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하는 리브가
자원하는 리브가
  • 이구영
  • 승인 2019.09.1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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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 할아버지가 140세 가량 되었을 때, 아내 사라는 죽은 지 3년이 되었고, 그의 집에는 아들 이삭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이미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복을 주심으로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서 돈도 많고, 땅도 많고, 거느리는 사람도 많은 그 지역에서는 최고의 유지가 되어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창 24:1] 아브라함이 나이가 많아 늙었고 여호와께서 그에게 범사에 복을 주셨더라

아들의 결혼을 위해 기도하던 아브라함은 자신의 고향에 가면 자기의 동생 나홀이 있고, 나홀의 후손들 중에는 며느리 감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어느 날 늙은 종 한 사람을 불렀습니다. 그는 아브라함의 모든 재산을 관리해주는 아주 믿음직스러운 사람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종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네 손을 내 넓적다리뼈 아래에 넣어라. 그리고 하늘과 땅의 하나님이신 여호와 앞에서 나에게 약속을 하여라. 내 아들의 아내가 될 여자를 여기에 사는 가나안 여자들 가운데서 얻지 않고, 내 고향, 내 친척의 땅으로 가서 내 아들 이삭의 아내 될 사람을 데려오겠다고 말이다."
약간 당황한 종은 아브라함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그런데 사장님, 그런데 주인님! "만약 그 여자가 저를 따라 이 땅으로 오려고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요? 주인님의 아들을 데리고 주인님의 고향으로 갈까요?"

그러자 늙은 아브라함이 종에게 말합니다. "안 된다. 내 아들을 그리로 데려가면 안 된다. 여호와께서는 하늘의 하나님이시다. 주께서 나를 내 아버지의 고향, 내 친척의 땅에서 이끌어 내셨다. 그리고 '내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겠다.'고 나에게 약속하셨다. 그러니 당연히 주께서 천사를 네 앞에 보내셔서 내 아들의 아내를 데려오는 일을 도와주실 것이다. 네가 거기서 내 아들을 위해 아내를 골라라. 만일 여자가 너를 따라 오기를 원치 않으면, 그건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일이다. 너는 이 약속에 책임이 없다. 하지만 내 아들을 그리로 데려가서는 안 된다."

드디어 늙은 종과 아브라함 할아버지는 약속을 하게 되었고 이제 늙은 종을 짐을 챙기기 시작합니다. 가까운 거리가 아닙니다. 지금 아브라함이 살고 있는 곳에서 며느리 감을 구해 오라고 보내는 나홀의 성! 갈대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우르라는 땅 까지는 약 800km가 되는 아주 먼 곳입니다.
혼자 갈수는 없습니다. 사막을 지날 때 산적 떼들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호위무사들도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두 달 이상을 가야 하기 때문에 식량도 많이 필요합니다. 옷과 사막에서 잠을 잘 때 덮어야 하는 이불도 있어야 합니다. 종은 이런 저런 계산을 한 후에 아브라함의 낙타 열 마리를 이끌고 길을 떠났습니다.
당시의 교통수단이던 낙타는 보통 300kg정도 되는 짐을 싣고 하루에 16km정도를 걷는 짐승입니다. 꾸준히 걸으면 하루에 18시간도 걷는데 물을 많이 먹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마실 때는 많이 먹습니다. 낙타는 한 번에 약 50리터의 물을 마십니다. 한 30분정도 걸린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목적지에 거의 도착하게 되자 늙은 종은 구체적으로 기도를 시작합니다. “하나님! 이제 하나님께서 인도하셔서 거의 도착은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준비해 놓으신 며느리 감을, 저의 집안의 안방마님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요? 기도하던 중에 지혜를 주셨습니다. 그는 이야기 합니다. 하나님! 우리 집안이 커서 다스릴 사람도 많고, 살림살이도 많은데 이 큰 살림을 해내려면 아무래도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다른 사람들을 잘 챙겨주는, 사랑도 많고 너그럽고 넉넉한 마음의 사람이어야 하고 몸도 건강해야 할 텐데 제가 제안을 하나 하겠습니다. 제가 우물가에 가서 앉아 있다가 물을 길으러 나오는 여자들을 보고 나에게 물을 좀 주세요! 라고 할 때 단순히 물만 주는 여자가 아니라, 저 낙타들에게까지도 물을 마시게 할까요? 라고 친절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며느리 감인줄 알겠습니다. 그러니 제무지함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렇게 인도해주시기 바랍니다.“

