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보다 설립이 더 많은 감리회로 역전되기를!
폐지보다 설립이 더 많은 감리회로 역전되기를!
  • 민돈원
  • 승인 2019.11.12 1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8년 6월 현재 감리회 본부가 각 연회자료를 모아 공식 집계한 기독교대한감리회 교회수는 6,402개 처이고 총교인수는 1,313,930이다. 동시에 지난 2019년1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감리회 본부 홈페이지 또는 감리회 월간지 ‘기독교세계’ 임면에 근거하여 조사해 본 결과 2018년 한 해 동안 전국과 미주연회까지 합쳐 개척 설립된 교회수는 56개처인데 비해 폐지된 교회수(통합포함)는 무려 92개 처였다. 그리고 2019년 1월부터 11월까지 역시 조사한 결과 설립된 교회수는 66개 처인데 반해 폐지(통합포함)된 교회수가 81개 처였다. 따라서 최근 2년간의 통계를 볼 때 개척 설립된 교회수가 122개 처인데 비해 폐지된 교회수는 173개 처로써 설립보다 폐지된 교회가 51개 처나 더 많다는 결론이다.

이 같은 결과를 분석해 보면 인구감소 등 여러 가지 사회 외부적 요인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러나 이보다 더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어느 땐가부터 신학교를 졸업하는 목회자 후보생들이 아예 교회개척을 꺼리거나 교회개척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너무 팽배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척은 힘들다, 개척교회는 안 된다. 개척해 보아야 영구 미 자립이다.’

등등의 부정적 마인드가 더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점에서 소명의식도 희박해져 가고 있고 영적 야성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야 정직한 고백이라고 본다.

내가 목회하고 있는 지방에 어느 미 자립교회 담임자 자리가 궐석이 되어 후임자를 물색중에 지방 책임자와 상의 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알아보고 관심을 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동문회 총회 때 공식적으로 광고를 했더니 내가 결정하는 건 아니지만 자그만치 현재까지 요청하는 분들이 5명이나 된다. 그러나 직접 지방 감리사에게 이력서 제출한 분들, 개인적으로 요청한 분들까지 합치면 그 한자리 놓고 몇 명이 경쟁해야 한다는 말인가?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그 교회가 자립교회도 아닌 목회자 사례비를 제대로 지급하기 힘든 미 자립교회인데도 이런 현상이다. 교인의 연령도 주로 70-80대 몇 명에 불과하다. 도시도 아니고 발전하는 지역도 아니다. 다만 예배당과 사택정도만 지어져 있는 교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더 열악하다고 생각해서 오겠다고 지원하는 분들, 안수 받을 담임지를 찾고자 해서 지원하는 분들, 연세가 많고 군인선교를 하기에 해 보겠다고 하는 분들 등으로 분류된다.

교회도 없는 곳에 교회를 세워 개척하던 그런 시대는 이젠 지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많이 든다. 찬송가 가사대로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가오리다...’의 찬송은 전설같은 찬송가로 남겨 둘 것인가? 한 때 이 찬송을 감히 부를 수 없던 때가 있었음을 상기해 본다.

최근에 듣기로는 신학생들이 교회에서 봉사하는 교육전도사도 웬만큼 사례 받고는 그 사역도 기피하는 현상이 많다고 한다. 오히려 교회 밖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쪽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에서 목회할 때 경험에 비추어 보면 교육전도사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 지방은 더 이상 말할 나위가 없다. 세간에 이름나고 대형교회인 경우는 좀 나을지 모르나 그 외에는 사역자 채용에 겪는 고충이 거의 비슷하다.

신학교에서 성경의 원문에 충실한 바른 복음을 학습 받지 못하고 너무 교회현장과 실존적인 삶과 동떨어진 자유신학사상이 아니라 적어도 때로는 늦게 하나님을 뜨겁게 경험한 그 때의 잊을 수 없는 소명 때문에 진정한 종으로서의 부름을 받아 교회를 통해 이 시대와 민족과 열방을 품게 하는 복음이 분명하다. 그런 그 길을 신학교를 통해 배양을 하고 이후 실제 목회지 현장에 나가 그 열정을 불태울 수 있어야 하건만 우리 감리회 현장이 그러한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명쾌하게 답을 내 놓을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 증거중의 하나가 미 자립 교회 담임자 자리 하나 생기면 서로 갈려고 하는 모습이 그 반증이고 더욱이 이보다 훨씬 규모가 있고 폼이 나고 대우가 출중한 교회 자리가 비는 경우에는 상상을 초월한 경쟁률과 함께 교권을 가진 자들이 압력을 행사하고 심지어 금전 거래까지 암암리에 들리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슬픈 현실이 되어 버렸다.

이에 우리 감리회는 제자리로 돌아가야만 한다. 개척정신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목회를 밥벌이 정도로 여기는 자들은 심각하게 지금 자리를 내놓을 용단이 필요하다. 모이면 으레 은퇴나 노후 걱정이나 하는 대화거리를 치워야 한다. 여기에 교권 가진 자들이 심심찮게 인사권과 재정권을 가지고 압력을 행사하려는 과욕과 허세는 내려놓아야 한다. 그래야 목회를 소명으로 여겨 시작하는 분들에게도 처음부터 쉽고 편하고 폼 나고 대우받으려다가 그런 전철을 밟기보다 힘들어도 보람을 가지고 다시 개척자의 정신을 가질 수 있는 목회 후보생들이 배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설립보다 폐지가 늘어나고 있는 작금의 감리교회가 반대로 역전하여 폐지보다 설립하는 교회가 많아지는 그런 날이 오게 되는 교역자 임면공고를 보게 될 것이고 그런 날을 희망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