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망초심(不忘初心)
불망초심(不忘初心)
  • 송근종
  • 승인 2019.01.06 1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일곱 교회 가운데 ‘처음 사랑’을 잃어버림으로 책망 받은 교회가 있다. 에베소교회이다. 당시 에베소교회가 위치한 에베소는 경제, 정치, 종교의 중심지로서 많은 내외국인들의 왕래가 있었고 풍요로움이 넘쳐났다. 그런 곳에서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에베소교회 교인들은 주님의 은혜와 사랑에 감격하여 처음 그 사랑을 잊지 않고 열심히 교인들을 도우며 신앙생활 하였다. 교회 안에서 악을 행하는 자들과 우상 숭배자 그리고 이단들을 분별하여 추방하였다. 그로 인해 교회의 거룩성이 지켜져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쳤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분별력은 도를 넘어 비난과 비판의 눈길이 되었다. 누구나 다 육신의 연약함으로 죄에서 자유롭지 못할진대 그들은 다른 형제의 티는 보면서 자신의 들보는 보지 못하였다. 아니 자신의 들보는 아예 보기를 원치 않았다. 그래서 자신과 조금만 달라도 마치 진리에서 벗어난 것처럼 무차별 공격을 퍼 부었다. 주님이 누구든지 용서받을 수 있도록 십자가에 달려 피 흘리신 복음은 사라지고, 내가 용납하고 이해되어야지만 용서할 수 있는 이기심만 남았다. 에베소교회에는 따뜻한 용서와 사랑은 사라지고 날카로운 눈과 냉랭한 말들만이 가득하였다.

그때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처음 마음,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는 것이다. 너희가 죄인 되었을 때에,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였을 때에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하고 구원하신 주님의 은혜를 잊지 말라는 것이다. 네가 잘나서 주의 사자로 삼고 일군으로 부르신 것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 아니면 정말 별 볼일 없는 존재라서 특별히 부르셨음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먼저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교단이나 교회 그리고 학교를 보면 모두가 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주님의 은혜와 사랑은 잊은 지 오래고 오직 자신의 의만 드러내는 바리새인들로 가득하다. 그 사람과 나는 다르다고 그래서 나는 의인이라고 다른 사람을 정죄하는 이들만 눈에 띤다. 골방에서 다른 사람의 문제나 아픔을 내 아픔이나 문제로 끌어안고 애통하며 기도하는 이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이렇게 죄인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는 소리만 넘쳐난다.

이런 가운데 주님이 하신 말씀을 다시 듣는다. ‘불망초심(不忘初心).’ 죄 많은 이 세상을 사랑하시고 구원하기 위해 자신을 내어주신 주님의 처음 마음과 사랑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그 일을 위해 나를 부르셔서 똑같이 사랑하고 용서하며 구원하는 일에 힘쓰라는 처음 부르심대로 살라는 것이다. 그런 이들이 진정으로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일게다.

목회라는 것이 늘 전심전력을 다해도 부족하다. 다른 여타의 일들에 깊이 관여할 시간이 별로 없다. 학교를 졸업하고 목회 일선에 들어서면서 주님 맡겨주신 양들을 목숨 바쳐 지키겠다는 초심을 다시 회복하는 목회자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성도들도 기회가 될 때 마다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매진하면 좋겠다. 주변 환경을 탓하며 선교와 전도가 되지 않는다고 탄식만 하지 말고 내가 먼저 나아가 복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발걸음이 되기를 소망한다. 새해에는 구원받는 자들이 날로 늘어난다는 소식이 넘쳐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