간절히 기도하고 이제 늙은 종은 우물곁에 앉아 있었습니다. 보통 우물가에는 여자들이 나옵니다. 특별히 젊은 여자들이 물을 길으러 우물에 오곤 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산이 많은 지역은 땅을 깊이 파지 않아도 우물이 터져 나와서 그 깊이가 몇 미터 되지 않지만, 사막을 그렇지 않습니다. 워낙 물이 귀한 곳이라 적어도 10미터 이상을 파고 내려가야 물이 모여집니다. 때로는 비가 와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우물도 있지만 대부분은 깊이 파서 물을 모아 놓았습니다. 도드레를 설치하고 두레박을 내려서 물을 길어 올립니다.

두레박 가득 채우면 물이 몇 리터쯤 될까요? 우물의 깊이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두레박에 물을 가득 채우면 3리터가 되지 않습니다. 10미터 깊이의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올리려면 꽤 무겁습니다. 두레박에 들어가는 물이 3-5리터.. 올려 오다보면 두레박의 반 정도 찹니다. 10미터 깊이의 우물에서 두레박을 이용해서 물을 끌어올리려면 끈을 몇 번 잡아 당겨야 할까요? 한번에 50센티라고 해도, 두 번에 1미터, 20번은 해야 물이 올라옵니다. 5리터 사이즈 두레박에 3리터 정도가 올라온다고 보시면 거의 맞습니다. 그리고 두레박질도 한 두 번이지 이걸 20대 여자가 10번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낙타가 몇 마리이었다고요? 10마리입니다. 낙타 한 마리당 몇 리터의 물을 먹는다고요? 50리터입니다. 10마리면 500리터, 두레박으로 하면 몇 두레박이예요? 한 두레박에 3리터씩 올라온다고 볼 때, 166.6번을 해야 됩니다. 흘리는 물의 양도 계산해보면 대략 170번 이상을 계속해서 두레박을 내리고 끌어 올려야 가능한 일입니다.
더운 나라에서 20대 젊은 여자가.. 가능할까요? 아주 힘든 일입니다.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강제로 주인이 시키면 종들이 하는 일이지 자원해서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늙은 종이 불가능할 것 같은 제안을 하나님께 하는 것입니다. 제가 물을 달라고 할 때 낙타에게까지 물을 주겠다는 여자가 있으면 그 사람을 며느리 감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종이 기도를 마치기도 전에 마침 리브가라는 여자가 성에서 나왔습니다. 리브가는 브두엘의 딸입니다. 브두엘은 아브라함의 동생인 나홀의 아들입니다.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의 손녀 리브가.. 리브가는 어깨에 물동이를 메고 있었습니다. 물동이가 무겁다는 뜻입니다. 리브가가 성 밖 우물가로 내려가서 물동이게 물을 채워가지고 올라왔습니다. 그 때에 종이 리브가에게 달려가서 말했습니다. "당신의 물동이에 있는 물을 좀 먹게 해 주십시오."

쉬운 성경은 이 후의 이야기를 이렇게 번역합니다.
[리브가가 말했습니다. "내 주여, 마시세요" 하며 급히 어깨에서 물동이를 내려 종에게 마시게 했습니다. 종이 물을 다 마시자, 리브가가 말했습니다. "제가 물을 길어다가 낙타들에게도 마시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리브가는 물동이의 물을 여물통에 쏟아 부은 다음, 다시 우물로 달려가서 물을 길어와 모든 낙타들이 물을 마시도록 했습니다. 종은 여호와께서 이번 여행을 성공적으로 인도해 주셨는지를 확실히 알고 싶어서, 리브가의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 보았습니다. 낙타들이 물을 다 마신 다음에 종은 리브가에게 반 세겔 쯤 나가는 코걸이 하나와 십 세겔쯤 나가는 금팔찌 한 쌍을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종이 물었습니다. "아가씨는 어떤 분의 따님이신지요? 아가씨 아버지의 집에 우리들이 하룻밤 묵어갈 방이 있겠는지요?"
리브가가 대답했습니다. "제 아버지는 밀가와 나홀의 아들 브두엘입니다." 리브가가 계속 말했습니다. "우리 집에는 낙타에게 먹일 여물도 있고, 여러분이 하룻밤 묵어가실 수 있는 방도 있습니다." 종은 머리를 숙여 여호와께 예배드렸습니다. 종이 말했습니다. "제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신 여호와를 찬양합니다. 여호와께서는 제주인에게 은혜와 자비를 베풀어 주셔서, 저를 제 주인의 동생 집으로 인도하셨습니다." 리브가는 달려가서 식구들에게 이 모든 사실을 알렸습니다.]

