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부활절 새벽예배 및 남북공동기도문 공개
교회협 부활절 새벽예배 및 남북공동기도문 공개
  • 송양현
  • 승인 2019.04.2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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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이승희 목사)는 21일 부활절 새벽 5시 30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연동교회에서 ‘그리스도와 이웃과 더불어 흔쾌한 부활’이라는 주제로 부활절새벽예배를 드렸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원성웅 감독 설교

‘3‧1운동 100년, 함께 만드는 평화’라는 부제와 함께 십자가, 성서, 기도문, 그리고 임사자들이 입장했고 고난주간 고난의 현장에서 작성된 기도문으로 기도했다.

설교를 맡은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원성웅 감독은 “주님이 베푸신 십자가의 사랑과 구원은 죄악의 만연한 세상 속에서 일어난 신비한 사건”이라며 “누구든지 예수를 믿으면 죄 사함을 얻고 구원을 얻게 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신비한 구원의 방법이자 길”이라고 설교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권세와 능력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음에서 다시 일으키셨고 이로 인해 인간들의 모든 죄악은 깊은 곳에 묻히게 됐다”면서 “믿음의 자녀들인 우리도 부활의 자녀가 됐기에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남과 북이 부활이 생명으로 가득 차 통일이 될 그날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주문했으며 “세월호의 아픔으로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이 예수그리스도의 부활 신앙으로 치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예배에서 참석자들은 세례언약의 갱신 순서를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께 헌신하기로 결심하는 엄숙한 약속인 세례언약을 갱신함으로써 모든 어둠과 불의, 폭력을 거절하고 새로운 피조물로 하나님을 충실히 믿고 주님의 길을 따르겠다”고 서약했다.

이어 중보기도에서는 △희망과 연대의 역사를 위해(황세택 장로, 기장 초원교회) △남북평화와 통일을 위해(황영태 목사, 예장 안동교회)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공효순 목사, 감리회 종로지방 감리사) △생태 위기의 지구에서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전성수 목사, 대한기독교서회) △행복한 인류 공동체를 위해(김영수 국장, YMCA) 기도했다. 공효순 목사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하나님의 정의가 펼쳐지는 세계를 위해 일하는 우리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 달라”면서 “하나님의 사랑은 차별이 없음을 가슴 깊이 깨닫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한편, 이날 예배에서는 ‘2019 부활절 남북교회 공동 기도문’ 초안이 공개됐다. 교회협은 조선그리스도교련명에 공동기도문을 제안했으나 아직 응답을 받지 못한 상태이며, 이날 황건원 목사(교회협 화해통일위원회)가 낭독했다. 공동기도문에서 교회협은 “평화를 향한 돌이킬 수 없는 이 길을 남과 북이 손잡고 나아갈 때 어떤 장애물이 있어도 기필코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간구한 뒤, “한반도에 종전 선언과 평화 조약, 그리고 비핵화를 통해 평화 체제를 만들어 가게 해 달라”는 내용과 “분단과 전쟁, 냉전과 체재로 이어지는 적대와 반목을 끝내고 한반도의 평화의 빛이 동북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게 해 달라”는 내용 등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100년 전 이 땅에서 일제에 항거해 온 겨레가 하나로 일어섰듯이, 2019년 남과 북 우리 겨레가 믿음과 평화의 손을 잡고 다시 일어서게 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인영남 목사(기장 서울노회)의 집례로 성찬이 진행됐고 총무 이홍정 목사는 코이노니아를 통해 부활의 기쁨을 참석자들과 함께 나눴으며 이성희 목사(교회협 회장)가 축도했으며, 이날 예배에서 드려진 헌금을 ‘고려인 독립운동기념비 건립’에 사용하기로 했다.

2019 부활절 남북(북남) 교회 공동 기도문 (초안)

부활의 주님,
절망과 고난의 십자가를 넘어 부활의 새벽을 맞아 이제 더 이상 죽음에 매어 있지 않고 생명의 새 시대를 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의 부활이 오늘 한(조선)반도의 평화의 봄을 경작하는 새 역사로 나타나게 하옵소서. 산마다 들마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한껏 어우러지고 맑고 따뜻한 봄바람이 백두에서 한라까지 자유롭게 넘나들 듯이 반만년 우리 겨레의 마음도 분단과 냉전의 장벽을 넘어 산 따라 강 따라 마음껏 왕래하며 하나 됨을 느끼게 하옵소서.

은총의 주님,
작년 우리는 판문점의 기적을 떨리는 가슴으로 지켜보았습니다. 분열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이 평화와 통일, 번영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70년 넘게 우리를 짓 눌러왔던 분단의 장벽이 무너져 내렸고, 우리는 새로운 화합과 상생의 시대로 힘차게 출발하였습니다. 평화를 향한 돌이킬 수 없는 이 길을 남과 북(북과 남)이 손잡고 나아갈 때 어떤 장애물이 있어도 기필코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옵소서.

평화의 주님,
70년이 넘도록 전쟁의 고통을 끝내지 못하고 있는 한(조선)반도에 종전선언과 평화조약, 그리고 비핵화를 허락하시어 평화체제를 만들어 가게 하옵소서. 분단과 전쟁, 냉전과 제재로 이어지는 적대와 반목을 끝내고 한(조선)반도의 평화의 빛이 동북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게 하옵소서. 남과 북 (북과 남), 해외의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주민들이 한(조선)반도의 평화를 위해 힘써 일하도록 지혜와 능력을 더하여 주옵소서.

희망의 주님,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서울을 지나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양을 거치고 신의주를 통과하여 저 유라시아까지 달려가는 희망의 한(조선)반도를 꿈꾸어 봅니다. 새로운 시간의 분수령에 서서,  민족의 역사적 전환점에서 퇴보하지 않게 저희를 이끌어 주옵소서. 100년 전 이 땅에서 일제에 항거하여 온 겨레가 하나로 일어섰듯이, 2019년 남과 북(북과 남) 우리 겨레가 믿음과 평화의 손을 잡고 다시 일어서게 하옵소서. 부활하게 하옵소서.

끊어진 것을 다시 잇고 죽은 것을 살리시는 부활의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2019년 4월 21일 부활절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조선그리스도교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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