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놓쳐서는 안 될 일
명절에 놓쳐서는 안 될 일
  • 민돈원
  • 승인 2019.02.0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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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퀼른 대성당
기도하고 있는 골방

평소 자녀 교육을 비롯한 성도들의 신앙훈련을 위해 여러 번 초청한 뒤로 교분을 나누고 있는 우리나라 교계에 자녀교육 강사로 잘 알려진 사모님이 계신다. 이제는 열방강사로서 엊그제는 유럽을 순방하며 집회를 인도하던 중에 독일 현지에서 찍은 퀼른 대성당 내부와 외부 사진 여러 컷을 페이스 북에 게재 해 놓은 것을 보았다. 그러면서 이 성당에 대해 ‘...650년 동안 건축하고 지금도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 성당이 건축물로서 경이감마저 든다.’라고 소개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성당의 첨탑까지 높이가 157m(약40층 정도?), 내부길이144m, 폭86m로 알려진 어마어마한 대성당이라니...!

‘그러나 영적 황무함이 안타깝다’라고 소감을 밝혀 놓았다. 그래서 그 사모님에게 가능하다면 예배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내 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더니 ‘조그만 골방 같은데서 기도 모임[사진] 하는 것이 전부였어요.’라고 답신하였다.

이미 유럽을 다녀 온 분들이나 유튜브 등에 실려 있는 사이트 등을 통해 독일이나 영국교회 실상이 어떤지는 익히 알고 있는 바이긴 하다. 단지 그 사모님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통해 다시 확인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서 당장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우리 한국교회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에 대한 방안과 이에 대한 솔루션이 서 있느냐? 였다. 모두가 우려만 하고 있지 방안에 대해 실제로 대처하려는 각고의 노력이 미흡하고 스스로 실행할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크다.

즉 유럽교회의 이런 여러 가지 원인들 중 하나인 노령화되어가고 모이지 않는다는 원인을 지적하곤 한다. 어린이든, 젊은이든, 장년이든, 노년이든 모이기를 잘 할 수 있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리스도인인 우리 자신이 그것을 알면서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나름대로 그럴싸한 변명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역시 힘써 모여 예배하지 않고 기도하지 않으려 하는 이 습성이 현재처럼 갈수록 몸에 베어가는 한 유럽교회의 전철 밟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이 명약관화하다.

예컨대 우리 감리회만 하더라도 지방회 행사가 갈수록 축소화되어가고 있다. 종전의 각 부에서 일 년에 한두 번 하던 성회의 경우 몇 년 전까지 3박4일 새벽 오전 저녁이었는데 지금은 3-4일을 하지만 잘해야 새벽과 저녁, 그렇지 않으면 겨우 저녁만으로 끝내는 추세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개체교회 부흥회도 오전은 건너뛴다.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안 모인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내가 목회하는 교회에서 부흥회를 할 때면 새벽, 오전 , 저녁 3회를 시행하였다. 직장인들이 휴가를 내서라도 참석하는 것을 보았고 오전에 안 모인다고 말한 사람들을 무색케 할 만큼 교인이 참석하지 않으면 외부인들로 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부흥회 때마다 경험하였다.

따라서 지방회나 연회를 위해 뽑힌 자들이 어떤 행사를 할 때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고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내다 볼 줄 아는 안목이 지도자들에게는 필요하다. 너무 사람의 소리에만 치중하고 편리한 방법에 매몰되어 상위기관이 주관하는 행사들이 너무 경솔하게 결정함으로써 그 지방회에 속한 공교회들에게 그와같은 좋지 않은 본을 심어주는 일을 지양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런 것을 돌이키기는 힘든 시대가 되어가고 있어 안타깝다. 없는 것을 세우는 일은 어렵지만 이미 있는 기존의 좋은 전통을 무너뜨리기는 쉽다는 사실을 잊은 결과이다. 비행기가 날아오를 때는 날개가 필요하다. 그러나 추락하는 데는 날개가 필요 없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지?

그래서 목회자의 마인드가 누구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나는 명절 때나 휴가철 때마다 이런 고민에 빠지곤 한다.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적지 않은 교회들이 이럴 때마다 ‘예배 없음’을 선포하듯이 광고한다. 평상시 예배가 생명이라고 주장을 하면서 명절이라고, 휴가철이라고, 한 낮 무더위 철이면 성도들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오후 예배 또는 저녁예배 없음’, ‘수요예배 없음’, ‘새벽 기도회 없음’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대한 자리매김 없이는 세상 풍조에 따라가고, 편의에 따라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런 위험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도시교회가 그러니까 시골교회가 본받기도 한다. 대형교회, 이른바 유명세 교회가 그러니까 주관 없이 따라가는 경향도 짙다. 이렇게 가다가는 유럽교회와 같은 현실이 어느 순간부터 도미노이론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왜 없겠는가?

요즘은 예전보다 휴가나 연휴가 길어졌다. 금년 설 명절도 금요일 오후부터 치면 날 수로 6일이다. 이럴 때 교회는 가족이 함께 모였으니 오히려 예전처럼 모이는 일에 주력하라고 말해야 마땅한 것 아닌가? 그리고 성도들도 명절 때 온 가족이 세대차이 없이 3대 또는 4대가 한 자리에 예배하는 자랑스런 문화를 만드는 기회로 삼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명절 때마다 강조하곤 한다.

명절 증후군이란 말이 있듯이 명절 후유증으로 예배가 희생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이런 저런 이유로 예배를 폐하는 일에 무심코 길들여지다 보면 한 때 붐비던 그 거대한 한국의 예배당도 유럽교회가 간 그 길을 여지없이 맞이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좋은 것은 더 좋은 것에 의해 종속된다. 명절은 좋은 날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은 더 좋은 일임을 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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