결국 이것이 인연이 되어서 리브가는 늙은 종을 따라서 가나안땅으로 오게 되었고 그는 이삭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이 긴 이야기에서 우리가 배우게 되는 리브가의 사람 됨 입니다.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자원하는 심령이라는거 아시나요?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이 신앙생활을 잘 하도록 많은 영양제들을 주셨는데 그중에 하나가 자원하는 심령입니다. 누구에게나 다 주셨습니다.

- 불쌍한 사람들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
-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
-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먹여주고 싶고,
- 예배시간에 기침을 심하게 하시는 분들을 보면 물을 가져다주고 싶은 마음,
- 불이 난 것을 보면 끄고 싶은 마음이 다 자원하는 심령입니다.

이것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단지 어떤 사람들은 이 마음을 계속 키워나가서 점점 더 큰 자원하는 심령의 사람이 되고 어떤 사람은 이것을 꼭꼭 잠가 놓아서 마음이 점점 좁아지는 것뿐입니다. 늘 계산을 하다 보니까, 내가 손해나는데, 내가 힘든데, 내가 억울한 일 당할 수 있는데 그래서 주저주저하는 것인데 리브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늙은 할아버지!
두 달이나 여행을 했으니 얼마나 초췌하고, 초라했겠습니까? 그 늙은 할아버지를 보면서, 낙타의 물주머니가 탱탱해야 하는데 쭈그러들어서 목 말라하고 지쳐 보이는 낙타를 보면서 자원하는 심령에 불이 붙었습니다. 내가 힘들지만, 어렵지만, 땀도 나야하고 기운도 빠지지만 저분들과 저 낙타들을 내가 살려야 하겠다는 자원하는 마음을 몸으로 살아내었습니다.

여기에 그리스도인의 길이 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낙타에게 까지 물을 주던 리브가는 아주 귀한 선물 두 가지를 받았습니다. 하나는 그날 받은 축복입니다. 그날 받은 선물입니다. 반 세겔 중 금고리 한 개를 받습니다. 열 세겔 중 금 손목거리 한 쌍을 받았습니다. 세겔이라는 말은 무게의 단위를 말하는데 요즈음 도량형으로 환산을 하면 약 11.42g 에 해당을 하고, 중 이라는 말, 한 세겔 중 이라거나 반 세겔 중 이라거나 하는 말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그 무게에 해당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면 반 세겔 중이라는 것은 요즈음으로 환산을 하면 6g이 조금 안 나가는 무게가 됩니다. 또 열 세겔 중 금 손 목고리 한 쌍이면 열 세겔 짜리가 둘인데 한 세겔이 11.42g이면 열 세겔이니까 114g이 됩니다. 요즈음 보통 금 한돈이 몇 그램인지 아세요?
3.75g 그럼 3돈이면 11.25g, 한 세겔이 11.42g이니까 우스리 떼고 쉽게 계산을 해도 한 세겔이 3돈으로 보면 되는데, 은도 아니고 금 3돈이 한 세겔이면, 리브가라고 하는 이 여인이 자원해서 스스로 모든 약대에 게 물을 먹인 후에 받은 수고의 대가는 반 세겔 중 금고리 한 개면 금 한 돈 반입니다.
거기다가 10세겔 중 금 손 팔지 한 쌍이면 20세겔 이니까 1세겔이 금 3돈이면, 금 60돈. 총 금 61돈, 1돈이 223,000원 * 61.5 = 13,714,500원. 시간적으로도 한 두레박에 1분이나 2분, 170두레박, 200분 정도, 오전 4시간 땀 흘려 일하고 13,714,500원!

뿐이 아닙니다.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호사유피 인사유명!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는 것인데 리브가는 그만한 이름을 남기는 여인이 되었습니다. 한 시대 한 부족을 이끄는 여성이 되었습니다. 자원하는 심령은 당장은 힘들지만 우리 삶을 더 풍성하게 하는 영양제가 되는 것을 물론이요, 하늘의 상급이 있음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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