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내려놓기
권력 내려놓기
  • 김재용
  • 승인 2018.10.2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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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목회 칼럼 29

노인들은 자신의 권력이나 영향력을 놓기 힘들어 한다. 은퇴를 두려워하는 정치가들에게서 가끔 보이는 모습이다. 이들은 스스로의 가치를 자신이 쥔 권력을 기준으로 측정한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아들이 후계자 자리에 앉아 있는데도 아버지는 아들 방식대로 경영하도록 놔두지 못한다. 그러면서 갈등이 생겨난다.

권력을 놓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이 감퇴하는 걸 더 많은 노력으로 채우고자 한다. 자신이 아직 모든 면에서 뛰어남을 ‘젊은이들’에게 증명하고 싶어 한다.

위의 내용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도 실은 구체적으로 실행하려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자신은 다른 직책으로 부사장이든 회장이든 맡아서 실무적인 것에 관여하고자 한다. 이러면 다시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교회에서도 종종 이런 현상으로 인해 소문이 돌기도 하고, 재무부장을 오래 하다 자리를 다른 담당자에게 넘긴 후에 발생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교회의 대다수가 모르는 일이라는 것을 갖고 비밀을 폭로하는 것 같은 일도 발생하기도 한다. 막상 모든 것을 풀어 해쳐보면 대단한 일도 아닌데 권력을 내어주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라고 본다.

권력을 넘겨준다고 해서 완전히 잊혀지는 건 아니다. 권력 있는 지위를 포기함으로써 삶을 충족시키는 새로운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을 수 있다. 그동안 못한 버킷리스트를 시도해 본다거나, 봉사활동을 찾아서 활동을 한다거나, 하루하루 자신에게 의미 있는 행동으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무한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친구도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자신과 배우자의 건강도 쇄약해지고 자신감이 떨어져 가다보니, 갖고 있는 것을 내려놓고 다시 새로운 것을 찾아 도전한다는 것이 무섭다고 느껴질 수 있다.

자발적으로 권력을 내려놓지 못하면 나중에 강제적으로 빼앗기게 되는 시기가 오게 된다. 이때는 존경도 받지 못하고, 추악한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고사 성어와 같이 조삼모사(朝三暮四)가 되는 형편이 되고 만다. 그 끝을 알면서도 권력을 내려놓지 못하고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어떻게 내려놓을 수 있을까? 이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매뉴얼이다. 멀리 떠나 있으면 궁금해지고, 소식을 들으면 마음에 흡족하지 않고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게 될 것이다. 이럴수록 마음에 각오를 해야 한다. “나는 전달하고 내려온 사람이다.” 그리고 그 시간과 생각을 다른 일에서 찾아야 한다.

새로운 소일거리라는 것을 찾아보는 것이다. 여성들 중에도 사회생활 속에서 경제 활동을 하며 직장생활을 한 분들이 많이 늘었지만, 여성에게는 은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없다. 오히려 그래서 더 정신건강이 좋은 것 같기도 하다. 낮에 시간이 나면 동네 아주머니들과 수다도 떨고 커피도 마시고, 나이 들어도 이건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고, 나물 뜯으러 같이 마실 나가기도 한다. 반면에 은퇴한 남성은 할 것도 없고 갈 곳도 없고 불러주는 이도 없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다. 돈이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가득하기 때문이고, 이제 명함하나 없다는 것이 힘들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짧은 생각으로 하나 제안을 하고자 한다. “명함을 하나 제작해 보세요.” “직함을 신선하게 만들어 보세요.” ‘책 정리 잘하는 사람 홍길동’ 그 명함을 들고 나가면 기분이 상쾌해 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 포털사이트 1365를 검색하면 각종 봉사활동이 필요한 단체에서 세부적은 필요사항을 기재하여 올려놓기 때문에 참고할 만하다.

그리고 자신의 자서전을 위한 자료 정리를 시작하면 흥미 있는 일을 만나게 될 것이다. 흥미는 그동안 갖고 있던 권력을 놓고 새로 얻을 수 있는 놀라운 활력소가 된다. 은퇴하신 분들 중에는 카메라 한 대를 구입해서 시간을 보내며 즐거움을 찾는 분을 만나기도 했다. 음악 감상으로 인해 하루 즐거움 속에 지내는 분도 보았다. 흥미를 찾아서 여행을 떠나본다면 TV방송으로 나온 “꽃할배”보다 더 즐거운 인생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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