 다하고 있다면 1년 내내 그저 우리끼리 하는 행사를 위한 행사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지방 내 교회들이 서로 공조체제를 구축하여 개체 교회 행사가 있을 때에는 모든 교회가 그 교회 특성에 맞게 하나 된 교회로 서로 힘을 실어주고 협력함으로써 그 연합된 힘으로 그 지역에 창의적인 영향력을 주는 지방회로서의 자리매김하는 일을 연구하고 노력함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현실은 애석하게도 너무 본질과 이탈되어 가고 있다. 순수한 나눔의 기쁨이 비협조적이고 무관심한 지방 내 교회들로 인하여 그 기쁨이 반감됨을 경험하면서 앞으로 어디까지 협력해야 할지 심한 마음의 갈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작 점점 각개 전투하는 교회가 늘고 기껏 부담금이나 걷어 몇 몇 임원들 거마비 제공하는 그런 지방 들러리로 전락하는 교회로 존재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라고 하는 회의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타성에 젖은 유명무실한 지방으로 전락된 채 각 교회에 부담금 고통만 씌운다는 불만이 고조되어 지방회에서 탈퇴하고 싶다는 원성이 여기저기서 빗발치게 들려올 날이 머지않을 것이고 그 수명은 길지 않다고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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