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편 내편이 아닌 하나님 편에 선 목사
니편 내편이 아닌 하나님 편에 선 목사
  • 민돈원
  • 승인 2019.08.06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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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논리란 내편, 내 진영이 아니면 적. 혹은 틀렸다는 식으로 극단적 대립의 논리를 펼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진보는 보수를. 보수는 진보를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 안에 협의와 합의를 만들어 낼 마음의 공간이 없다. 개인이든 집단 간이든 이러한 각각의 주장과 신념을 달리하는 양극화(polarization)현상이 최근 갈수록 심화되어 가고 있는 양상이다.

넓게는 남북 통일논의를 비롯하여 대통령 탄핵에 대한 부수와 진보의 첨예한 대립, 현 정권에 대한 세대, 계층, 지역간의 전반적인 입장차이, 기독교계 내부에서의 보수, 진보 계열간의 극단론, 그리고 최근 한국을 무역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는 일본정부의 무역전쟁 선전포고에 대한 고조된 반일 감정시각 차이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진영논리의 극명한 대립은 도리어 양 극단의 어느 쪽도 동의할 수 없다는 모순에 빠지게 만든다.

특히 이번 일본의 식민지 망령이 되살아나는 듯한 이런 조치에 대해서도 기독계 일부 목회자들의 설교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고 있는 현실이다 어떤 설교자는 ‘아베 정부에 대해 대한민국은 2차 대전 때 일본의 식민지로서 일본과 함께 (전쟁에 참여했으니) 전쟁의 전범이에요. (한일 협정을 통해) 일본이 한국을 독립국으로 인정해준 거예요. 은혜를 원수로 갚는 대한민국에 대하여 하나님께서는 과연 어떻게 처리하실 거 같냐" 그런가 하면 또 정치인들을 교회 강단에 종종 세워 정치적 발언을 하도록 해서 성도들에게 시사강좌를 이어가는 침례교회 어떤 목사는 "일본이 멸망시키지 않았어도 멸망할 수밖에 없는 그러한 구조를 가지고 있던 그런 나라가 조선입니다. ..." 그 외에도 심지어 “친일까지 가야 한다.”는 등의 설교가 아닌 자신의 신념과 사상을 회중들에게 강제 주입함으로써 세상 비난거리의 중심에 목회자가 또다시 도마에 올라 낯부끄럽게 하는 시국이다.

진영논리는 주로 정치인들의 정치기법이라고 몰아붙이는 경향이 많지만 가만히 들여다 놓고 보면 정치적이고 세속화된 기독교계에서도 이에 못지않게 극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예컨대 일부 편향된 신학적 도그마, 왜곡되어 오래 길들여진 일탈된 신앙습성, 그리고 교회의 사유화로 인한 절대교권을 가진 제왕적 목회자들의 탈선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지금까지 지적한 이같은 진영논리가 정치인 못지않게 심하게 나타나는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나님과 교회와 세상을 어떻게 잘 연결시켜주고 해석해 주느냐? 에 따라 예수님의 가장 중요한 주제인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질 것이다. 즉 하나님과 교회, 교회와 세상, 세상과 하나님과의 간격을 연결시키고 좁히는 것이 다름 아닌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이를위해 건전한 신학이 필요하고, 순전한 믿음이 요구되며 그리고 지혜로운 지도자를 세워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함으로써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뤄지게 된다고 본다. 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이 땅에 교회를 세웠고 지도자를 세워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을 위해 사명을 맡긴 것이다.

이러한 때에 기독교마저 여기에 사사로운 신념이나 내편인가 니편인가? 라는 진영논리가 개입할 수는 없다. 세상의 기세가 날로 더 거세지고 험악해져 가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의 사조나 세상의 풍조는 반드시 변한다. 그러나 성경의 진리는 변하지 않음을 믿는다. 따라서 목회를 하면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목사는 니편 내편하며 편 가르기 해서는 안 된다는 여러 현장을 접하곤 한다. 뿐만 아니라 이 노선 저 노선 기웃거리는 줏대 없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다만 오직 한 가지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 편에 서 있는지에 대한 정체성 부분을 매순간 물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교회가 해야 할 가장 급선무는 무엇일까?

자체적인 소모적 논쟁과 경쟁을 하고 있는 우리만의 허공을 치는 리그전을 지양하고 하나님 나라 복음이 의미하는 그 본연의 자리로 하루속히 돌아오도록 자체 정비부터 서둘러야 할 때이다. 그 일환중의 하나가 목사인 나와 같은 이 땅의 목회자들이 먼저 건강한 신학에 서 있음으로써 자기 도그마-신념과 이념-에 갇혀진 동굴에서 나와 균열되고 깨지고 망가지고 병든 세상을 통합하고 봉합하고 치유하는 일에 오랜 무지와 안일과 타성과 침묵을 깨고 나서야 할 책임이 누구보다도 크다고 할 것이다.

목회자는 이 세상 사람들이 다양한 문제들을 접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중심을 잘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싶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맡겨준 설교단에서 자기주장이나 자기 말 하지 않고 삼위일체 하나님 나라 복음을 온전하게 전하는 일에 몸과 시간 받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때 이 땅에 희망의 서곡이 다시 울려 퍼지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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