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리지 않기
부풀리지 않기
  • 김재용
  • 승인 2018.10.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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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목회 칼럼 28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 개구리들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어린 개구들이 들판 쪽으로 놀러갔다가 연못주변에서는 보지 못했던 신기한 큰 놈을 발견하게 되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큼지막한 모습 때문에 놀라기도 한 마음을 갖고 엄마에게 돌아왔다. 엄마 개구리에게 자신들이 경험한 내용을 말하는데, 엄마 개구리는 이 만큼 하면서 배에 바람을 넣어서 부풀어 보이며 크기를 키워 보았다. 그러나 아이들은 ‘아니요’ ‘아니요’ 몇 번을 반복하게 되었고, 엄마 개구리는 계속 자신의 배를 키우고 또 키웠다. 계속되는 질문과 ‘아니요’라는 답 속에서 엄마는 있는 힘껏 마지막 바람을 불어 넣다 결국 배가 터지고 말았다. 개구리들이 들판에서 보고 온 짐승은 소였다. 풀을 뜯어 먹는 소를 아무리 견주어 보고 비슷하게 만들어 본다 한들 개구리가 그 만큼 커질 수 있겠는가? 어쩌다 보면 우리 인생도 이렇게 배에 바람을 집어넣으면서 자신의 크기를 키우면 그만큼 되겠지 자신 있게 배에 허풍의 바람을 넣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끝을 안다. 그러면서도 그 끝을 인정하지 않고 허세의 바람을 넣고 싶어 한다.

노년기를 생활하면서 의식주 중에서 주거의 안정에 대한 걱정이 만만치 않는 것을 보게 된다. 한동안 해외에 나가서 연금 생활을 하면서 생활하겠다는 분을 심심치 않게 만난 적도 있었고, 최근에는 제주도 열풍이 불기도 했고, 서울 등 대도시에 생활하던 분들은 외곽의 위성도시 쪽의 베드타운에 작은 아파트를 선호하기도 했다. 현직에 있을 때보다 줄어드는 수입을 가만하고 자녀들과 함께 생활하던 보금자리에서 두 부부가 생활하는 생활 패턴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굳이 큰 규모의 주거 공간이 필요하지 않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목회자의 은퇴에 있어서도 주거 문제가 가장 큰 이슈이다. 사택을 제공 받아 생활하던 경우, 후임자가 올 때 퇴거해야 하는데 새로 입주할 곳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된다. 그러나 정부에서 지원하는 주거 안정화 사업 프로그램에 지원하려고 해도 청약통장부터 시작해서 미리 준비하지 못한 관계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서울시의 경우 SH공사, 그리고 지역에서도 운영하는 곳이 있고, 전국단위로는 LH공사가 임대아파트를 제공한다. 그러나, 아파트뿐만 아니라, 지역의 빌라를 매입하여 제공하기도 하고, 이자를 받지 않고 전세자금의 일부를 최고 6년까지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그리고 65세가 넘는 경우 영구임대 아파트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이런 정보를 갖고 있어도 약5년 정도 청약통장을 유지하면 기회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생활이 어려운 경우, 주민자치센터(동사무소) 복지지원 팀을 찾아가면 경제적 생활 등급에 따라 지원되는 여러 복지 프로그램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 모든 복지지원의 공통점은 무주택이어야 하며, 해당 도시에 거주하고 있고, 경제적 수입이 법적 소득 평균이하이어야 한다.

청약통장을 가입하라고 할 때, 듣는 말은 ‘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저 2만원이기 때문에 2만원을 계속 적립하고 있으면 2년이 지나면 1순위가 되고, 5년이 지나면 은퇴 이후 두 부부가 생활할 수 있는 임대주택에서 생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또한 기존에 조성된 아파트 주택 단지에서 생활하다 이주해 가면 발생하는 빈 집 이른바 공가주택도 일정 기간이 되면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개모집하게 되는데, 건물은 조금 오래되었을지라도 임대비용이 새로 건축하는 지역에 비해 저렴하며, 교통과 편의시설이 이미 갖춰진 곳이고 서울외곽이 아닌 서울에 조성된 곳인 경우가 많아서 생활여건이 편리하다는 것도 염두 해 두면 좋을 것 같다.

개구리 엄마가 허세로 인해 자신이 키워 보겠다고 부풀리다 배가 터진 것처럼, 큰 아파트를 구입하고, 분양 받아서 주택시장이 호황기를 맞아 한 몫을 벌겠다는 마음으로 다가갈 필요 없이 작은 집이라 할지라도 부부가 편안하게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는 주택을 찾을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일전에 본부에서 주관한 은급대책에 대한 공청회에서도 밝힌 바 있는데, 유지재단과 은급부가 나서서 주거를 위한 타운 내지는 공익적 아파트 등을 준비하지 못한다면 주거 문제로 인해 교회 후임자와 전임자 그리고 교회와 은퇴자의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

노년 생활에 있어서 집으로 자신의 힘을 드러내려는 부풀리기를 포기하고 은퇴 후에도 아름다운 발걸음을 남길 수 있는 행복한 Sweet Home이 제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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