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에 끝나는 것은 없다
한 방에 끝나는 것은 없다
  • 송근종
  • 승인 2019.03.03 2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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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 회담이 큰 성과 없이 결렬됐다. 여기저기서 실망의 목소리가 크다. 아마도 이번에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회담보다는 훨씬 더 진보된 회의 결과를 모두가 기대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에서는 한반도 평화통일이 더 요원해진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제 겨우 두 번의 만남을 가졌다. 분단 74년에 비하면 통일을 향한 구체적인 발걸음은 이제 겨우 한 발 내디딘 것이다. 오랜 시간 통일을 열망하고 실무 협상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통일을 결정지을 정상들의 만남은 이제 겨우 두 세 번 정도라는 것이다.

이에 통일을 지레짐작으로 미리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실망스런 회담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한 걸음씩 내딛다 보면 통일의 꿈이 현실이 되는 역사를 보게 될 것이다.

목회도 마찬가지이다. 요즘 교회 안팎으로 들리는 소리도 긍정보다는 부정의 목소리가 크다. 교회 내적, 외적 성장에 대한 교인들의 기대는 여전하지만, 그것을 위한 노력들을 포기한 교회 지도자들이 많다. 요즘에는 뭘 해도 안 된다고 자포자기하는 목회자들도 많다. 물론 필자도 부끄럽지만 얼마 동안 그런 목회자 중의 하나였다.

교회와 목회자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과 노력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목회와 성장이라는 것이 단 번에 이루어지는 것은 거의 없다. 목회 초년병 시절 들었던 선배 목사님들의 말씀 중에 아직도 기억하는 것은 ‘목회는 마라톤과 같은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열정 없는 목회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이 말씀의 뜻은 단번에 성과를 내고자 하는 급하고 충실하지 못한 생각과 노력들을 금기하라는 말씀일 것이다. 뭐든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올바른 과정을 중시하다 보면 때가 되어 좋은 결실을 맺게 될 거라는 것이다.

최근에 필자는 한동안 외면하였던 일대일 제자훈련을 다시 시작하였다. 성도들은 성도 나름대로 바쁘고, 필자도 담임목회와 더불어 외부활동들이 늘어나면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포기하였던 훈련이다. 그만큼 일대일 제자훈련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시작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교회 안에 교인은 많아도 제자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안에 교회 내외적 성장은 꿈꾸면서 정작 동력이 되는 일군은 키워내지 않기 때문이다. 목회자가 씨앗은 심지 않고 열매 보기를 원하는 마음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단 번에 이루려는 조급한 마음, 지레짐작으로 포기하는 마음, 뭘 해도 안 된다는 부정적인 생각 등은 목회에 결코 유익이 되지 않는다. 씨앗을 심는 수고와 노력이 선행되고 늘 사랑과 관심으로 돌보는 과정에 충실하다 보면 열매는 언젠가 반드시 거두게 되어 있다. 열매도 내가 아닌 다른 누가 거두면 어떤가? 심판 날에 주님만 아시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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