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자리, 하늘 보화를 캔 시간
불편한 자리, 하늘 보화를 캔 시간
  • 민돈원
  • 승인 2019.02.19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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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맨 첫 개척 때부터 같은 지방에서 인상 깊게 만난 이후 잘 알고 지내던 선배목사님을 늘 마음으로는 멀지 아니하면서도 목회자들의 삶이 흔히 그러듯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지내던 분이 있었다. 그러다가 엊그제 여전히 미궁속에 머물고 있는 현 감리회 사태에 대한 공감대를 계기로 오랜만에 통화를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 목사님은 처음에 만났을 때 가지고 있던 그 애정 어린 배려와 추천으로 나를 매우 뜻 깊은 모임에 동행하고 싶다며 권유하였다. 그가 배우고 보니 목회자로서 꼭 필요하고 그 은혜가 크기에 후배를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단숨에 읽어졌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흔쾌히 동의했다. 무엇보다 그 장소가 이곳과 거리가 가까운 가평 설악에 있는 성경통독원이었다. 참석하고 보니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그 실력과 영향력에 있어서도 초교파적으로 검증받고 있는 통박사의 목회자 리더들 모임이었다.

여기에는 이미 오랫동안 전국에서 통박사에게 배운 베테랑급의 이른바 참모급이라 할 수 있는 목회자 부부들만의 모임이었다. 그런 자리에 나와 같이 어쩌면 생뚱맞다. 라고 해야 할 어울리지도 않은 번외의 사람이 유일하게 참석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거북스럽고 불편한 자리일수 있었으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니 뜻 깊고 황송한 자리였고 매우 소중한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 나를 초청한 목사님은 조금이라도 어색하지 않게 하려고 스탭진들은 물론 주 강사 에게까지 사전 연락을 해놓을 만큼 극진한 배려를 아끼지 않음에 감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나의 마음의 소리를 마치 내게 듣고 해소라도 해주듯이 통박사 되신 주 강사께서 나를 모든 회중 앞에 소개까지 해주시는 재치와 매너에 자못 놀랐다. 이는 평소 크고 작은 이와같은 모임을 이끌어 온 그의 매우 국제적인 감각과 세련된 매너에서 나온 탁월한 리더십의 역량이라고 여겨졌다. 더욱이 처음 만난 사람의 이름, 그것도 사실상 부르기조차 어려운 내 이름을 기억했다가 대중들 앞에 소개하는 것은 서먹서먹했던 나로 하여금 매우 친근감 있게 해주었고 자기 존재감을 갖게 해주는 배워야 할 재치였다.

이런 귀한 곳에서 나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 명쾌한 한 문장이 있었다. 그 슬로건은 바로 다음과 같다.

‘성경 한권이면 충분합니다.’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경청한 것 보니 분명 목회에 새로운 도전을 갖게 하는 시간이었고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 각 지역에서 통 성경학교를 잘 실행하고 있는 사례발표자 7분의 목사님들이 전한 현장이야기의 여출일구(如出一口) 똑같은 결론은 통성경학교를 하면서 목회가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무엇보다 주 강사께서 던진 질문이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과제라고 여겨 매우 의미심장했다.

그것은 ‘전직 대통령이 현재 옥중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 분이 누구에게, 과연 무엇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가 강남의 모 교회 장로인데 그 교회 전직 담임목사 두 분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과연 그 두 분들이 그에게 찾아간들 위로가 되겠는가? 나아가 그들은 정말 책임이 없는가?’ 라고 물으면서 바로 그 옥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성경에 그 해답과 위로가 있다는 결론이었다.

다만 문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런 성경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 성경을 그들에게 가르치고 풀어줄 것인가? 그 책임을 진 사람이 바로 성경 전문가여야 할 목회자라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성경을 목회자가 성경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우선 1년 10독이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내 성경에 매일 그리고 매년 읽을 때마다 읽은 횟수를 누적해 기록해가고 있다. 강의를 듣고 보니 한없이 초라하게만 보였다. 그러면서 백번 동의가 되는 것은 성경 한 권으로 충분하다는 선언이었다. 그리고 그 성경이 어떤 개인이나 교회나 사회나 국가의 문제의 해답이요 위로라고 고백되어졌다.

오늘 옵서버로 참석했다 얻은 유익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을 만큼의 최고 귀중한 보화를 캔 것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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