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쳐버린 후회
놓쳐버린 후회
  • 김재용
  • 승인 2019.03.1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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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목회 칼럼 49

이솝우화에 보면, 한 강아지가 등장한다. 하루는 실하고 좋은 뼈를 얻어서 입에 물고 가다가 다리를 건너는데, 다리 아래 물에 비추어진 다른 강아지를 보니까 그 녀석도 품질 좋은 뼈다귀를 물고서 물끄러미 자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이 강아지는 으르렁 대면서 본능적으로 짖게 되었고, 순간 자신이 물고 있던 뼈를 놓쳐 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놓쳐버린 뼈다귀는 물속으로 퐁당 빠지고 말았다.

그 강아지는 빠뜨린 다음에 어떤 심정이었을까? 뭔가를 놓쳤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힘들었을 것이다.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 이지만, 반면에 우리 삶이 그렇게 살고 있다. “나는 뭔가 중요한 것을 놓쳤습니다.”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다. 특별히 젊은이들이 자신의 기회를 놓치거나 다른 사람과 스펙을 비교하면서 많이 말하기도 하고, 나이 드신 분들도 자신의 삶 속에서 놓쳐버린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후회하곤 한다. 중년기에 이르러 “나는 내 젊은 시절을 놓쳤습니다.” 혹은 주부로서 “자녀 양육을 하다 보니 내 인생은 무엇인지, 나는 헛살았습니다.” 토로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다. 이런 경우에 우울감이 찾아온다. “왜 나는 잡지 못하고 놓쳤을까?” 자신을 한탄하기도 하고, 불우했던 가정 형편을 원망하기도 할 것이다.

어느 50대 남성은 가정을 놓쳤다고 자책을 했다. 오직 일을 위해 살아왔고 아내의 욕구를 무시했고, 자녀들에 대한 책임도 아내에게 떠넘기고 살아왔다. 그는 자녀들의 성장 과정을 함께할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자녀들이 성장하자 자녀들에게 있어서 자녀들은 더 이상 아버지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작은 조언도 구하지 않는다. 이 뿐만 아니라 주변에 수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다는 것에 대해 슬퍼하는 중년, 노년들이 많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영화의 명대사 되어 사람들에게 화자가 된 문장이 있다. 지금까지 삶 속에서 안타깝게 놓쳐버린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본다면 어차피 놓친 것을 지금 후회한다고 돌아오지 않는다. 문제는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막연하게 놓쳤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인가? 이솝 우화에 등장하는 강아지는 자신이 갖고 있는 뼈다귀를 하나 더 구하고 싶어서 짖어대다 물고 있는 것도 놓쳤다. 욕심에 의해서 발생했다면 욕심을 줄이면 된다. 그러면 지금의 뼈다귀는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년의 삶 속에서 후회로 따지자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과거에 얽매이면 오늘이라는 시간도 삶도 다시 놓치고 말 것이다. 이 또한 진리이다. 놓친 것을 아는 것 그리고 그것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다시 놓치지 않기를 원한다면 우화에 등장하는 강아지는 자신의 욕심에 의한 결과 속에서 교훈을 얻어야만 한다. 장년의 되어 보니 젊은 시절에 가정을 놓쳤다고 하면 출가한 자녀들은 나두고 우선은 아내와 오순도순 사랑을 나누며 가정을 지키기를 시작하면 된다. 육아와 자녀 성장을 돕다가 인생을 헛살고 자신의 성취를 못 이룬 것 같다는 주부는 인생 80, 100세라고 하는 삶 속에서 여행도 하고 건강유지를 위해 노력하면 된다.

뭔가를 놓쳤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 것은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그 마음을 계속 반복해서 갖지 않기 위해서는 그 경험 속에서 교훈을 얻고 다시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노년에게 남은 인생의 모래시계는 넉넉하지 않다. 오늘,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 놓치지 말고 오늘은 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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