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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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용
  • 승인 2019.04.0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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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목회 칼럼 52

요즘은 운전자에게 다양한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자신이 익숙한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운전에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차량용이 유익한 사람도 있고, 실시간 교통상황을 지원받으면서 스마트 폰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고 다양하다. 그러나 2000년 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차량에 장착된 네비게이션은 업그레이드가 느려서 새로 만들어진 길을 가거나 빠른 길을 찾을 때면 전화를 종종 받거나 교인들에게 문의가 들어오곤 했었다. 일명 인간 네비게이션이라 불려졌다. 이유인 즉, 심방을 많이 다니다 보니 길을 조금 더 아는 것뿐인데 그게 와전되어 교회 내 성도들에게 소문이 나서 그렇게 된 결과였다.

그 당시에 지도책을 펼쳐 놓고 어떻게 이동해야 최적 길인지 미리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재 검색을 하여 운전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지방에 장례가 있어서 장거리 운전을 할 때면 언제나 도로지도를 운전석에 비치하고 운전을 했기 때문에 이동 내내 머릿속에 안내지도가 있었던 샘이다. 당시 운전은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택시 기사 분들과 퀵서비스도 네비게이션을 사용해서 이동한다. 실제로 그분들만큼 길을 잘 아는 사람들도 드물 것이다. 그러나 왜 이렇게 변화되었을까?

경험과 노하우를 중시하던 사회에서 지식정보를 이용하는 사회로 급격하게 변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새로 건설되는 도로가 많고 다양한 방법으로 이동거리와 비용 그리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계산된 정보가 제공되며 경험하지 못한 사회를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그들을 쫓아가서 그의 발로 가 보지 못한 길을 안전히 지났나니”(이사야 41:3)

우리는 살아보지 못한 길을 살아간다.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것이다. 과학문명은 다양한 기기와 정보를 이용해서 우리에게 빠른 길과 최적화 된 것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 네비게이션이 있어도 운전은 결국 사람의 판단과 감각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A.I.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무인운전 시대가 도래 한다지만, 이용하는 승객의 주관에 따라 운행 경로가 달라질 것이다.

미래 사회에는 노인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고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치 있는 노인의 필요성은 발전하는 과학의 속도 속에서 어떤 위치를 갖춰야 할 것인가 자문하게 된다. 그것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네이게이션의 세대는 작은 화면으로만 따라 가기에 급급하다. 그러나 지도와 풍부한 운전 경험을 갖고 있을 때는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깨닫고 운행하기 때문에 도로 상황에 미리 대처할 수 있고, 또 응급 상황에 대처할 방법이 다양하다.

앞으로 사회는 이런 방향성을 제시하는 어른, 지도자를 찾을 것이다. 나침반처럼 지시해주며 사명감을 고취시키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선물할 수 있는 지혜자를 기다리고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을 때, 가보지 못한 길을 안전히 지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길은 아무도 미리 지나보지 못했다. 그렇기에 지혜자의 방향 지시를 받으면 한결 수월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노인의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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