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기도 잠자는 돈
장롱 기도 잠자는 돈
  • 민돈원
  • 승인 2019.10.1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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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금융 감독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휴면계좌(休眠計座), 즉 거래가 없이 잠자는 돈이 1조 5천억이라고 한다. 이같은 원인은 은행 예금, 보험금 등을 비롯해 미환급 공과금 또는 초·중·고교생 자녀가 있는 학부모의 경우 스쿨뱅킹을 이용해 급식비, 현장학습비 등을 납입하는데, 자녀가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해당 계좌를 해지하지 않고 그대로 둔 채 거래가 없는 경우 등으로 다양하다.

이렇듯 주인이 나타나지 않은 돈은 일정기간 지나면 국가기관에 귀속되어 ‘미소금융재단’으로 넘어가 저소득층 근로자 등 복지 사업에 쓰인다고 한다. 단, 뒤늦게 이를 알고 찾고자 할 때 '휴면계좌통합조회'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이 되면 다시 돌려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지난 주 성도들과 식사를 하다 당시 어느 연세가 많아 세상을 떠나신 교인 한 분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내용인즉슨 그 교인이 떠날 때 그 연세 드신 교인 통장에 적지 않은 수억의 돈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세상 떠나실 때 제대로 한 번 쓰지 못하고 그대로 남겨두었는데 그 돈을 자녀들 가운데 어떻게 해서 사이가 좋지 않게 되었다. 라는 그런 내용이었다. 이런 경우는 종종 그들의 남편이나 조상으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아 모아 둔 연세 드신 분들에게서 들을 수 있는 스토리이다.

이처럼 통장을 거래하다가 중단되다보니 오랜 시간 그대로 둔 채 잊어버려 잠자고 있는 돈이 있는가 하면, 옛날 연세 드신 분들 중에 땅도 있고 재산도 물려받았으나 돈 계산도 어둡고 어디에 어떻게 쓸 줄을 몰라 방치된 상태로 있는 경우, 혹은 이런데 눈이 밝은 약삭빠른 자녀들 가운데 이를 안 자녀가 빼내가는 경우이다.

전자의 경우 본인이 뒤늦게라도 알면 그대로 찾을 수라도 있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는 평생 모으기만 했지 제대로 한번 쓰지 못하고 쌓아 두었다 세상 떠나면 얼마나 불행한 사람인가? 더욱이 이 재산 소유권 때문에 자녀들 사이에 재산 분쟁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면 이를 일컬어 설상가상(雪上加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어느 유익한 면허증이든 그것을 취득하기까지 열심히 노력했을지라도 정작 쓰지 못하고 장롱속에 있는 이른바 장롱면허증이 되는 한 아무 유익이 없고 효력을 상실한 것처럼 그 용도에 맞게 사용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인생의 손실과 다름없다.

내가 보건대 교인들 가운데도 자기 땅만 늘리고 자기 재산 증식에 관심하여 더러는 쌓아 둔 분들이 있다. 문제는 그런 분들이 제대로 선한 일에 부요한 자가 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왜냐하면 그런 교인들 가운데는 지난 세월 너무 가난하게 살다보니 모으는 줄은 알았는데 당장 내가 속한 교회를 위해 다음세대를 위해 의미있게 사용한다든가, 아니면 사회 공익과 대의를 위해 사용하는 일에 학습이 되어있지 못하여 내민 손, 편 손의 삶을 살아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할 수 있는 권세와 같은 기도 면허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장롱속에 사용 한번 못하고 그대로 둔 운전 면허증처럼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지 깊이 자성해 볼 일이다. 동시에 교회를 위해 선한 일에 쌓아 둔 재산 한 번 제대로 드리지 못하고 일생을 쌓기만 하고 정작 자신은 누리지도 못한 채 세상 떠난 후 그 재산이 원치 않는 곳으로 흩어져 버렸다면 잘 못 산 인생이다.

이제부터라도 휴면기도 면허증 끄집어내서 제대로 사용하자, 휴면통장속의 잠자는 재물 내 손에서 만지작거리지 말고 주의 영광을 위해 우리 자녀 다음세대 역사적인 큰 인물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주의 손에 드려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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