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가 아닌 생명파
지상파가 아닌 생명파
  • 민돈원
  • 승인 2018.10.1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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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나는 문득 성경을 보다가 놀라운 사실 한 가지를 깨달았다. 그런데 그 구절은 지금까지 그토록 수없이 읽었고 들었고 안다고 자처할 만큼 너무 잘 아는 말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삼스럽게도 그날따라 신선하게 들려왔고 얼마나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반드시 있어야 할 최고의 보배로운 핵심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구절은 창2:9에 나오는 “...동산가운데에 생명나무(the tree of life)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the tree of the knowledge of good and evil) ”라는 두 나무에 대한 말씀을 보게 되면서 부터였다. 그런 다음 17절에 가서도 똑같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하시니라”

다시 말해 임의대로 먹을 수 있는 열매는 얼마든지 많이 있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동산 중앙에 있는 두 가지 나무 중에 한쪽만 허락하셨다. 즉 생명나무이다. 반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일명 선악과, 선악의 지식의 나무)는 금하셨다.

이 두 종류 나무의 차이는 생명과 지식의 차이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 왜 오셨는가(요10:10)를 알 수 있게 해주는 핵심단어가 ‘생명’이다. 또한 성경이 왜 쓰였는가를 밝혀주는 단서 역시 ‘생명’이다.(요20:31) 따라서 창조질서의 중요한 원리가 생명이라는 사실임을 깨달았다. 즉 하나님은 창조의 목적이 생명 살리는데 있었다. 이로써 영광을 받으시기 위함이었다.

반면에 생명나무는 얼마든지 먹어도 되지만 지식의 나무는 그렇지 않다. 즉 내가 선악을 심판하고 판단하고 성경을 지식전달로 가르치고 배운다면 생명이 아닌 결국 죽음이라고 성경이 증거하고 있다.

실제 그렇다. 예컨대 예수님 당시 유대권력과 종교 지도자들(대제사장, 서기관을 비롯한 바리새인 사두개인들)은 ‘지식(knowledge)의 열쇠’를 가지고 자신도 (천국) 못 들어가고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도 막은 것에 대해 예수님은 화를 선포하신다.(눅11:52)

말씀을 생명으로 받으면 나도 살고 남도 살리지만, 지식으로 여기면 남을 판단하게 되고 높고 낮은 우열을 가리게 됨으로 거기에는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 각도에서 학교교육 현장을 잠시 생각해 보았다. 오늘날 학교는 선생과 학생은 있는데 진정한 스승과 제자는 찾기가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여겨졌다. 학생이 줄어든다고 울상이고 비상이지만 사실은 그보다 진정한 스승과 제자가 배출되고 있는가를 물어야 할 때이다.

이런 속에서 지난 몇 년 전 포항 한동대에서 있었던 마음 따뜻한 장면을 보았다.

그 학교 총장님이 퇴임하는 날 식상한 퇴임식 행사가 아닌 많은 재학생-제자들이-그 총장님을 위해 감동어린 깜짝 세리모니를 마련한 것이다. 이에 그 총장님도 연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쳐 내면서 “Big surprise!" 라고 몇 번이나 외치는 장면과 사랑합니다와 축복송을 부르는 모습은 잘 훈련된 기독교대학의 정체성을 스승과-제자, 목자와-양의 참모습속에서 보는 것 같아 눈시울이 적셔지고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교회학교도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최첨단 과학을 도입한 최고 양질의 시스템으로 교육한다할지라도 우리 자녀들에게 복음이 전하는 예수 생명을 갖도록 해주지 못한다면 실패한 교육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사무적이고 제도권에 매인 교사와 학생에서 스킨십이 있고 존중과 영혼의 울림이 있는 스승과 제자로의 전환은 이 시대 학교교육이 풀어야 할 과제이다.

더욱이 생명을 강조하는 교회현장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예컨대 개체교회에서도 그저 제도권속에 매몰된 목사와 교인이 아닌 목자와 양으로서 주님의 심장이 상호 교류되는 생명력이 있는 유기적 관계에서 나아가 지방회, 연회 총회 때 사용하는 불편한 진실인 헤게모니가 작용하고 회의용 용어인 의장(회장)과 회원(또는 총대)이란 등식에서 영적교감이 소통되는 목자와 양의 근본적인 생명의 관계로서의 전환이 교회가 역시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생명나무를 먹어야 한다. 예수님의 심장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의 그 생명파의 발굴이다. 선악의 지식나무를 먹지 말라는 것이 하나님이 금기한 명령이다. 하나님만이 선악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내 지식으로는 사람을 살리거나 움직일 수 없다. 그렇다고 영혼을 움직이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지상파에서 나오는 세련된 스타강사의 멋진 설교와 이에 환호하는 청중들과 짜놓은 시나리오 속에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도리어 이보다는 훨씬 투박하고 예정된 각본에는 없지만 오직 위로부터 오는 생명파로서 하나님의 섭리를 믿기에 생명나무를 먹고자 영적 배고픔과 갈증을 호소하는 신령한 등산가들 속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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