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서
대학로에서
  • 김욱동
  • 승인 2019.10.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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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앞 마로니에 길
울창한 숲 사이 나그네가 쉰다
특이한 차림꾼들의 춤사위
길 건너 영안실에선 곡성

비둘기 내리기 전
길바닥에 떨어진 콘 칩 하나
가을 햇살이 날름 삼키면
건널목 신호 앞에 선 마지막 문상객

서사와 서정의 줄타기
어둠이 내리는 대학로가
혼란의 소도구가 되는 시간
비상등을 깜박이며 영구차가 움직이고

베어링이 망가진 볼펜으로
허접스러운 언어를 조립하는 동안
영정을 모신 차가 서서히
벽제 방향으로 선두에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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