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마을
갯마을
  • 김욱동
  • 승인 2019.10.24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종일 눈에 담아 온
박제된 바다가
숨어 있던 어둠 속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오자

까치발로 밀려온 파도는
발가락 사이사이로
모래알을 쓸어 가면서
물미역 냄새 한 줌을
던지고 달아났다

일렁이는 너울이
음울한 영혼의 조가를
토해낼 때면
홀로된 아낙의 가슴은
하얀 동공이 되고

가물대는 화톳불 하나
혼불로 떠돌다가
산고를 치른 여인의
터진 뱃살 무늬같이
어둠이 찢어지는 새벽

널브러진 넝마 되어
못 다한 얘기
한 토막 남긴 바다는
다시 정물이 되어
눈동자 속으로 숨어들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