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따러 가세~~’ 단상(斷想)
‘뽕따러 가세~~’ 단상(斷想)
  • 송근종
  • 승인 2019.09.22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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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따러 가세’는 요즘 트로트 계에서 대세(大勢)라고 하는 가수 송가인이 접수된 시청자들의 사연과 함께 찾아가서 노래를 불러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연 신청자들이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그가 동네에 나타났다는 소리만 들리면 금방 주변이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 중 어떤 유명한 목사님이 나타났다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바램은 인산인해는 아니라 할지라도 여기 저기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말씀을 듣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트로트를 즐겨듣지 않지만 한 두 번 이 방송을 보면서 사람 구경하는 재미로 가끔 시청하고 있습니다.

먼저 송가인이라는 가수를 보면 정말로 노래를 잘 부르는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그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면 오늘 부르고 내일 죽을 것 같이 매번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릅니다. 저러다 목이 쉬어 금새 은퇴하는 거 아닌가 하고 우려할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매번 심혈을 기울여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뿐만 아니라 객석에서 신청곡을 요청하면 거의 마다하지 않고 즉석에서 악보 하나 보지 않고 불러 댑니다. 아마도 그의 머릿속에는 대부분의 트로트 노래 가사들이 암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혀를 둘러 댈 수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그러면서 내 자신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과연 죽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목회하고 있는가?’, ‘나는 과연 목사가 되어가지고 성경 말씀이나 찬송가를 얼마나 암송하고 있는가?’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송가인 가수는 그렇게 노래 부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리며 노래 불렀을까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프로그램의 준 애(愛)시청자가 된 이유는 신청자와 주인공들 때문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오는 사연은 모두가 다 안타까운 일들이 많은데, 그것을 위로해 주기 위해서 신청자는 물론 출연자들도 한마음이 되어 마음 쓰는 것이 보여서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루어질지 모르는 가운데서도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신청 사연을 보내는 그들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애절합니다. 그 마음들이 보여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흐릅니다.

그러면서 목회 현장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성도들 가운데 그런 안타까운 사연들을 가지고 애타게 목사님을 찾고 있는 이들은 없는지. 그때 과연 나는 그 자리에 있었는지. 마음이 우울했습니다.

요즘 심방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성도들의 사정과 형편을 우선 고려하는 차원에서 신청하는 성도들만 심방 한다는 것이 요즘 목회자들 가운데 대세인 거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말로 문제가 있는 이들은 심방을 잘 요청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위로와 심방이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그 자신이 정말로 길을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쉬운 길인 목사를 찾는 일조차도 보이지 않아서 혼자 끙끙대며 앓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심방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말을 하기보다는 함께 울어주고 듣는 것임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게 됩니다.

“가인이어라~~”를 외치면서 전국 방방골골에서 위로와 기쁨을 주고 있는 송가인에게 뒤쳐지지 말아야겠습니다.

“송목사 왔습니다. 문 열어 주세요 권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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