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 좀 보내주세요 ㅠㅠ
장가 좀 보내주세요 ㅠㅠ
  • 송근종
  • 승인 2018.12.08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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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담임목사나 부목사의 경우 노총각 목사들을 종종 본다. 돌아온 싱글이 아닌 아예 장가 한번 가보지도 못한 목사들 말이다.

노총각 목사가 많은 이유는 옛날과는 달리 요즘 젊은 여성들은 그가 아무리 신앙인이라 할지라도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예상되는 목회자의 삶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이다. 여자 청년들이 목사님과 데이트 하며 신앙상담 하는 것 까지는 좋아하지만, 막상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 부담스러워 한다. 직간접적으로 목회와 목회자 가정의 삶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어렴풋이 들어서 알기 때문이다.

노총각 목사의 언변에 사명감을 가지고 설령 여자 청년이 결단할지라도 그의 부모가 문제이다. 오랜 시간 신앙생활하며 교회와 목회자 가정을 섬겨 왔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딸을 고생길 훤한 목사에게 시집보내고 싶지 않아서이다. 이게 오늘 후배 목사들이 처한 현실 가운데 하나이다.

얼마 전 이들 중 한 명의 노총각 목사님과 이야기 하면서 뚜렷이 대안을 찾을 수 없어서 마음이 답답하였다. 20년 전 나의 결혼 경험은 급변하는 오늘의 상황에 있어서 무색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조언을 해보자면 물고기가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물고기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라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서 아는 선후배 인맥을 최대한 동원해서라도 사모에 대한 사명을 가진 이들을 찾아 만나보라는 것이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만나서 이야기 해 보라는 것이다. 지레짐작하여 포기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배우자가 있음을 믿고 찾아보라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의 배우자를 찾기 위하여 엘리에셀을 그의 친척이 살고 있는 고향으로 보냈던 것처럼 말이다(창24:4).

그렇게라도 하는 이유는 목회하는 것만큼 결혼하는 것도 목사에게 있어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는 일이라면 더더욱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찾아 주지 않는다고 푸념만 늘어놓을 일이 아니다.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결혼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결혼을 위한 준비도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규모가 있는 교회의 부목사 경우는 교회에서 사택을 제공하여 조금은 어려움을 덜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전교회 담임목사나 담임전도사는 자신이 그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든 아니면 은행 융자를 받든지 간에 신혼집을 준비해야 한다. 일반인과 달리 노총각 목사가 집장만하기가 더 어려운 이유는 교회 예배당도 그 스스로가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교회 예배당 한 켠에 목사 살림집을 마련한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부인하고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런 현실을 인정하고 그 위에다가 결혼 이후의 삶을 설계하는 것도 좋다. 참으로 난감함이 가득하겠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멋진 삶을 그려 볼 수도 있다. 함께 울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조금씩 세워나가는 목회자 가정의 멋진 삶을 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공염불처럼 들리겠지만, 이마저도 포기하고 주저앉는다면 노총각 신세가 더 비참해 진다.

믿음 좋은 여자 청년들이 많은 교회에서는 노총각 목사들과의 미팅을 주선하는 일도 한 방법일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설교 시간에 종종 목회와 목회자의 삶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이야기해 주는 것도 좋다. 더욱 적극적으로 이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면 노총각 목사가 개척교회를 시작할 때 아예 사택도 함께 구비해 주는 것이다. 아니면 교회에서 노총각 목사에게 중단기 신용 대출을 해 주거나 그도 아니면 노총각 목사의 결혼과 가정을 세우기 위해서 중단기적인 생활비 지원만이라도 약속하는 일들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 목회자 가정이 살아야 교회가 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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