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서 매실수확! 그런데 궂은 날?
비가 와서 매실수확! 그런데 궂은 날?
  • 민돈원
  • 승인 2019.08.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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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무심코 사람들이 내뱉는 말 가운데 비가 오면 ‘궂은 날씨...’라고 예사롭게 사용하는 말을 듣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뭐든지 지나치면 문제가 되는 경험을 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비가 온다고 ‘날씨가 나쁘다’, 또는 ‘좋지 않다’. 라고 하는 것은 엄밀히 따지고 보면 사실 올바른 표현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눈이 오는 것이나 바다에 폭풍이 이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 속에는 또 다른 생명의 보존을 위한 원리가 들어 있다. 그렇다고 일 년 내내 비 한 방울 없이 밝은 햇빛만 쨍쨍 내리쬔다고 우리 판단으로 이런 날씨만을 좋은 날씨라고 말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추위와 더위, 햇빛과 비와 눈, 심지어 폭풍까지도 때에 따라 적절하게 하늘에서 내리고 비춰주어야 만이 농사도 잘되고 수산업도, 그리고 공산품 등도 모름지기 적기에 수확하거나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일전 주택을 새로 잘 짓게 됨을 감사해서 예배드리게 된 성도 가정을 심방하였다. 이 가정은 매실농사를 하는 권사님 가정이었다. 아버지 권사님은 교회를 꾸준히 잘 출석하시는 분이시다, 그러나 장남은 전에는 신앙생활을 잘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아버지와는 달리 이런저런 사정으로 살아가기 바쁜 50초반의 아들이다. 그래도 이 아들이 있기에 매실을 수확하면 인터넷으로 판로를 전국망으로 알아보고 소비할 수 있기에 아버지 권사님으로서는 아들이 고맙기만 하다.

그날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그 아들로부터 금년 매실 수확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듣게 되었다. 그 중요한 소재가 다름 아닌 앞에서 언급한 비에 관한 이야기였다. 밭작물이나 벼농사, 그리고 과수 농사하는 분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연의 혜택이 두말할 나위도 없이 하늘에서 내리는 비다. 그런데 금년에는 이 비가 너무 오지 않은 극심한 가뭄으로 이 가정의 그 많은 매실이 거의 열리지 않아 한참 수확철인 지난 7월초까지만 해도 수확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침 새로 집을 지으면서 판 지하수로 약 20톤에 가까운 물을 인공적으로 뿌렸으나 그 수고에도 불구하고 기대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포기상태에 있었는데 집을 다 완공하고 난 7월초 이후 그 당시 이틀 동안 가평에 꽤 많은 비가 내리게 되는 날이 있었다. 아들의 말에 의하면 그 전에 아무리 지하수로 물을 주어 살려 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는데 그 때 하늘에서 흡족하게 내린 글자그대로 단비 이후로 대량 수확을 하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 말을 듣고 있다 내가 건넨 말 ‘그것 보세요, 사람이 아무리 애쓰고 노력한다고 다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이렇게 도와주셔서 제 때에 비 한번 내려주시면 살길이 열리는 것 아니겠어요?’ 했더니 그 말에 전적으로 수긍했다. 그리고 예배 시간 내내 찬송도 잘하고 이미 다 알고 있는 사도신경도 주님 가르쳐주신 기도도 침묵하지 않고 소리 내어 드리는 모습이 다른 때와는 달리 마음과 몸이 예배 자리에 있음을 밝은 얼굴 표정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 아들이 하는 불만중의 하나는 아버지는 주님을 믿는다고 하고 기도한다고 하면서 비가 안와서 각정, 매실 딸 걱정, 팔 걱정만 하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평소 옆에서 듣고 있는 아들 입장에서는 그런 소리가 듣기 싫었던 것이다. 아마도 아들 입장에서 볼 때 하나님께 맡겼으면 그런 걱정하는 모습은 안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아버지를 사랑하기에 안타까워서 하는 말일게다. 그 아들은 ‘아버지가 체험적인 신앙이다.’ 라는 말도 덧 붙였다.

사실 그 권사님의 지나온 가정사 이야기를 들어보면 드라마틱한 간증이 적지 않다. 그 장남이 죽음의 고비를 넘긴 간증 등 여러 가지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아 살아오게 되었다는 체험적 신앙을 가진 분이었다.

이번 심방중에 그 아들이 들려준 이틀간의 비로 인한 대량의 수확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비야말로 ‘복된 장마비’란 말씀이 생각났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 심지어 기도중에도 무심코 사용하는 말 중에 삼가 선택해야 할 용어가 있다.

그것은 이미 지적한대로 비가 오는 날을 궂은 날씨라든가, 날씨가 좋지 않다든가 하는 말은 이제부터 지양해야 하고 더욱이 기도하는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용어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내 입장만 보고 살다보면 자칫 우리가 그런 말을 사용하게 되기 십상이고 그런 잘못에 빠질 수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마도 짚신 장사 우산 장사를 둔 아들들의 교훈이 이럴 때 새겨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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